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8일 아주대학교 기업물류연규센터의 창립 5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의 일환으로 아주대 다산관 강당에서 ‘물류 주요 6개국 전문가 초청 세미나’가 개최됐다.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서 물류가 기업의 핵심경쟁력으로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정책, 기업운영, 인력양성 등 모든 면에서의 좋은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정부는 보다 나은 정책을 입안하고, 기업은 보다 많은 물류경쟁력을 확보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는 아주대학교 기업물류연구센터 김내헌 소장의 인사말로 시작된 이번 세미나는 동남아 물류의 중심인 싱가포르를 비롯, 미국, 일본, 중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6개국 물류 전문가를 초빙, 각 국가에 대한 물류전략을 세밀히 검토하고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에 본지에서는 우리와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는 일본의 물류동향과 물류의 발생지격인 미국의 물류동향에 대해 알아보았다. <장지웅 기자>

[미국의 물류동향] 김우제 서울산업대 교수
"가장 중요한 것은 visibility 역량"

서울산업대학교 산업정보시스템공학과 김우제 교수가 발표한 ‘미국의 기업물류 동향’에 따르면 미국의 거시적인 물류비는 약 9억 달러 정도. 원화로는 약 1조원에 해당된다. 미국 전체 GDP 대비 8.7%에 해당하는 미국의 물류비는 우리나라보다 낮은 편.
미국 물류비 항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63.4%를 차지한 운송비다.
미국의 GDP 대비 총 물류비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추세지만, 재고관리 및 창고관리 부분의 물류비용이 대폭 낮아지고 있는 반면, 운송부분 물류비의 감소율은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현황진단을 바탕으로 김우제 교수는 미국 전체 물류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운송비용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날 발표에서 그는 9가지로 압축되는 미국물류동향과 그것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의 6가지 역량에 대해 발표했다.

SC통합 작업 박차

[Globalization - 세계화] 기업들의 글로벌화의 경향은 ‘글로벌 소싱’에서 ‘글로벌 로지스틱스’로 확산되어 가고 있는 추세다.
글로벌화의 핵심은 가격경쟁력 확보와 관련한 글로벌 Sourcing이다. 즉, 원자재를 어디서 구매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가의 문제이다. 이러한 글로벌 소싱의 확산은 IT발전과 함께 e-Sourcing 기술의 확산으로 이어졌다. e-Sourcing의 글로벌화는 조달, 생산, 판매의 글로벌 물류의 효율화를 촉구했다. 이같은 글로벌 물류의 효율화 요구에 따라 미국의 물류는 Global Logistic체계로의 전환이라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Supply Chain Integration - 통합] 최근 미국의 Supply Chain Integration(글로벌 소싱관리, 수요관리, 주문관리, 생산관리, 재고관리, 판매관리 등의 통합) 경향을 살펴보면 OMS(주문관리시스템)를 중심으로 한 통합을 시작으로, TMS(운송관리시스템)와 WMS(창고관리시스템)의 통합이 후속작업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03년 TMS와 WMS간 통합 부분이 가장 향상된 것으로 보고 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최근 미국에서는 TMS와 WMS의 통합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Flexibility and Speed - 유연성과 속도] 주문과 수요, 공급의 예상치 못한 변화에 대한 대응에 있어 미국 물류의 flexibility와 speed는 아직 100점 짜리는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e-commerce 등의 확산으로 소량 다빈도 배송주문이 증가함에 따라 각 기업별 perfect order score를 만들어 주문에 대한 대응력 및 서비스를 평가한 결과, 2002년에 비해 invoice의 오류 등 많은 부분들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으나 평가 평균 점수가 81점에 머물러 아직 만족할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자체 평가가 이루어졌다.

‘협업 가치사슬’ 각광

[Track and Trace Capa - 가시성] visibility(가시성)와 logistic cost가 직접적인 연동관계로 작용하는 현재 미국 내에서는 visibility를 높이는 track and trace 부분의 활동을 증대시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대부분 visibility가 고객만족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된다는 미국 물류업체 경영자들의 마인드 변화에 따른 것이다.
각 업체별 핵심역량을 평가한 자료에 따르면, 약 80%의 업체들이 outbound tracking 및 internal visibility은 잘 되고 있는 반면, global visibility는 굉장히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선적지연, 주문의 글로벌 가시성, 선적지연 등에 대한 체크 등의 부분에 대한 만족도가 낮게 평가됐다.
김우제 교수는 “만족도가 낮게 평가되는 부분들에 대한 visibility를 높임으로써 전체적인 visibility향상을 가져올 수 있음은 물론, 물류비 절감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Collaborative Logistics - 협업물류] 전통적인 SC(공급사슬)에서는 바이어가 모든 공급사들을 관리했다. 현재 미국시장에서는 경쟁력 있는 핵심 협업사(Collaborative suppliers)를 선정, 이들로 하여금 나머지 공급사들을 관리하게 하는 'collaborative value chain'형태가 각광을 받고 있다.
collaborative value chain 형태로 운영함에 따라 공급사 구조를 2계층화함으로써 협력의 강도를 더 증대 시키고 양사의 win-win 전략의 만족도를 극대화 시키고 있다.
[Reverse Logistics - 회수물류] 환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물류 시스템에 대한 재설계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Reverse Logistics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론이 되어가고 있다. 홈쇼핑, 전자상거래의 활성화에 따라 회수물량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때 이제 회수물류는 단순한 재활용이나 폐품의 회수의 수준을 넘어선 물류로까지 확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인식 확산에 따라 미국에서는 Direct Reuse, Remanufacturing, recycling의 삼박자의 조화를 고려한 Reverse Logistics가 활성화되고 있다.

RFID 상용화 가속

[New Technologies - 신기술] RFID를 상용화시키기 위한 미국 정부와 업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 국방성이 2005년부터 공급되는 물품에 대한 RFID부착을 의무화했으며, 미국 관세청 또한 내년중 시행을 목표로 미국으로 반입되는 컨테이너에 RFID를 부착하게 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對미 수출을 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도 RFID 태그 부착 등에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월마트 또한 100개의 suppliers를 선정. 내년부터 RFID 부착을 의무화 한다는 계획이다.
[Optimization Technologies - 재고최적화 기술] 미국의 GDP 대비 전체 물류비 비중의 감소속도가 재고부분 물류비 비중 감소속도보다 늦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상당수의 업체들이 재고 최적화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 된다.
공장, 물류센터에서 갖고 있는 재고 일수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장 18일, CDC(중앙 물류창고) 27일, RDC(지역 물류창고) 31일로 나타났다. 99년 CDC 51일, RDC 55일에 비해 많이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는 APO(advanced planning and optimization)를 통해 일궈낸 결과이다.
[3PL, 4PL service 확산] 로컬 수송관리, 부가가치 보관, 국제 수송관리가 주를 이루는 미국의 3PL 물류시장은 2002년도에 약 6.9%가 성장한 65억달러 규모. 전체 기업의 78%가 3PL기업을 이용하고 있으며, 3PL기업들의 주요 활용 영역을 보면 warehousing, outbound transportation , brokerage, inbound transportation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관.산.학 3위일체가 강점

김우제 교수는 이러한 미국물류의 9가지 동향에 대응, 각 기업이 fulfillment excellence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collaboration, optimization, connectivity, execution, speed, visibility의 6가지 역량, 특히 visibility 역량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visibility가 확보되면 물류 전체가 투명화돼 비용의 감소는 물론, 여러 가지 연계활동도 원활히 이뤄지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미국 물류경쟁력을 향상시킨 장점은 "정부, 기업, 대학이 삼위일체가 되어 펀드제공 등 지원은 물론 애로사항을 협의, 해결해 나가고 있는 구조에 있다"고 강조하며, "물류 관련 연구기관과 기업, 정부가 심리학적 문제, 정책적 문제, 경제학적 문제 등의 광범위한 부분까지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물류애로를 해결해 나간다면 국내 기업들 또한 물류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로지스틱스 동향] 임재국 와세다대 아.태연구센터 특별연구원
'오로시 빅3 중심의 로지스틱스

“현재 일본물류는 ‘오로시’(중간도매업자) 빅 3사를 중심으로 한 집적기능 형식의 물류로 재편되고 있다”
이는 지난 10월 8일 아주대학교 기업물류연구센터가 주최한 ‘물류 주요 6개국 전문가 초청 세미나’에서 일본 와세다대학 아시아태평양 연구센터 특별연구원 임재국 박사가 발표한 ‘일본의 로지스틱스 동향’의 주요 골자이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오로시’라고 하는 중간도매물류가 존재한다. 과거 막부시대 각 막부들이 물건을 상거래할 경우 여러 방면의 리스크를 중간업자들이 해결해 주었는데 이 중간업자들이 바로 오로시다. 현재까지도 이 ‘오로시’들은 십년이 넘는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일본물류의 핵심이 되고 있다는 것이 임재국 박사의 주장이다.
그는 “현재 일본물류는 ‘오로시’ 빅3사를 중심으로 집적-분산기능 형식의 물류로 재편되고 있어 메이커와 소매점이 연결되는 다이렉트 채널보다는 제조업群 - 오로시 - 소매점群으로 연결되는 오로시 중심의 집중-분산 채널이 Supply Chain의 핵심 트렌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임재국 박사는 일본 현지에서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RFID 전자태그 산업, 리버스 로지스틱스 체계와 함께 향후 2010년 일본물류에 대한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리버스 로지스틱스에 주목

[RFID 산업 동향] 일본 RFID 산업도 우리나라에서와 마찬가지로 코스트 등 여러 문제점들로 인해 실제 물류현장에서 아직 상용화가 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인들의 경우 RFID를 바코드 대용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바코드는 바코드대로 존재하고, RFID는 RFID 대로 공존해 갈 것이라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인식이다.
현재 일본의 경우 국토교통성의 주관 하에 항공수화물에 RFID를 부착해 관리하는 실험운영을 실시 중에 있으며, 의류품의 생산시 봉재단계에서 RFID를 부착해 유통센터에서 안테나 게이트를 통과시켜 정보를 관리하는 등 실제적으로 도입해 운영 중에 있다.
[리버스 로지스틱스 동향] 환경이 일본의 이슈로 떠오름에 따라 물류분야 역시 리버스 로지스틱스 체계가 각광을 받고 있음은 물론, 정부의 정책 및 지원책도 리버스 로지스틱스 쪽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추세이다.
그 한 가지 예로 임재국 박사는 건설 EDI 컨소시엄을 들었다. 이 컨소시엄은 일본에서 가장 큰 건설회사인 가지마건설 외 40개사가 참가하고, 국토교통성이 펀드지원, 와세다대학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가 주관했다.
이 시범사업에서 일본의 빅5 건설회사가 참여해 공동 폐기물류시설을 만든 후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점은 GPS를 이용한 트럭 추적시스템이 가능할 뿐 아니라 컨테이너에 RFID를 부착해 관리함으로써 기존 폐기물류에서 발생하던 불법투기나 도중에 사라지는 경우를 방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교통성은 이 시범사업을 보강해 보다 넓은 분야에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RFID 보급 확산 전망

[2010년 일본 물류] JILS(일본 로지스틱스 시스템 협회)가 주축이 되어 실시한 ‘2010년 물류기술과 모델, 시스템’ 관련 조사결과에 따르면, 로지스틱스 메니지먼트 분야는 3PL이 더욱 확대가 될 것이며, SCM의 개념이 명실상부하게 현장에 정착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로지스틱스가 기업경영에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란 점, 전자상거래의 지속적인 증가가 기타의견으로 꼽혔다.
로지스틱스 글로벌화에 대해서는 국제적인 수평분업의 진전과 함께 국내외 거점의 네트워크화가 가능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밖에 IT분야는 RFID의 보급 확산. 자동 검품 자동분류 시스템 고도화는 물론, 배차시스템, 화물추적, 차량관리시스템의 고도화가 실현될 것이며, 환경친화적인 물류가 더욱 확대, 보급 될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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