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투자위축, 한랭전선 우려

물류비 비중이 높은 국가는 상품 경쟁력을 포함한 국가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대체적으로 물류장비나 관련시스템을 갖추지 못했거나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시대적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
국내 물류시장도 변화의 물결이 일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가야 할 길이 멀다. 먼저 국내의 화물 창고를 들여다보면 하역장비의 부족, 창고자동화, 정보화 시스템의 미비로 효율적인 입체창고가 아닌 평면창고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랙시스템 창고 등 자동화 창고의 보유율은 10%에 불과하며, 대부분 장비와 설비가 감가상각율 22.8%, 유지비 비율 18.5% 수준으로 노후 시설에 해당된다.
한편 정부는 올해부터 물류 유통정보화와 일관수송시스템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물류시설과 장비이용효율 향상을 위한 물류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표준화의 대상은 상하역장비, 수송적재함, 파렛트, 보관시설, 포장규격, 전자 카달로그, 바코드, 정보통신시스템. 정부의 물류표준화와 민간기업들의 물류합리화는 물류장비, 자동화 설비시장 등에 커다란 활력소로 작용할 것이며 그에 따른 수요 또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내년도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이에 따라 물류장비와 설비들의 수요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지게차, 파렛트, 랙 등 대표적인 물류장비와 설비 시장의 현황을 짚어보고 향후 시장변화를 예상해 본다.

[시장축소 불가피한 지게차 시장]
시장축소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많아

1920년대, 지게차가 선을 보이기 시작한 이후 2000년대를 지나면서 지게차가 물류시장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규모다 해를 거듭 할 수록 커져 3000~4000억 원대로 방대해 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와 올해, 국내의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국내 지게차 시장은 하향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2년 까지만 해도 국내 지게차 업체들의 영업실적은 상승치를 기록 했으나 2003년부터는 하락세에 돌입, 금년에는 전년보다 약 20%가 하락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게차산업의 주 수요가 물류산업에 편중되어 있을 뿐 아니라 경기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장의 특성 때문인 것으로 말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마이너스 성장세의 여파가 올해를 지나 2005년도에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도 지게차시장을 어둡게 예견했다.
국내 시장에서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주요 기업들은 대우종합기계, 클라크, 현대중공업, 크라운, 씨녹스 등으로 2004년도 1~5월 기준 이들 업체의 시장점유율을 보면 대우중공업 56%, 클라크 21%, 현대중공업 17% 수준. 이들 기업들의 경우 시장에서의 위상에는 큰 변화가 없으나 최근 들어서는 시장축소로 인해 실제 수익률은 감소추세에 있다고 한다.
미국산업차량협회(ITA)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산업차량 시장의 규모는 2004년 10월 기준 60만대, 2001년도 55만8,574대에 비해 상승한 것으로 조사 됐으며 지역별 비중은 미국 28%, 유럽44%, 아시아 25%, 오세아니아 2%, 아프리카 1%로 나타났다. 이중 북미자동차 시장의 규모는 2004년도 9월 기준(약 17만 5천대)로 2003년도 (약 15만대) 에 비해 17.8%이상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지게차 업계의 기술적 진화도 뚜렷하다. 조작이 간편한 인체 공학적 구조의 지게차가 각광을 받고 유지보수가 용이하도록 설계된 지게차가 나와 밧데리 교환편의 등을 도모하고 있다.
국내지게차 시장에서 아웃소싱이 확산되듯 세계 시장에도 렌탈과 리스의 사용이 늘어나고 있으며 심지어 지게차 운전자까지 포함한 지게차 대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고가의 장비구입에 따른 부담을 줄이고 인건비, 임금 등을 줄이기 위한 업계의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한편, 지게차 시장에서도 중국의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이나 중국산 중저가상품의 국내유입이 현재까지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업계는 말한다. 지게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 생산기반을 둔 대우, 클라크, 현대 등의 탄탄한 영업망, 원활한 부품공급체계, 신속한 정비력은 공급자, 딜러, 수요자간의 고리를 수 십 년간 이어주고 있어 국내제품에 대한 수요기반은 확고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시장의 성장세를 가늠할 수 없는 현 시점에서는 국내 지게차 업계도 중국지게차 시장의 국내진출에 대비한 대응책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게차의 태동은 1990년대 초 엔진 자동차의 대량생산과 더불어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 이후 1910~1920년대에 들어서는 지게차에 쓰일 수 있는 여러 기능의 부품들이 개발되었고 이로 인해 1942년, 가솔린방식의 지게차가 탄생하게 된다.
1930년대는 tilting 기능과 같은 지게차와 환경친화적인 성격의 전동식 지게차가 선보이기 시작했고 1930년대 후반에는 조종성과 힘을 앞세운 유압장치의 지게차가 개발된다. 또한 1940년대와 1950년대에 이르러 기능에 국한된 기존 지게차를 탈피, 운전자 중심의 안전성, 편의성에 고민하기 시작했다.

[물류표준화의 관건 파렛트 시장]
합성제 파렛트, 갈수록 강세

지난 한 해 한국 파렛트 업계는 국제적으로 그 위상을 대폭 제고한 한 해였다. 특히 아시아 파렛트 표준화를 위한 실질적인 기초를 확립하였으며 국내에서는 물류표준시설인증제도의 시행에 들어가 파렛트 표준화를 통한 물류표준화 추진의 제도적 장치 및 정부의 의지를 확실하게 정립한 해로 평가된다.
그러나 기업들의 설비투자 부진, 소비위축, 제조업 해외이전 등으로 수요침체와 전반적인 경기하강이라는 악재를 맞은 파렛트 생산업계는 과거 매년 10% 이상의 성장패턴에서 정체 내지는 감소세를 보이는 등 고난을 길을 걸어야 했다.
2005년 새해에도 파렛트 생산업계는 국내 경기침체의 지속으로 올해 못지 않은 어려운 한해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목재 파렛트 업계는 2004년도에 이어 2005년도에도 플라스틱 파렛트 선호 경향에 따라 국내 시장 점유율을 지키는데 어려움이 가중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내년 6월 1일부터 미국, 유럽 주요국 등 세계 각국이 수출화물용(일회용) 파렛트에 대한 미가공 목재포장재 마킹제 실행(ISPM 15)에 들어가게 된다는 점이다. ISPM 15는 국제식물보호협의회(IPPC. International Plant Protection Convention)가 목재파렛트로 인한 국제병충해방지를 목적으로 만든 규정. 타국으로 수출되는 목재파렛트에 소독이나 열처리 등의 절차를 거쳤다는 인증라벨부착을 요구하고 있다.
IPPC는 지난 2003년 6월, 우리나라 ISPM 15 시행을 요구했으나 갑작스런 신규제도의 혼란을 우려한 국내업계의 사정을 받아들여 내년 6월까지 유예된 상태다. 따라서 이에 대해 국내 업계의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새해가 업계로서는 힘든 한해가 될 전망이나, 파렛트 국제표준화를 위한 국제협력부문에서는 알찬 결실을 맺는 한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 표준파렛트인 T-11형(1100mm*1100mm) 일관수송용 파렛트가 지난 2003년 8월 26일 ISO/TC51(국제표준화기구 수송용파렛트 기술위원회)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 국제표준으로 결정된 쾌거 후 T-11형 중심의 아시아 파렛트 표준화를 위한 국제적 협력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사)한국파렛트협회의 박은규 상근 부회장은?국제 파렛트 표준화는 내년 4월 18일 중국 북경에서 개최될 아시아일관수송용 평 파렛트 규격 제정 작업 2차 전문가 회의를 통해 획기적인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될 것으로 기대되며 특히, 아시아 파렛트 표준화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이면서 효과적인 추진을 위해 우리나라가 제안한 아시아 파렛트 표준화 기구 설립에 대한 구체적인 스케줄이 마련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파렛트 생산 판매업계의 새해는 올해 수준의 시장상황 속에서 각 사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며 특히 일회용(수출화물용) 파렛트는 지금까지 절대적 우위에 있는 목재 파렛트 시장이 플라스틱, 철제, 기타 합성제 파렛트 들의 시장잠식에 직면할 것으로 예견되어 목재 파렛트 업계의 대응이 주목된다.
또 업계 관계자들은 파렛트 시스템 운영사업부문의 경우 2004년도와 비슷한 10% 내외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살얼음판 랙설비 시장.]
개발과 투자로 활로를 연다

국내경기 위축으로 기업들의 설비 투자비중이 줄고 있지만 물류시설에 대한 투자규모는 작년과 큰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약보합세란 평가다.
그러나 업계의 체감지수는 매우 낮았다. 년 초 발생한 중국 발 '원자재 대란'이날 악재는 국내 랙업계를 1년 내내 불황의 긴 터널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했으며, 세밑까지도 회복의 빌미를 주지 않고 있다.
특히 기대물량의 감소는 업계간의 출혈경쟁으로 이어져 랙산업 전반적으로 매출감소와 순이익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2005년에 대한 업계의 시각은 '보합세'라는 안위론과 '참 힘들 것'이란 우려론으로 갈리고 있다.

*보합세 안위론... 2005년의 경우 올해 수립되었던 기업들의 자체물류센터 건립계획이 새해로 이월되는 상황이 발생해 랙설비의 대폭적 수요 확대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뚜렷한 하향국면은 없을 것이란 게 안위론측의 전망이다.
물류센터 건축이 미뤄지는 것은 수도권내에 대규모 창고를 건립할 만한 저비용의 토지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 신규로 창고업에 진출을 계획한 업체들이 사업 추진을 보류하고 있어 랙설비의 수요 확대는 당분간 어려울 듯 하다.
새롭게 신축을 계획하고 있는 물류센터들은 대부분 수도권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이는 서울근교 지자체들이 물류센터 신축을 지역 난개발로 인식한 것에 따른 여파. 현재 건축예정인 물류센터들은 용적률 강화와 신축허가 제한 등의 규제 강화를 피해 규제가 덜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토지를 매입할 수 있는 수도권 외각을 선호하고 있는 추세다.

*힘들겠다 우려론... 내년에도 올 수준은 될 것이라는 다소 긍정적 전망도 있으나 일각에서는 현재의 경기침체와 투자심리 위축상태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는 분석기관들의 전망을 바탕으로 한 '우려론'이 있기도 하다.
물류센터나 공장 등이 신축되어야만 구매수요가 발생하는 시장 특성상은 랙설비 시장은 수요시장경기에 자연히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내년도 경기 위축 전망 = 랙설비 업계의 경영난 우려'라는 등식이 성립된다. 2005년도에는 경제성장률이 3%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은 국내 랙 업체간의 치열한 생존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파이는 작고 경쟁은 치열하다는 것이 랙설비시장의 현주소요, 업계의 고민이다. 작년만 해도 대형 랙업체 몇 군데가 경영부진으로 도산한 것을 보면 생산원가에 근접한 랙 단가 등의 어려움이 비단 중소업체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니라 랙시장 전체의 현황인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적은 수요를 잡기 위해 랙 업체간 생존 경쟁은 치열하다 못해 처절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생산시설 투자 등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많다. 그러나 투자설비 감가상각도 힘든 상황에서는 현실성이 없는 얘기 아니냐는 것이 관계자의 시각이다.
업계의 한관계자는 "낙후된 국내의 물류설비 산업이 선진국의 물류생산업계를 따라 가기 위해서는 연구와 생산시설에 투자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지만 수주를 받아도 어음 결제가 이루어지는 등 현상유지조차 힘든 상황에서는 엄두도 못 낼 일"이라고 토로했다.

*사례분석 ... 랙 제조, 설비업체인 한국OFA는 이에 OFA는 기존업계와는 달리 고정랙의 개념에서 탈피하여 랙업계의 불항속에서도 전동랙과 자동창고 등 기술개발에 주력하여 자동화시스템에서 많은 물량을 수주했다.
또한 랙업계에서는 최초로 연구전담부서의 설립, KT마크, ISO9001 인증, INNO-BIZ 등을 획득하는 등 기업내부 체질강화와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의 개발, 꾸준한 기술개발로 난국을 헤치고 있다.
향후 물류설비업계의 지향점이 꾸준한 개발과 투자라는 것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좋은 예이다.
OFA는 향후 물류설비의 다양화와 기존랙의 개념을 탈피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설비를 개발하여 랙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 OFA의 이낙중 팀장은 "2005년에는 보다 많은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고 연구개발전담부서의 인원도 충원하여 자동화부문과 전동식부분을 결합한 최첨단 물류저장설비의 개발에 주력할 것이며 '최고의 기술' '최상의 품질'을 최대의 고객만족으로 연결시킬 것이다"라며 2005년 설계를 밝혔다.
<박성기 기자, skpark@k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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