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년 가락시장, 물류체계는 유아기

- 노동력 의존도 높고 표준파렛트 도입률 낮아

국내 농산물 수출입관련 물류 체계 및 국내 유통관련 물류체계는 상당히 낙후되어 있는 실정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산지의 대형화를 통해 물류체계를 개선해 나가는 것이 시급하다. 가락동 시장 개장 20주년을 맞이하여 국내 농산물 물류의 체계를 점검하기 위해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을 돌아봤다.
국내 농수산물 시장에서 상하차 등의 하역작업은 전적으로 노동력에 의존하고 있다. 가락동, 구리시농수산물시장의 경우 파렛트를 도입하여 상하차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현재 1% 미만에 불과하다. 농수산물의 경우 출하지에서부터 파렛트를 이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과일중도매인조합연합회와 한국파렛트풀㈜ 및 한국컨테이너풀㈜은 지난 5월 농산물 파렛트 출하와 관련, 물류기기 관리 협약서를 체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농림부와 청과법인 개설자가 추진하는 파렛트 거래물량이 다소 늘어났다. 그러나 물류개선이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도매시장에서 선행돼야 할 부분이 너무도 많다.

산지 파렛트 출하 유도가 관건

이중 가장 시급한 것이 표준규격 농산물을 어떻게 파렛트 출하로 유도하느냐다. 현재 산지 생산자조직 등에서 공동선별, 출하물량이 극소량에 불과해 파렛트 출하량을 늘리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러나 도매시장의 중도매인들도 대부분 영세해 파렛트 출하 농산물을 소화할 능력이 떨어지는 실정이다.
중도매인들의 규모화도 시급하다. 또 중도매인들의 점포가 소규모여서 대량거래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대부분의 도매시장이 중도매인 점포까지 지게차로 농산물을 운반할 수 없는 구조이다. 구매한 농산물을 보관하거나 저온 저장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해 파렛트 출하농산물에 대한 적극적인 거래를 막고 있는 실정이다.

표준 파렛트 출하 늘고 있는 추세

서울시농수산물공사는 지난해 수박•양파 등 일부 농산물에 한정됐던 파렛트 출하가 올 들어서는 팽이버섯, 토마토, 감자, 호박 등으로 확대되고 있고, 현재 파렛트로 출하되는 농산물은 수박•토마토 등 열매채소류와 감자•당근 등 뿌리채소류 등 10여 품목으로 점차 파렛트 출하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파렛트 출하 증가는 공동계산제를 시행하는 생산자단체가 늘면서 농산물 출하가 점차 규모화되는 가운데, 서울시농수산물공사와 도매시장법인들이 파렛트 출하에 따른 하역비 5,000원을 지원, 출하농가의 부담을 덜어줬다. 수박의 경우 5t 트럭당 하역비와 선별비가 18만원 가량이 드는 데 반해 파렛트로 출하할 경우 하역비(5,000원) 전액을 지원받을 수 있어 수취가격 향상에 유리하다는 게 농수산물공사의 설명이다.

산지 파렛트 도입 어려운 상황

서울시농수산물공사 농산팀 강성수 대리는 산지 농가에서 단일품종, 단일품목의 농산물의 경우 평균 70kg 이상이 되어야 파렛트 도입이 가능하지만 우리나라의 출하지 농가들은 소규모 단위로 운영되고 있어 근본적으로 파렛트 도입의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성수 대리는 “앞으로 도매법인에서 파렛트 달성목표치를 설정 이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고, 하역노조에게도 각종 지원을 하고 있으나 산지에서 파렛트 도입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교통혼잡 또한 큰 문제

가락동시장 안에서의 물류체계 개선도 시급한 실정이다. 가락동농수산물시장의 경우 애초 가락동시장 건설 당시 예상했던 4,600톤의 물량을 초과 2배에 가까운 7,500톤이 현재 거래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 내부의 교통체증도 물류비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가락동시장 시설이 낙후되어 있는 것도 큰 문제다.
시장 관계 전문가들은 파렛트 출하의 활성화를 위해 거래방법을 다원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매인의 규모화와 함께 물류기기 보관•적치 장소 등 시장 내 여건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변 교통혼잡 또한 큰 문제다. 가락동시장의 경매는 오후6시 30분부터 오후 11시 사이에 이루어진다. 농산물의 반출 차량이 경매가 끝나는 시간에 집중적으로 몰릴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가락동시장 인근에는 극심한 정체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한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농림부 표준화사업 꾸준히 시행

농림부는 노동력 부족, 교통체증 등 물류환경의 악화에 대응하여 물류표준화, 하역기계화를 추진하여 농산물의 유통비용 절감 및 경쟁력 강화시키기 위해 농산물 물류표준화사업을 꾸준히 시행중이다. 농림부는 농산물의 운송, 보관, 하역, 포장, 정보와 관련된 기기, 용기, 설비를 규격화, 기계화와 단위화물적재시스템(ULS:Unit Load System)에 맞는 장비, 시설을 보급하여 산지에서부터 파렛트 적재, 하역기계화 할 수 있는 일관 수송체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농림부는 올해 농산물유통의 효율화를 위해 포장 및 시설, 장비 규격을 표준규격으로 정비하고, 관련시설, 장비 등을 지원, 현행 ‘표준출하규격’ 및 농산물 유통시설, 장비를 ULS에 맞도록 정비, 파렛트를 이용한 출하체계(Pallet System)와 냉장유통체계(Cold Chain system)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림부는 이 같은 제도를 도입 농산물의 파렛트 를 올해 안에 4.3%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또한 오는 2008년까지 농산물 파렛트 도입률을 30%까지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물류표준화 시설장비 대폭 지원

농림부는 올해 농산물 물류표준화사업과 관련 농산물유통의 효율화를 위해 포장 및 시설, 장비 규격을 표준규격으로 정비하고 관련시설, 장비 등에 총 133억4600만원을 지원 중이다.
물류표준화사업에 인증대상장비는 파렛트, 플라스틱상자, 지게차, 전동차, 광폭차량, 윙바디, 냉동, 냉장차량, 컨테이너 등이다. 결속기, 비파괴당도측정기, 마늘탈피 및 분쇄기, 당도측정기, 선과기 등도 인증대상에 포함시켰다.
또한 작목반에 대한 지원기준도 마련해 공동출하, 공동선별을 위한 품종통일 및 공동계산을 실시하는 반원수 10명 이상이나 면적 20ha 이상인 작목반으로 정하고 이들 작목반원은 매년 1회 이상 지원시설, 자금에 대한 내역과 관리현황을 공개토록 했다. 특히 그동안 정부지원 가공공장이나 저온저장업체에 지원하던 것을 국산농산물 가공공장, 저온저장업체로 변경했다.
장비별 지원액은 보조금 5000만원 이하이며, 이를 초과할 경우 광역시, 도지사가 타당성을 재검토해 승인토록 했다. 사업대상자 선정에서도 농산물 파렛트출하 실적을 우선 적용해 공동출하, 공동계산을 하는 생산자조직이나 파렛트 취급실적인 우수한 공영도매시장, 시장도매인, 공판장, 농림부 선정 최우수, 우수 원예전문생산자단체, 파렛트출하 실적이 우수한 생산자단체, 산지유통인, 종합유통센터를 지원한 바 있다.

농산물 물류혁신위 구성

그러나 유통전문가들은 가락시장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유통환경 및 시설 등 시장정비, 제도개선이라고 지적했다. 개장 20년이 된 도매시장으로써 정착단계에 접어들었으나 아직도 도, 소매가 혼재해 유통질서와 교통혼잡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 혼잡으로 하역 및 대형수송 미비로 발생하는 물류 비용이 너무 큰 것도 개선 요인이라고 밝혔다.
농림부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 지난 3월 박해상 농림부 차관보를 위원장으로, 농업인,유통업체, 학계 관계자로 구성된 농산물물류혁신위원회을 구성하고 활동에 들어갔다. 농산물물류혁신위원회 농산물 운송비, 하역비, 청소비 등에 대한 현황을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등 올해 연말까지 농산물 물류혁신 종합대책을 마련한다는방침이다.

농산물 수출입물류 현황 / 불필요한 물류비가 많이 든다

올 상반기 농식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9%인 8억5,000만불, 수입은 6.3%가 증가한 48억6,500만불이다. 채소, 과실, 화훼 등 신선 농림축산물은 전년 동기 대비 19.0% 증가하고 가공농림축산물은 3.6% 증가했다. 주요 품목별 증감율은 김치(5.7%), 채소(22.9), 화훼(50.2), 과실(58.1), 인삼(0.7), 연초류(26.5%), 목재류(23.8%) 수입은 김치(129.0%), 돼지고기(109.1%), 닭고기(143.3%) 등이 대폭 증가하고 곡물류, 대두박 등 박류는 각각 1.6%, 4.3%를 차지했다.

인천항 부두직통관 어려워

수입농산물의 경우 대부분 수도권 지역에서 유통되고 있기 때문에 수도권에서 가까운 인천항을 통해 수입되고 있다. 최근 평택항으로 일부 물량이 이동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그 양은 많지 않다. 평택항의 경우 주 소비처인 서울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농산물의 수입 화주들은 대부분 인천항을 선호하고 있다.
인천항을 통해 들어오는 농산물은 본선이 접안되면 CY에 농산물을 적재 일부 농산물은 CY 내에서 부두직통관 절차를 걸쳐 반출되고 있으며 일부 농산물은 보세창고에 입고 후 2-3일 안에 식물검역과 식품검역을 걸쳐 통관이 이루어진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식물검역, 국립검역소의 검역절차 등은 인터넷과 EDI전송망을 통해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부두직통관을 할 경우에는 검역보관장소인 CFS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부산항과 평택항의 경우 CY에서 식물, 식품 검역까지 이루어지는 부두직통관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항은 CFS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CFS시설이 아닌 일반 보세창고를 이용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보세창고까지 이동해야 하고 냉장보세창고에 별도의 보관이 필요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물류비가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수입 농산물 파렛트 사용률 낮아

인천에서 농산물 통관 및 물류를 담당하고 있는 인천로지스틱스 물류 담당자는 인천항을 통해 통관되는 농산물의 검역은 국립검역소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을 통해 EDI와 인터넷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나 CFS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에 보세창고로 농산물을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물류비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입농산물의 경우도 파렛트 사용률도 낮은 편이다. 컨테이너로 수입된 농산물은 CY와 CFS, 보세창고로 입고하는 과정에서만 파렛트를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출하시 상하차 작업은 노동력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농산물의 경우 품종을 매우 다양하고, 수입농산물의 대부분이 소매 단위로 유통업체에 납품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물류체계 개선을 위해서는 유통단계의 합리화와 도매업체의 대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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