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해운시장, '불투명' 속 ' 강보합세' 전망

2005년도 세계해운시황을 전망한다는 것은 사실 어렵다. 그만큼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서 내년도 세계 해운시황 분석팀을 맡은 임종관 국제물류팀장은 "주요 연구기관들이 아직도 내년도 경제전망 보고서를 내놓지 않는 것은, 2005년도가 그만큼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할 정도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내년에도 중국이 세계 해운시장의 핵심변수가 될 것이란 점이다. 또한 중국을 포함한 'BRICs 효과'가 내년도 세계 해운시장의 새로운 화두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KMI 임종관 팀장은 "지난 2003년까지 해운시황을 끌어올리는 '중국효과(China Effect)'를 연출했던 중국변수는 올해 세계 해운경기를 뒤흔드는 '중국쇼크(China Shock)'를 연출했다"면서 "내년부터는 중국의 경기변동과 정책변화가 세계해운경기의 핵심변수로 기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브라질, 러시아, 인디아, 중국 등을 총칭하는 BRICs가 세계 최대 해운시장으로 부상하면서 앞으로의 세계 해운시황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BRICs는 면적에서 일본의 100배, 인구로는 EU의 7배이며 구매력평가기준 GDP 역시 미국을 능가하는 세계 최대 경제그룹이다.
특히 BRICs 4국은 광대한 면적에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세계노동시장을 지배할 만큼 풍부한 저임금노동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천연자원과 노동력을 활용하기 위해 전 세계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이들 4국에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임종관 팀장은 "BRICs 4국은 세계의 생산공장으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나 일본 등 자원과 원자재가 없는 나라로 생산공장을 옮기는 것과 BRICs 처럼 자원이 풍부한 나라로 생산시설이 옮기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세계 교역과 관련, BRICs의 부상은 물동량의 이동구조 변화에 따른 해운시장의 수송구조 변화을 유발하는 최대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의미다.
임종관 팀장은 최근 중국이 철광석, 석탄 등 원자재와 곡물의 수입을 늘림에 따라 세계 해운시장의 틀이 크게 흔들렸던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러시아는 원유 수출국으로, 인도와 중국은 세계 최대의 원유 소비국으로 전환됨에 따른 물동량의 흐름 변화가 클 것이라고내다봤다.

[2005년 세계 해운시황 전망]

한편 KMI는 11월 30일 한국선주협회 대회의실에서 국적외항선사와 조선 및 금융업계 관계자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05년도 세계해운시황전망' 발표회를 가졌다.
이날 시황전망 발표회에서 KMI는 내년도 해운시황은 전반적으로 강보합세의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기선 시황의 경우 아시아-북미 및 구주항로의 운임은 지속적인 수송수요 증가와 선박공급 부족으로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한 부정기건화물선시황은 상승세를 주도했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신조선의 인도량 증가 등으로 전년도에 비해 다소 침체되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유조선시황은 석유수요 증가율 둔화와 대량의 신조선 준공으로 전년수준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나, 여저히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특히 중동 걸프-극동향 VLCC 운임지수(WS)는 130 수준 내외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분석됐다.
다음은 KMI의 2005년도 세계 해운시황 전망자료를 정리한 것이다.

한일항로, 한중항로 약보합세

[정기선시황] 2005년 아시아-북미항로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1,794만5,000TEU로 전년 대비 12.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반해 연간 수송능력은 2,935만1,000TEU로 전년대비 1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평균 소석률은 61.1%로 전년대비 0.8% 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동향(E/B)은 소석율이 76.2%로 전년대비 1.2% 포인트, 서향(W/B)은 42.3%를 기록하여 전년대비 0.3% 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아시아-북미항로의 운임은 지속적인 수송수요 증가와 선박공급 부족에 따라 2005년에도 지속적인 상승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2005년 아시아-유럽항로의 컨테이너 수송물동량은 1,130만 3,000 TEU로 전년 대비 14.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수송능력은 1,425만 7,000 TEU로 전년대비 11% 증가할 전망이다.
이 항로 평균 소석률은 97.3%로 전년대비 2.6% 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동향(E/B)의 소석률은 66.6%로 전년대비 0.8% 포인트, 서향(W/B)은 89.5%를 기록하여 전년대비 4.1% 포인트 증가할 전망이다.
이같은 소석률 증가에 힘입어 아시아-유럽항로의 운임은 지속적인 수송수요 증가와 선박공급 부족에 따라 2005년에도 계속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 역내항로는 중국의 경제성장, 아시아 역내 국가들 간 FTA 협의 진전 등으로 전반적인 물동량 증가가 예상되나 증가폭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이며, 운임은 각 항로별로 등락을 달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한-중 항로를 보면 2005년에도 지속적인 물동량 증가추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이나, 선복과잉과 선사간 과당 경쟁으로 운임수준은 약보합세를 보일 전망이다. 한-일 항로의 경우는 2004년 5% 대의 완만한 물동량 증가를 보였던 한-일 항로는 2005년에 양국의 경기침체로 물동량 증가세가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선사들이 12월 1일부로 오사카, 고베 지역 서비스를 주 3항차 2항차 축소하는 등 선복 감축을 위한 자구노력을 하고 있으나 운임회복은 불투명한 실정이며, 연간 운임은 상반기에 소폭 상승한 후 약보합세를 보일 전망이다.
동남아항로는 완만한 물동량 증가추세가 나타나는 가운데 선복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2005년 운임은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특히 아시아 역내 운임협의회(IADA) 회원사들이 '선사간 과당경쟁 방지에 대한 상호협약'에 의거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어 지속적인 운임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나, 원양선대의 시장진입 확대로 장기시황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편, HR 컨테이너선 용선지수는 2005년에 소폭의 상승세를 보인 후, 하락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전문가 패널 조사결과, 2005년 1/4분기에는 1,775 포인트를 기록, 최고치를 경신한 후, 2∼3/4분기에는 1,760포인트, 1,752 포인트로 하락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망도 2004년 보다 높은 수준으로 컨테이너선 용선지수는 2005년에도 고공행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수요증가세 다소 둔화

[부정기선시황] 부정기건화물 해상물동량은 2005년에도 증가할 전망이나, 2004년의 건화물 해상물동량 증가를 주도했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중국정부의 긴축정책 기조가 유지되면서 증가율이 2004년도의 5.9%에서 내년에는 4.0% 수준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특히 2004년 10.9% 증가율을 기록했던 중국의 철광석 수요가 2005년에는 절반 이하인 5.0% 수준으로 하락하고, 석탄의 수요도 전년대비 4.65% 증가하는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한편, 2005년의 건화물선 선박량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역사상 최고의 해운경기에 따른 해체량의 감소와 해운경기 상승기인 2002년 이후에 발주한 선박의 인도 증가로 2004년 대비 3.5% 증가한 3억 3,220만 톤에 이를 전망이다.
2004년 10월 23일까지 BDI 운임지수는 연평균 4,419.1포인트로 전년 평균 2,634.2 포인트에 비해 높은 수준이며, 내년 원자재 가격상승에 대비한 물량이 급격히 늘면서 나타나고 있는 최근의 상승세를 감안할 때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이 같은 호황은 2005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2005년 하반기에는 수요측면에서 전 세계 건화물 해상물동량의 증가율이 둔화된다는 점 그리고 공급측면에서 신조선의 유입 등으로 다소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년에 비해 여전히 높은 중국의 철광석 및 곡물 수요 지속, 주요 원자재의 수출입선 변화에 따른 톤-마일의 증가 등으로 이 같은 조정폭은 매우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2005년에는 2004년에 비해 운임은 다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나 여전히 높은 운임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프, 파나막스, 핸디막스 등 전 선형에 걸쳐 지난 해 대비 운임하락폭은 10%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2005년 운임수준은 2004년보다는 낮을 것으로 보이나 2003년에 비해서는 다소 높은 수준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선사 및 예측기관도 내년에 운임지수는 다소 하락하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1월 22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간 국내 건화물선 운영선사 6개 업체 실무진 17명을 대상으로 향후 건화물선 시황전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005년 연평균 건화물선 종합운임지수인 BDI지수는 4,082.5포인트로 전망하였다.

원유 해상물동량 소폭 감소

[유조선시황] 내년도 세계 원유해상물동량은 중국과 인도의 지속적인 원유수입 증대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의 전반적인 둔화에 따라 금년보다 소폭 감소한 약 2.4% 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유조선 수요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톤·마일 수송수요도 금년대비 3.5% 증가한 11조 900억 톤·마일에 달할 전망이다.
금년 9월 말까지 유조선 발주잔량은 8,680만 DWT에 달해 사상 최고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내년도 신조선 인도량은 금년을 상회하는 2,310만 DWT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도 유조선 해체량은 금년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보이나 VLCC의 현대화 진전 및 MARPOL조약 개정에 따라 예년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신조인도량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반면, 해체량 증가는 그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내년도 유조선 선박량은 금년대비 4.8%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2005년 세계 유조선 선박과잉량은 1,750만 DWT에 달할 것으로 보이며, 선박공급량 대비 선박과잉량으로 정의되는 선박과잉률은 금년보다 증가한 6.7%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선사들도 내년도 유조선 운임 WS 133포인트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유조선 운영선사 실무진을 대상으로 향후 유조선 시황전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005년 페르시아만/극동향 VLCC 운임은 연평균 WS 132.9포인트로 금년보다는 하락할 것이나 여전히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그리고 2006년도 유조선 시황 전망에 대해서는 약세(WS 70∼110) 3명, 보합세(WS 150) 1명, 강세(WS 120∼200) 5명, 무응답 3명으로 향후에도 유조선 시황이 강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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