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기업 경영권, 외국 투기자본 사냥감 노출

국내 물류시장에도 조만간 인수합병의 바람이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조심스러운 전망 배경은 내년 하반기 집행 예정인 종합물류기업 인증제와 맞물려 외국계 자본이 국내 물류기업에 지대한 관심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할 부문은 해운기업인 대한해운에 이어 지난 주 국내 3PL전문 기업인 한솔CSN의 적대적 M&A 조짐도 나타나는 등 국내 물류기업이 적대적 인수합병 대상이 되고 있지 않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는 점이다.
한솔CSN의 경우 3.4분기까지 누적매출이 1658억원, 순이익도 34억원에 달해 흑자전환하고 있어 M&A대상으로는 좋은 조건이다. 한솔CSN은 한솔그룹 지주회사 격인 한솔제지의 1대주주. 증권업계에 따르면 단일 외국계 펀드로 추정되는 외국인이 지난 11월 초부터 한솔CSN 지분을 대량 취득해 지분율을 2%대에서 현재까지 10%대로 끌어올렸다. 주가 역시 11월 2일 1,180원에서부터 11월 15일 1,780원까지 적게는 5원에서 많게는 220원까지 상한가 2번을 포함해 지속적인 상승을 보이다 16, 17일 조정국면을 맞아 18일 1,401원 종가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특히 지난 9일과 11일 장내에서 각각 130만주와 150만주씩을 순매수로 인해 주가가 이 기간에만 70% 이상 급등하는 등 주식과 관련된 변화가 컸다.
증권업계에선 최근 한솔 CSN 주식을 대거 매입한 세력이 단일 외국계 펀드란 점에 주목하고 있으며, 한솔그룹의 취약한 지분구조를 겨냥한 M&A 시도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만에 하나 한솔제지 1대주주인 한솔CSN이 외국인에게 넘어가면 한솔그룹의 경영권 방어에 상당한 애로가 있을 것이라는 것이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한편 회사 관계자는 "사실 한솔그룹의 지배구조가 취약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번 외국인들의 주식집중 매입은 경영권 인수를 위한 매집이라기 보다는 투기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플이하고 있었다.
문제는 이번 한솔CSN의 인수합병 우려는 물론 종물업 인증제와 관련해 대기업과 중견물류기업 할 것 없이 전체적인 국내 물류시장이 적대적 M&A에 노출될 것이라는 점이다.
물류 전문가들은 "인위적인 국내 기업간 인수합병은 후일 이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며, “시장상황에 따라 연착륙할 수 있는 시장형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종물업 인증제도 도입으로 설 자리를 잃게 될 영세 물류업체들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할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시장 경쟁력이 확보될 수 있는 안전장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펀드들도 국내 물류거점에 대한 적극적인 매수조짐도 보이고 있는 만큼 전체 물류시장에서 국부유출 없이 안정적인 물류서비스 기반을 다질 수 있는 적극적인 정부대처방안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손정우 기자, jwson@k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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