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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과 실제의 차이는 항상 존재하는 것인가?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겠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그러한 사례를 쉽게 찾게 된다. 유명한 야구해설가라고 해서 실제 야구 경기에 뛸 실력이 되지는 않으며, 각종 경영 기법에 능수능란한 컨설팅 회사의 컨설턴트는 컨설턴트일 뿐, 우리나라 유수 기업의 총수들은 대부분 어린 시절부터 산전수전을 다 겪어온 소위 ‘역전의 명수’들이다.


특히, 4년간의 대학 교육을 받고 사회에 첫 발자국을 내딛는 대부분의 사회 초년생들은 아마도 한번쯤은 이와 같은 생각을 해보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MRP(Material Requirements Planning) 로직을 실무에 적용하여 향유하고 있는 기업은 수년 전만해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ERP(Enterprise Resource Plan) 시스템 도입이 붐을 이루면서 일부 대기업들이 앞다투어 구현하기 시작했으나 대다수의 기업들은 아직도 수작업과 업무 담당자의 노트에 의지한다. ERP 적용이 끝난 기업들 역시 경험의 부족과 시스템 구현상의 크고 작은 ‘실수’로 인해 이론과 실제의 차이를 절감하고 있다.


수요 예측 영역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수 년간, 아니 수십 년간 수요 예측 기법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왔고, 모든 경영 관련 수업에서 이를 가르친다. 어찌 보면 이상하기까지 할 지 모르겠지만, 이를 실제 기업환경에 적용하기란 참으로 힘든 일이다. 이는 국내 기업만의 경우에 국한되지 않는다. 세계 유수의 기업들 역시 ‘교과서적’인 수요관리를 하고 있는 곳이 그리 많지 않다.


이러한 상황이 최근 언제부터인가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거 ERP 붐이 일었던 것처럼, 선진 기업들은 수요예측 및 수요관리 영역의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했고, 하나, 둘 관련 시스템 도입과 프로세스 혁신에 나서고 있다.

국내 유수의 한 전자제품 제조회사는 대규모의 투자를 통해 수요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프로세스 혁신 프로젝트를 이미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국내의 한 자동차 회사에서도 동일한 내용의 프로젝트가 진행될 예정이라 한다. 뿐만 아니라 식품회사, 유통회사 등Industry를 가리지 않고 이러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물론 이들 각 기업마다 그 시작의 배경은 다소 다를 수 있겠으나, 수요관리 혁신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일반적이다.


Objective 1: One Number Plan 수립

첫째로 추구하는 목표는 수요와 관련된 One Number Plan을 가져가는 것이다. 즉, Sales Plan을 직접 수립하는 영업/마케팅 부서뿐만 아니라, 제품을 생산하는 생산부서, 그리고 연간, 월간 매출 목표를 수립하는 관련 기획 부서에 이르기 까지 하나의 계획을 서로 공유하는 것이다. 언뜻 들으면 상식적인 이야기인데, 거꾸로 이야기하면, 이들 기업의 current capability는 One Number Plan을 공유하지 못하고 있으며 각 부서마다 제 나름대로의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Objective 2: 수요 계획과 생산의 연계


둘째 목표는 One Number Plan을 바탕으로 실제 생산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는 각 관련 부서간에 공유된 수요정보가 생산부서의 생산계획 시스템에 인터페이스되어 반영되고, 이를 바탕으로 실제 floor에서 기계가 돌아가고 제품이 생산된다는 것을 뜻한다. 과거에 계획은 계획대로 수립하고, 실행은 실행대로 따로 이루어 지면서 수시로 전화나 e-mail과 같은 통신 수단을 이용하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국내 S 전자나 L 전자의 경우 지역 담당-지역 총괄-제품 총괄에 이르는 3-4 계층의 수요 관리 주체가 있고, 하부 조직에서 생성한 수요 계획을 상부 조직에서 이를 참조로 또 다른 수요 계획을 생성, 수요 계획을 책임지는 최상위 조직에서 최종 조정을 하여 수요 계획 프로세스를 완료한다.
이렇게 생성된 수요 예측치는 주별로 생산 계획 시스템에 전송되고, 이를 바탕으로 생산 계획이 작성된다. 작성된 생산 계획에 따른 delivery plan이 다시 수요 관리 시스템으로 연계되어, 수요 관리 담당자는 본인이 작성한 계획에 대해 생산에서 얼마만큼 대응 가능한지 확인하게 된다. (그림 1 참조)

   



Objective 3: Market Demand를 반영한 수요 계획


셋째로, 목표 지향적인 허수가 아니라, 실제로 시장에서 팔릴 Market Demand를 반영한 Sales Plan을 수립하는 것이다. Plan이라는 것이 수립하는 조직과 주체의 의지치가 담기게 마련이며, 따라서 고객의 Demand Pattern의 변화를 따라가기 보다는 판매목표에 가깝게 된다. 이렇게 수요 계획에 목표 개념이 개입하게 되면, 플래너는 이번 수요 예측시에 차기 목표 할당치를 우려하여 underforecast하거나, 상사의 지시에 따라 target에 맞추어 overforecast하게 된다. 이러한 부작용을 없애고 의지치를 제외한 순수한 Demand를 포착하여, 그에 따라 생산과 마케팅 활동을 계획하겠다는 것이다.


Objective 4: 통계적 수요 예측


넷째 목표는 통계적인 수요예측 방법을 적용하고, 담당자가 이를 참조하여 최종 Plan값을 생성하는 프로세스를 수립하는 것이다. 수요 예측의 대상이 되는 제품의 수가 많아질수록 모든 제품에 똑 같은 노력을 들여서 양질의 판매 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일 것이며, 각종 통계 기법을 수행해주는 시스템적인 도움을 플래너에게 제공하겠다는 의도이다.
국내 한 대기업의 경우 시계열 기법을 주로 하여 수행하고, 중요 제품군에 대해서는 인과관계 모형을 적용하여 사용하고 있다.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요 패턴이 달라지게 되므로, 이를 그때마다 보정을 해주기 보다는 다양한 예측 모형을 미리 선정해 두고, 각 예측 모형에 대한 모든 예측치를 생성한 다음 특정 기간 동안 가장 적확도가 높았던 모형의 값을 최종 예측치로 체택하고 있다. (그림 2 참조)
   



Objective 5: 명확한 평가지표의 정의


다섯째, 명확한 평가지표 (KPI, Key Performance Indicator)를 정의하고, 경영실적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한편, 개선이 필요한 영역을 포착하는 것이다. 즉, 수요계획 또는 판매계획의 결과로서 나타나는 실적을 바탕으로, 계획의 정확성을 추적하고, 예측 오류의 원인을 파악한다. 이로써, 책임 영역을 분명히 하고, 경영에 있어서의 visibility를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수요 관리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들마다 상황은 다를지나, 이러한 목표를 달성했을 때의 경제적 효과는 수요예측이 모든 SCM 활동의 시작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실로 굉장할 것이라 쉽게 예측이 가능하다. 언젠가 영화속에서도 그려진 것처럼, 내일 일어날 결과를 오늘 미리 알고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본다. 특히, 미리 재고를 확보하고 사업을 수행해야 하는 Make-to-Stock 환경에서는 다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목표를 달성하고 그 결과를 향유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일들이 그만큼 수반된다. One Number Plan 만 해도 그렇다. 영업은 영업대로 생산부서에 유연한 대응을 요구하며 수시로 계획을 수정하고자 한다. 생산은 생산대로 가능한 일찍 계획을 확정하기를 요구하고, 그 변경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수립된 계획에 따른 결과에 대한 책임 소재 역시 문제가 된다. 과다한 재고는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 영업의 잘못된 계획 수립에 따른 필연적인 것인가, 아니면 Market의 변화에 대응하는 생산의 flexibility가 떨어지기 때문인가? 이렇게 One Number Plan을 수립하는 자체만 해도 각 조직간의 이해관계를 잘 조절해야 가능한 일이며, 이렇게 수립된 Plan에 대한 결과를 평가함에 있어서도 적절한 계획치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명확한 정의와 Policy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수립된 계획은 의미를 잃게 되며, 계획과 실행은 별개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통계적 수요 예측에도 역시 많은 노력이 필요하며, 데이터 관리, 운영 조직, 통계 모델 관리 프로세스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전반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의미 있는 통계치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양질의 데이터를 이용해야 한다.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업무 과정에서 각종 데이터의 오류를 가려내고, 통계적 이상 데이터(Outlier)를 분별해내는 업무 담당자의 경험과 전문지식이 필요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수요 예측에 있어 통계적인 접근은 어떻게 보면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어떻게 보면 실무자의 경험치에 못미치는 아무런 효용이 없는 것처럼, 받아들이는 기업마다 그 반응이 극단적인 것이 현실이다. 어떤 기업은 회귀분석이나 시계열적 접근방식을 무시하고 오로지 경험 있는 영업 인력의 판단에 의지하고자 한다. 어떤 기업은 정량적인 접근 방식에 의지하여 시스템이 자동으로 정확한 예측치를 제공해 주기를 기대한다. 실제로는 통계적 모델링을 통한 정량적인 접근 방식과 담당자의 실무 경험에 의한 정성적인 접근 방식이 조화를 이룰 때에 가장 정확한 수요예측이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다. 근래 수요 관리 혁신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들이나 이미 SCM 영역에 있어서 앞서가고 있는 선진 기업들을 보면, 오랜 기간 동안 수요 예측의 접근 방식에 대한 고민이 있어왔으며, 이의 적용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통해 나름대로 이러한 Best Practice와 닮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정량적인 분석을 수행하는 수요시스템이 어떤 영역에서 효과적으로 예측하는지, 또한 어떤 영역에서 담당자의 경험치가 효과적으로 예측하는지를 이해하고, 기업의 상황에 맞추어 이 둘의 장점을 종합하는 프로세스를 수립하는 기업이 가장 현명한 기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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