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지하철 3호선은 주홍색이다. 출발지부터 도착지까지 같은 색으로 표시하고 있다. 물론 각 호선마다 고유의 색깔을 부여했다. 이용자들의 기억하기 쉬운 편의를 위해 전 세계가 즐겨 사용하는 칼라 마케팅의 실례다. 흐름의 시작과 끝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높이 평가된다.
우리 인간의 뇌에는 기억력의 한계가 있다고 한다. 기억력의 활성화를 위해서 사용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색(色)에 대한 기억이다. 색을 이용하므로 이용자가 쉽게 인식하고 관리도 쉽게 되는 것으로 색이 이용되고 있다.
서울시는 대중교통의 흐름을 체계화 시켜야 할 필요로 변화를 시도하면서 한시적이나마 시민들의 원성을 산적이 있다. 버스의 원활한 흐름을 위해서 차선을 끝 차선에서 중앙으로 바꾼 것이다. 대중교통을 차별화하여 흐르게 할 바에는 더 잘 흐르게 해야 할 필요 때문이다.
하나 더 획기적인 시도는 서울시를 몇 개의 권역으로 나누어 버스의 번호와 색을 부여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버스운행은 일정구간에 번호를 부여하고 증설되는 노선에 번호를 부여하다 보니 승객들은 번호를 계속 외워야 하는 일이 반복되었다. 하지만 이젠 버스의 번호의 기억보다 권역을 기억하므로 버스를 타는데 도움을 얻고 있다. 그 권역을 기억하는 방법으로 색을 도입한 것이다.
일시적으로 혼란스럽다 하더라도 흐름의 문화를 정착하는데 필요한 시도라 여겨진다. 이 제도는 물론 우리의 순수한 아이디어는 아니다. 이미 물류가 발달되고 생활 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는 유럽에서 시행하여 성공한 사례들이다.
그동안 우리는 너무 물류와 동떨어진 생활문화를 지속해왔기 때문에 새로운 것들이 복잡하게 여겨질 뿐이다. 많이 갔으면 요금을 더 내는 거리에 따른 요금차별화, 제한된 시간이상 머물러 있어도 요금을 더 내는 시간제요금차별화, 반대로 연계이용으로 요금을 할인 받는 제도 등은 생활에 자리 잡아야 할 문화라 여겨진다.
[한상원] 케이지비택배 전무이사 / 한상물류연구소 소장 / sohan77@hanmi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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