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로 가는 길목에 서다

일본 통신판매시장은 전통의 인쇄매체와 새로운 IT기술이 접목된 디지털 매체가 공존하고 있다. 여전히 인쇄매체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상거래 등 디지털 통신판매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통판 이용자들의 성향도 변해, 카탈로그 이용율은 다소 낮아지고 있는 반면 인터넷 매체 이용율은 늘고 있는 추세다. 또한 이용자층도 여성 위주에서 남성, 고령자들로 확대되어가고 있으며, 특히 남성과 고령자들의 통판 이용율은 배증하고 있다.
(사)일본통신판매협회(JDMA, Japan Direct Marketing Association, www.jadma.org)의 자료와 JDMA 관계자를 통해 일본 통판시장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편집자

시장규모 지난 13년간 1조엔 늘어

[일본 통판시장 규모] 지난 1996년부터 3년여 위축됐던 일본의 통신판매 시장은 2000년대 들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일본통신판매협회(JDMA, Japan Direct Marketing Association, www.jadma.org)에 따르면 일본 통신판매 시장은 지난 1991년 1조7,600억엔에서 지난해 2조7900억엔으로 1조엔 이상이 늘었다.

물론 한국의 전자상거래 시장과 같은 빅뱅은 없지만 안정적이고 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JDMA는 지난 1991년부터 1996년까지의 성장기에 대해 '종합통신판매회사들이 견인한 시장'이라고 분석했다.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던 일본 통판 시장이 1996년 이후 위축국면에 접어든 것은 종합통신판매회사들의 매출이 급감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일본 통신판매시장은 연평균 5.6%의 성장을 보였다. 종합통판회사의 시대가 가고 전문화시대가 전개되면서 특화된 시장의 통판업체들이 대거 부각되기 시작한 시대다. JDMA의 주간연구원인 마사유키 가키오(Masayuki Kakio) 이사는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디지털 매체의 등장이 성장 견인

[시장 확대 요인] 일본통판시장이 지난 1998년 이후 연평균 5.6%의 안정적 고성장을 나타내고 있는 데에는 몇가지 요인이 있다.

무엇보다 카탈로그 중심의 일본통판시장에 새로운 매체가 등장했다는 점이다. 인터넷, TV홈쇼핑 등 새로운 매체의 등장은 그동안 통판에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던 고령층과 남성들의 구매 마인드를 유발시킨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인터넷, TV홈쇼핑 등 신매체의 확대는 고객들에게 다량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함으로써 통신판매에 대한 인식을 제고시키는 데 기여했다.

건강식품, 식품안전, 엔터테인먼트 등에 대한 고객들의 선호도 확대 역시 고객들의 통판이용 확대로 이어졌다.JDMA측은 건강식품, 일반식품, 화장품 등 통신판매에 유리한 상품들이 통판시장으로 몰리고 있는데다 기존의 유통시장에서 팔리지 않던 상품들이 통판에서는 불티나듯 팔리는 현상까지 가세하면서 일본 통판시장의 규모가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통판기업들의 경쟁심화가 경쟁력 없는 통판업체들의 도태를 가져온 것도 일본 통판시장의 체질 강화에 한 몫했다. 거기에 물류, 온라인 결제 등 통판의 가치를 제고시키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점도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고령층.남성 이용률 금증

[일본 통판시장 동향] 최근 일본 통판시장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제조업체들의 통판시장 진입이 활발하다는 점이다. 특히 건강식품 업체를 비롯한 몇몇 제조업체들은 통판시장의 매출 상위에 랭크되고 있다.마사유키 가키오 이사는 "10년전 일본 제조업체들은 통신판매를 우습게 보았으나 지금은 상당히 진지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면서 최근의 변화를 설명한다.

통판시장의 확대, 통판시장 환경변화와 함께 일본 소비자들의 통신판매 이용 성향도 크게 바뀌고 있다. 전통의 카탈로그 이용도는 줄어드는 반면 인터넷을 이용한 상거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물론 일본에서는 카탈로그 시장이 여전히 최고의 매체다.
JDMA의 통계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2003년 통판 이용율을 보면 카탈로그, 신문광고, 잡지광고 등 인쇄매체의 경우 2002년에 비해 전부 감소세를 보인 반면 인터넷을 이용한 통판 이용율만 유일하게 대폭 늘었다.

이와 관련 마사유키 가키오 이사는 "일본 통판시장에서 인터넷은 카탈로그에 이은 제2의 매체가 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일본 통판시장에서 인쇄매체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다만 인쇄매체와 인터넷을 연계시켜 상승효과를 거두느냐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이용자들의 성향도 크게 변했다. JDMA의 조사결과 60세 이상의 고연령층이나 여성이용자, 남성이용자 모두 통신판매 이용율이 늘었다. 특히 남성들의 통신판매 이용율은 2002년 17%에서 지난해 47.6%로 세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대해 마사유키 가키오 이사는 "인터넷을 이용해 상품을 구매하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면서 "고객 타깃을 좁혀 시장을 특화시켜 나가는 전략이 주효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령자들의 이용율 역시 2002년 19.2%에서 지난해 44.3%로 두배 이상 늘었다. 통판을 이용한 건강식품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상품의 동질화’ 해소 등 과제

[일본 통판시장의 과제] 현재 일본 통판시장은 규모가 늘어나면서 비용부담이 같이 늘어나는 한계에 직면해 있다. 인건비, 통신비, 종이값 등 늘어나는 코스트를 어떻게 억제할 것인가가 최대 과제가 되고 있다는 것이 마사유키 가키오 이사의 설명이다.
이와함께 일본 통판시장에는 '상품의 동질화'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통판 상품이 새로 나오면 곧 이어 유사한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기 때문에 시장질서의 문란과 함께 통판기업들의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차별화 전략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다.

디지털 시대 대응전략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도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마사유키 가키오 이사는 "디지털화와 휴대폰, 모바일 등을 이용한 상거래의 증가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가 일본 통판업계의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면서 "디지털 매체와 인쇄매체의 연계방안 마련도 업계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건강식품이 통판시장의 중요한 아이템으로 부상하면서 건강식품과 건강식품 설비를 다루는 업체에 대한 법적 규제도 업계의 이슈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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