*다음은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의 <지구촌 해양·수산> 제316호(2006년 4월 10일자)에 실린 리포트 전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수요 급감

정기선 시장의 호황에 힘입어 지난 3년 동안 빠른 수요 증가세를 보여 온 세계 컨테이너 박스 시장이 지난해 하반기 들어 수요와 가격 측면에서 모두 급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즉, 지난해 말 물동량 증가세가 주춤해지면서 컨 박스 수요가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이에 따라 신조 컨테이너 박스 가격도 하락하기 시작했다.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에 따라 지난해 연간 컨테이너 박스 생산량은 전년 대비 15% 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컨테이너 박스 생산량은 2002년 전년 대비 30% 증가를 보인데 이어 2003년 40%, 2004년 25%씩 늘었는데, 2004년 새로 공급된 300만TEU의 컨테이너 박스는 5년 전 연간 생산량에 비해 2배나 늘어난 것이다.

컨테이너 박스 가격 또한 지난해 2분기를 고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2002년부터 지속된 컨 박스 수요 강세는 원자재 부족을 심화시켜 2003년 말에는 컨테이너 박스의 재료인 코르텐강의 가격이 50% 이상 급등하는 현상을 야기했으며, 박스 가격도 연간 30~50%씩 인상됐다.
그러나 생산량 감소로 2003년 말 톤당 400달러에서 2005년 초 톤당 700달러까지 치솟았던 코르텐강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600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표준 20피트 컨테이너 가격 또한 2003년 말 1400달러에서 2005년 2분기 2350달러로 70% 가량 상승했으나, 4분기에는 1800달러로 하락했다.

전반적인 시황 악화에 따라 컨테이너 박스 생산업체들의 재고량도 지난해 중반 이후 급격히 늘어나 2005년 7월 85만TEU에 달했다.

중국, 생산량의 90% 이상 점유

현재 세계 컨테이너 박스의 90%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그 외에 동남아 및 유럽 등에서 생산되는 양은 7% 미만이다. 종류별로는 일반 컨테이너의 95% 이상, 냉장/냉동(Reefer) 컨테이너의 90%, 탱크의 60%가 중국에서 제작되고 있으며, 중국 기업들의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이다.

최근 수년간 컨테이너 박스 생산시설의 확충과 생산량 증가 또한 세계 1~3위 컨 박스 제조업체가 포진해 있는 중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2003~2004년 동안 중국 내에는 5개의 신규 생산시설이 준공돼 세계 연 컨테이너 생산량의 30%인 80만TEU가 확충됐으며, 2005년에도 3개 공장, 40만TEU의 생산시설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올해에도 6개의 신규 공장 증설돼 연간 총생산능력 100만TEU 가량 늘어날 예정이며, 이외에 기존 시설 중 3개 사이트의 증설도 진행 중이다.

이러한 계획들이 예정대로 시행될 경우 올해 말 세계 컨테이너 박스 생산능력은 연 550만TEU에 달하게 된다.
그러나 지난해의 시황 조정을 겪은 이후 올해 박스 생산량은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인 250만TEU에 머무를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적인 견해인데, 이럴 경우 전체 생산시설의 50%는 유휴상태가 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향후 컨테이너 박스 시황의 불안 요소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세계 1위의 컨테이너 박스 생산업체인 중국의 CIMC 그룹은 2004~2005년 세계 컨테이너 박스 생산량의 55%를 제조했으며, 총 20개 생산시설에서 연간 230만TEU의 컨 박스 제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CIMC 그룹은 지난 3년간 자체 생산능력을 50% 가량 확충했으며, 지난해 130만 TUE의 컨테이너 박스를 공급했다.

생산량 기준 2위인 홍콩의 Singamas사는 세계 컨테이너 시장의 20%를 점유하고 있으며, 올해 닝보와 후이조우(Huizhou)에 있는 생산시설을 완공할 예정에 있는 등 가장 적극적인 시설확충에 나고 있는 업체이다. CXIC 그룹은 지난해 약 16만TEU의 박스를 생산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중국 업체 외에 우리나라의 진도와 현대 모비스가 전체의 10% 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진도는 일반 컨테이너 외에 유럽식 45피트 박스나 미국 국내시장용 53피트 박스 등 특수 박스의 제작에도 참여하고 있다.

올해 컨 박스 시장, 조정 예상

Singamas사를 비롯해 컨테이너 박스 제조업체들은 올해 2분기부터 컨테이너 박스 수요와 가격이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 근거는 올해 세계 컨테이너 선복이 16.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신규 컨테이너 박스 수요 또한 늘어날 것이며, 지난해 철강재 가격 폭등으로 주문을 보류했던 화주 기업들의 수요 패턴이 정상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해 총 시설능력(440만TEU)의 56%인 250만TEU의 박스만 실제로 시장에 공급된 데다 올해 100만TEU의 시설능력이 추가로 확충될 예정이어서 수요가 소폭 증가하더라도 컨박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이다. 특히 일반 컨테이너의 공급과잉이 심각한 상황인데, 중국 업체들의 시설 확충은 대부분 일반 컨테이너 제조시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다만 철강재 가격 조정 여부가 컨 박스가 등락의 큰 변수인데, 현재 2분기 납기 예정인 컨테이너 박스는 20피트 개당 1500~1600달러 수준이며, 철강재 가격이 인상될 경우 가격 상승 조정이 예상되고 있다.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현재 철강재 가격은 톤당 480달러 수준이나, 가격 상승을 예상하는 생산업체들이 3분기 이후 공급할 철강재 물량에 대해서는 견적을 거부하는 상황이다.
<출처 : K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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