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다음 카페 '물류에 비전을 가진 사람들'(cafe.daum.net/logisticsvision, 까페지기 박준혁)과 제휴, 물류용어해설, 실무정보, 물류관련 신기술과 이론, 주목받는 논문 등 참심하고 실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보들을 제공합니다. 다음은 이 카페의 윤준용 회원(국제종합물류 WMS Team 소속)의 글입니다. [편집자]

몇 년 전부터 물류업계에서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용어 중 하나가 '3자물류'다. 단순한 물류 업무의 아웃소싱을 3자물류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종종 있지만, 이것은 정확한 의미가 아니다. 3자물류란 갑자기 홀로 생성된 의미의 물류형태가 아니다. 3자물류는 1자와 2자 물류를 거치면서 발생한 물류업태이다.

독립기업체로 타업체 물류대행

*3자물류의 의미 = 물류의 기원으로 볼 수 있는 1자 물류란, 자기회사의 물류부분을 수행하기 위하여 회사 내에 설치한 물류전담 부서에 의해 수행되는 물류형태를 의미한다. 현재도 많은 기업들이 1자물류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2자 물류란, 1자물류를 수행하던 물류전담 부서를 독립된 법인으로 독립시킴과 동시에 모기업의 물류를 주로 수행하는 물류기업의 형태를 말한다. 1자 물류와 달리 독립된 법인의 형태를 띄고 있다는 점에서 그 차이를 볼 수 있으며, 종속적인 형태이나마 다른 기업의 물류를 대행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최초의 아웃소싱에 가까운 업무형태를 보이게 된다.
3자물류란, 1, 2자 물류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모기업의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완전히 독립된 기업으로서 타 업체의 물류를 대행하는 물류업태이다. 3자물류는 그 전제로서 독립된 기업체라는 것, 타 업체의 물류를 대행한다는 두가지의 의미를 깔고 있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3자물류는 여기서 더 나아가 단순히 물류업무의 일부분만을 대행하는 형태가 아니라 주문의 수발주, 수출입업무, 재고의 관리, 수배송 등 전분야에 대하여 하주기업의 업무를 대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버블경제의 붕괴가 개화의 배경

*3자물류의 기원 = 3자물류가 발생하게 된 근본이유로 크게 버블경제의 붕괴로 인하여 각 기업들이 기업의 외부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외재적 원인과 물류업무의 저효율 고비용이라는 내재적 원인,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버블경제가 붕괴되면서 이제 제품의 판매가 과거의 밀어내기식 판매에서 고객중심의 소량 다품종, 고객만족을 중시하는 판매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로 인해, 과거 고정자산으로 각 사마다 만들었던 대형 창고는 그 가치를 상실했고, 기업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기에 이르렀다. 게다가 대형화된 창고를 운영하기 위해 존재했던 수많은 직원들이 기업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바로 3자 물류이다. 고정비용으로 작용하던 부담스럽게 크기만한 창고를 없애고, 역시 고정비용의 큰 몫을 차지하던 사내 물류인력을 대폭 줄임으로서 고정비용을 낮추는 한편 이러한 고정비용들을 아웃소싱을 통해 변동비화 함으로서 필요에 따라 그 규모에 신축적인 변화를 가할 수 있는 유동적 조직구조를 가짐으로써 외부환경에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1,2자 물류 시의 물류부서 또는 물류 자회사는 물류인력의 효율적인 양성과 보다 높은 품질의 물류서비스를 하려는 유인보다는 위에서 내려오는 상류의 요구에 따라 수동적으로 대응하는데 대한 유인이 더 큰, 비효율적 형태를 띄고 있었다. 결국, 물류업무에 대한 아웃소싱으로의 전환은 물류 전문기업에 의한 전문적이고 효율적인 서비스 형태로 전환되기를 바라는 부분도 크게 작용하였던 것이다. 3자물류의 시작은 바로 여기에서 시작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국내 3PL 수준, 아직 낮아

*우리의 현실 = 각 기업들의 3자물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너나 할 것 없이 대부분의 물류센터에선 3자물류를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의 3자물류는 이제 걸음마 단계에 지나지 않고 있다. 물류전문 기업이라고 하기에는 아직도 많이 부족한 물류 기업들, 부족한 인력과, 부족한 마인드, 부족한 사회적 인식들이 물류분야의 성장에 많은 걸림돌이 되고 있다.
물류의 전문화를 이야기 하기에는 아직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 3자 물류를 이야기할 때는 보통 물류컨설팅과 전문적인 물류업무 수행, 물류 IT를 그 요건으로 이야기들 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문제가 많이 있다. 3자물류를 표방하는 물류센터들 중 업무 및 운영 메뉴얼이 제대로 갖추어지고 이에 대한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지고 있는 기업은 그다지 많지 않다. ISO인증을 받기 시작하는 기업들이 있기는 하지만, 도요다자동차식의 업무분석과 이의 실제 적용, 문제 도출, 문제 해결의 유기적이고 지속적인 업무 향상을 통하여 도출된 결과에 대한 제대로 된 인증이라기 보다는 대부분 좋다는 메뉴얼 일부를 구해서 이를 검증자료로 내놓고, 돈 내고 인증을 받은 후 실제업무는 메뉴얼과는 전혀 다른 이전의 방식 그대로 하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
자체적인 업무에 대한 분석과 이를 토대로 한 표준화와 업그레이드조차 되어있지 못한 기업의 물류컨설팅과 업무 수행은 다분히 경험적이고 주먹구구식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IT의 도입이 만능은 아니겠지만, IT의 도입을 추진하기에는 비용부담이 커 투자가 어려운 영세한 중소기업들이 많다.
그리고, 실제 일부 나마 시스템을 구축해본 경험에 비추어 보면 물류 IT업계 역시 따로 국밥이구나 라는 생각에 조금은 침울해 지기도 한다. 자신들의 시스템이 어떤 기능과 역할을 하고 또 어디까지가 확장가능한지, 실무에 적용했을 때 어떤 문제들이 발생하는지에 대해서 제대로 모르는 IT업계 영업사원들과 물류 실무에 대해서는 제대로 모르는 채 프로그램의 틀에 물류 실무를 억지로 끼워 맞추기를 강요하는 프로그래머들로 구성된, 조금은 어이없는 기업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또한 인력의 부족문제를 들 수 있다. 사회적으로 3D로 인식되는 물류 현장. 노가다, 까대기로 치부되는 물류현장에 고급 인력이 들어오기는 쉽지 않다. 여러 업체들을 방문해보았지만 일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고령, 아르바이트, 계약직 직원을 사용하여 인건비를 낮추는 데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 일하는 사람들에게 복지혜택이나 직업의 지속성은 타 분야보다 적게 보장되는 것 또한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높은 이직률을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실적위주의 접근, 독소적 행태

*3자물류를 저해하는 독소 = 물류기업들의 영업직원들은 자체 물류에서 발생하는 원가와 비용분석을 토대로 한 영업보다는 실적위주의 무조건 끌어오고 보자는 식의 영업행태를 보이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예전의 임대위주의 업태에서는 이런 방식으로도 충분히 통용될 수 있었을지는 모르지만 3자 물류에 있어서는 독소적인 행태로 보여진다.
물론, 3자 물류를 표방하는 수많은 업체들의 난립으로 인해 시장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낮게 책정되어 있고, 그 속에서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일부 어쩔 수 없다는 자탄도 해보지만, 이러한 영업행태는 현장과의 괴리를 가져오고 현장에서는 장시간의 업무에 시달려도 적은 마진으로 인하여 그 결과가 좋지 못한 경우가 많다.
또한 하주의 요구에 맞추기 급급하다 보면 작업현장의 현실을 무시한 작업지시가 이루어지게 마련이고 이는 직원의 불만과 작업의 비효율, 이로 인한 고비용의 발생이 이루어지게 된다. 실제 물류 원가 대비 수익성 분석을 해보면 겉으로는 남고 뒤로는 밑지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3자물류는 예전의 임대사업과는 전혀 다른 행태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대가인 것이다.
그리고, ‘물류는 비용이다’라는 인식에서 우리나라는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각 기업들은 물류비를 한푼이라도 적게 들이기 만을 생각하고 보다 높은 양질의 서비스에 대해서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마인드는 대부분 갖지 못하고 있다.
각 기업들마다 영업과 마케팅이 중심이 된 기업구조를 가지다 보니 물류부분이 항상 각 기업의 말단에 위치하게 되는 것과 연장선 상에 놓여있는 것이 아닐는지.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들이 3자물류의 발전에 커다란 장애요인이 되고 있는 듯 하다.
지금까지 바라본 3자물류의 현실은 참담하기 하다. 그러나, 3자물류의 필요성은 그 기원에서 볼 수 있듯이 앞으로 더욱더 강조되어 나갈 것이고, 그 미래의 영역은 무한히 넓고 밝을 것이란 믿음도 또한 가지고 있다. 이러한 참담한 현실을 밝은 미래로 바꿔나가는 것은 결국 물류인들의 끝없는 자성과 자기개발의 노력이 아닐까 싶다.

<글> 윤준용 (주)국제종합물류 WMS Team 소속 / E-Mail :furija@hanmail.net / H.P.: 016-447-7203
<제공> Daum 까페 '물류에 비전을 가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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