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실 하나로도 불결/청결의 국가이미지 부각
- 한국이라는 국가이미지 조직적 수립/관리/선전 절감

제목만 보면 인근국가 화장실에도 한류열풍이 부나하고 의아해 하겠지만 꼭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그런 것 같아 제목을 그렇게 붙였다. <베이징 ‘화장실 혁명’ 선언> 이것은 며칠 전 신문의 제목인데 <베이징에서 개막된 ‘제4회 세계 화장실대회’>라는 말이 눈길을 끌었다. ‘세계화장실 대회’라는 것도 있나 ?
하기야 하루에 적어도 큰 것 부문에서 한번 이상, 작은 것 부문에서 여섯 번 이상은 가야 하니 하루 고작 세 번뿐인 ‘밥 먹는 대사’ 보다도 두.세배나 더 잦은 대사이고, 밥 한 끼 정도는 참고 안 먹을 수 있지만 큰 것 마려운 것 한번 참고 건너뛰려면 그게 진땀 난다고 될 일인가? 이처럼 중요한데 유독 이 문제라고 세계대회가 없겠나? 각설하고, 내용인즉 베이징 시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대회를 앞두고 해마다 400개씩 모두 3,700 개의 수준 급 공중화장실을 갖추는데 연간 일억 위안(150억 원)을 쓴다는 내용인데 ‘밥 먹고 잠잘 수 있는 정도로 깨끗한 화장실’을 짓는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내 경험으로는 이런 공중화장실은 세계에서 딱 한 곳, 한국고속도로에서 보았다. 그러기에 북경시가 목표로 하는 수준은 한국고속도로화장실을 보고 목표를 정한 <한류화장실>이 아닐까 생각한 것이다.

중국의 화장실 이야기는 유명하다. 개방 초기 중국을 방문한 사람들은 중국에 관한 이야기 중 가장 인상적으로 말하는 것이 화장실이었다. 호텔이나 백화점 외에 대부분 화장실은 가려지는 곳이 없는데서 사람들과 함께 용변을 보아야 하는 것이 당황스럽고 냄새가 나서 가능하면 화장실을 덜 가려고 먹는 것도 적게 먹었다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내 선배의 기행문 중에는 화장실 이야기가 세 번이나 나올 정도로 인기(?) 화제다.

여기에서 한번 생각해보자 사람에게 ‘인상’이라는 것이 있듯이 국가에도 ‘국가이미지’라는 것이 있다. 사람의 인상이 그의 특징 전부를 분석하여 이론적으로 정확하게 정의를 내리는 것이 아니고 어떤 감각적인 片鱗만 가지고도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이 정해지는데 아무리 불확실한 관찰이라도 한번 정해지면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국가이미지 역시 마찬가지다. 내 선배에게 중국은 ‘불결한 화장실’이 중요한 일부분을 이루겠지만 나에게는 아니다. 나의 최근 중국여행에서 그런 것을 본적 없고 반면 온 도시가 전부 孔子와 관련된 곡부 시의 규모에 놀라고 12시간 넘게 산동 반도의 텅 빈 고속도로를 달려본 나에게는 <중국이란 엄청 규모가 크고 잠재력이 있는 나라>라는 것이었다.
나는 독일대사관에서 보내준 2005 년도 탁상 카렌더를 받았다. 주당 1장씩 53장으로 되어있는데 뒷장에는 독일의 건축물, 공업생산품, 관광, 문화, 스포츠, 패션, ICE, AIRBUS, 자동차, 정밀공업 등으로 독일의 국가 이미지가 이 카렌다 하나에 다 들어있다. 이것을 전 세계 독일대사관을 통하여 무료 배달하여 독일의 국가이미지를 전 세계에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계인에게 우리 나라에 대한 국가이미지는 어떤 것일까? 과거에는 <가난하고 못사는 나라>, <동족간의 전쟁 6. 25>,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등 좋은 것은 하나도 없었는데 이제는 <빠른 경제성장을 이룩한 나라>, <삼성 LG 등 전자제품 생산국>, <돈 잘 쓰는 관광객> <삼성 ,대우, 현대, LG, SK 등 거대기업이 있지마는 투명성이 의심스러운 나라>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리고 소득 만불 대에서 주저앉아 있는 나라> <북핵문제, 대미관계로 불안한 나라> 등으로 명암이 엇갈리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 국가이미지가 필요할까? 우리는 과거 40년 동안에 일인당 국민소득이 97배 이상 증가하는 세계역사상 유례없는 고도성장을 이룩해냈다. 그 이면에는 이념적 정신무장으로 <잘 살아보자는 새마을 정신>이 <하면 된다>는 확신을 심어 줘 농공병진을 통하여 경제를 건설한 세계에서 드문 성공사례이며 <새마을 정신>은 한민족 뿐 아니라 발전하고자 노력하는 세계인들에게 귀중한 정신유산인 것이다.
우리에게는 중국이나 일본과 차별되는 고유문화로서 훈민정음, 서양보다 200년이나 앞선 금속활자의 발명, 선비정신이 있다. 그리고 한류, 하다못해 세계최고로 깨끗한 화장실, GDP 규모로 세계 12위, 자동차생산량 세계 4위, D램 반도체,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휴대폰 세계 1위, 선박수주 잔량 1위, 외환보유고 세계 4위, 등이 있다.
이런 것을 통 털어 <가난을 딛고 일어서서 세계역사상 유례가 없는 고도의 경제발전을 이룩한 모범국가>로, 그 이면에는 새마을정신이라는 문화유산이 있는 나라, 오랜 역사 속 고유문화의 바탕 위에 이제 한류라는 독특한 문화열풍으로 세계의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나라라는 국가이미지가 아쉽다. 또 이것을 관리하고 세계에 선전하는 조직적인 행동이 아쉽다.

이호영 - 베네모어통상 대표/함부르크항만청 한국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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