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당경쟁으로 요금 바닥, 업체들 피폐 자초

최근 몇 년 국내 산업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워지면서 물류시장을 비롯한 택배시장 운임은 기본적인 기업운영도 할 수 없을 만큼 과당경쟁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며 나날이 피폐해 지고 있다. 본지는 택배운임 이대로 좋은가?란 이번 기획취재를 통해 현재 시장에서 적용되고 있는 개인별, 기업별 고객에게 적용되고 있는 택배운임의 원가구성 요인과 시장운임에 대해 현장 관계자들을 통해 알아 보았다. 또한 어떤 요인이 전체 택배시장을 저가경쟁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알아보고, 저가격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시급히 취해야 할 조건은 무엇인지 조사해 보았다.

이와 함께 과연 이대로 저가운임을 방치한다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될 지와 우리 택배시장의 가격파괴 심각성을 진단해 보고, 택배운임 저가영업에 대한 배경과 안정화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취재해 보았다.

[추정되는 개인고객 택배운임]
권역내 최저 4천원, 최고 6천원이 요율
공식운임표와 실제 시장 적용운임 달라


대체로 국내 택배시장의 요금체계는 B2C 요금과 C2C 요금으로 나눌 수 있다. 취재결과 B2C 택배운임은 아이템과 다양한 경우의 수 때문에 정확한 운임산정이 어려웠다. 반면 C2C 운임은 각 택배사 별로 공표된 운임표를 가지고 있었다. 개인고객 평균 택배운임과 기업고객 운임을 따로 취재해 보았다.

C2C운임의 경우 택배사업 초기에는 거리와 규격을 기초로 병산해 요율을 정했으나 1998년도 이후는 권역과 규격별로 정요율화 했다. 특히 김대중 정부가 규제 완화 차원의 "소화물일관운송법" 폐지로 인한 업체 난립에 따른 경쟁심화는 저가운임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으며, 소비자 요구에 따라 운임 단순화작업이 진행되어 택배사 내부 요율적용을 통해 현재의 단순화운임표가 나왔다.

우선 각 사 별로 C2C 운임표를 살펴보면 지난 1992년 소화물운수사업법을 시작으로 국내최초의 택배사업을 시작한 한진택배의 경우 출범 당시 택배운임은 실중량 10kg이하의 화물의 경우 동일권역 내는 4,500원이었지만 현재는 1kg이하가 5,000원 10kg이하는 6,000원으로 책정되어 있었다. 이 같은 운임은 지난 10여년간 수치상으로는 500원에서 1,500원의 운임인상이 이루져 있는 것으로 조사돼 그 동안의 물가인상률과 비교해 보면 큰 인상률은 아니었다.

한진에 이어 대한통운 택배운임표의 경우도 한진택배의 운임과 동일했다. 1994년 택배운임의 경우 동일권역은 4,500원이었으며, 현재는 각각 5천원과 6천원의 운임표로 운영되고 있다. 현대택배의 1994년 출범과 현재의 C2C 운임표는 동일권역 내 대중소 화물에 대해 공히 6천원, 7천원, 8천원으로 변동이 없었으며, 출범당시에 초소형 화물의 경우 5천원의 운임표를 갖고 있었다.

메이저사 중 가장 늦게 출발한 CJ GLS의 경우는 2002년 3월 이전 운임은 10kg이하 소화물의 경우 동일권역에서 5,000원을 타 권역에서는 6,000원의 공식 운임표로 개별 택배화물을 운송해 메이저 사 중 가장 경쟁력있는 운임을 운영해 오고 있다. 이처럼 CJ GLS가 가장 경쟁력 있는 운임으로 운영하고 있는 배경에는 후발주자로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중견택배사들의 경우 HTH택배는 동일권에서 대중소형이 6, 7, 8천원으로 운영되고 있어 메이저사들과 차이가 없었다. 이와 함께 KGB택배의 경우 동일권역 내에서는 대중소, 초소형의 운임의 경우 8천원에서 5천원의 운임표를 갖고 있다. 2000년 출범한 아주택배의 경우는 여타 택배사와 마찬가지로 6천원에서 8천원에 운임으로 KT로지스의 경우는 4천원에서 6천원으로 후발주자로써 경쟁력 있는 운임표를 갖고 있었다. 우체국택배의 경우 지난 7월 1일 인상된 요금은 동일지역권 내에서 10kg가 6천원, 20kg 7천원, 30kg까지가 8천원으로 여타 메이저사들과 중견택배사 들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표면적으로 나타난 각 사들의 C2C요금은 말 그대로 대외적인 외형일뿐 실제 택배현장에서 이 같은 표준 운임표가 적용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는 것이 업계의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 같이 시장에서 C2C화물의 운임표 가격과 실제 운임이 다른 이유는 택배 대리점의 직영운영 여부때문이다. 대한통운 및 한진택배의 경우 직영대리점이 가장 많아 요금통제를 본사에서 직접 조절할 수 있지만 나머지 택배사들의 경우 대리점과 영업소가 대부분 프렌차이점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본사 통제가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대다수 프렌차이즈 택배 대리점과 영업소에서는 마진을 적게 가져 가더라도 물량확보를 위해 저가 영업을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C2C 운임은 본사 통제력이 떨어지는 지방으로 갈수록 저가수주가 기승을 부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지방 택배대리점의 수익악화는 택배시장과 택배사 모두 악순환의 사이클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추정되는 기업고객 택배운임]
B2C운임, 다양한 결정요인으로 정형화 어려워
최저 운임 가이드라인 3500원에서 4000원


B2C 운임은 대다수 택배사들이 물동량과 제품사이즈, 출하시기 및 거리 등 수많은 가격결정 요인 때문에 정형화된 운임산정이 어렵다고 말했다. 한진택배의 경우 매년도 택배운임 인상률 추이와 현장 택배운임은 Tariff 상 운임 인상이 없었으며, 택배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따라 운임 인상 요인을 시장 성장으로 흡수해 왔다.

이와 함께 홈쇼핑 등 전자상거래 시장이 택배산업의 주력 고객으로 성장하면서, Tariff 보다는 개별 기업고객과의 운임 계약요율이 택배시장 운임 추세를 결정했다. 결론적으로 B2C 택배운임 결정은 기업고객에의해서 비롯되나 택배업체간 경쟁 심화, 운임 인상 요인을 시장 성장으로 흡수(비용증가 요인을 매출 증대로 흡수)로 인해 요율인상 없이 진행되어 왔다.

한진택배의 경우 택배 운임 원가구조는 박스당 약 3,600원(부가세 제외)이다. 전체요금은 고정비와 변동비로 나눌 수 있는데 변동비의 경우 약 2,500원/박스 (집배송 수수료, 분류비, 간선비 등)와 고정비는 약 1,100원/박스 (인건비, 투자 금융비 등)이다. 이를 비용 구성별로 살펴보면 자산비용이 약 14%, 운영비용이 약 68%, 인건비 및 기타비용이 약 18% 점유하고 있다.

한진택배가 시장 요율을 감안하지 않은 기업고객 대상으로 산정한 적정 택배 최저운임 가이드라인은 현 원가의 약 3,600원/박스(부가세 제외)를 기초로해 매년도 투자비용(200~300억원)과 물가 인상율, 집배송 인력 처우개선, 택배서비스 품질 향상 (정보 제공 외) 등 감안할 때 부가세 제외한 박스당 4천원대가 적정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한통운의 경우도 한진택배가 제시하는 가격대가 기업운영의 필수적인 운임 가이드라인이라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택배와 CJ GLS의 경우는 한진과 대한통운과 비교해 500원 정도의 가격 인하까지는 경영합리화를 통해 흡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중소 택배사의 경우도 대부분 3,500원이 기업택배의 최저 운임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현재 B2C운임의 시장가격은 2천원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만 해도 기업택배운임의 경우 3천원대 가격을 유지했으나 올해 들어 급격한 하락세를 거듭해 2천원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메이저사들까지도 2천원대 가격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가속화하고 있어 특단의 조치가 없을 경우 당분간 2천원대의 가격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택배운임 하락 배경과 현실]
98년 법개정 따른 업체난립이 주 원인
프렌차이즈 택배, 본사의 요금통제 안돼


여타 공공요금의 인상과 마찮가지로 택배요금 역시 일반적인 물가 상승률에 비례해 상승해야 하는 것이 시장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국내 택배운임은 다양한 인상요인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인상이 없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택배 전문가들은 "원론적으로는 물가, 유가, 인건비 등의 인상에 따른 요금 인상이 불가피 했으며, 물량 증가에 따른 투자비용 (시설,장비 등 네트웍) 늘어났고, 고객들의 정보 욕구 충족을 위한 IT 투자가 확대만으로만 봐도 현재의 택배운임은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고 말한다. 물론 현재의 요금수준이 고객의 입장에서는 즐거운 상황이고, 가장 큰 수혜를 보는 업종 역시 택배산업의 저운임으로 온라인 쇼핑몰 및 홈쇼핑사업 군이다.

반면 이를 기반으로 택배산업 역시 동반 수혜를 입었지만 업계 전반에서는 현시점에서의 택배운임은 반드시 재고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는 문제들을 제기하고 있다. 결국 택배운임의 저가 평준화로 인해 활성화 기반을 닦은 사업군은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반해 서비스업체인 택배사들은 고사지경에 처해 있다면 시장운임은 분명히 왜곡되어 있음을 뜻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현재의 저가 평준화 운임구조를 만든 것일까? 개인 및 기업고객 모두 현재의 저렴한 택배운임을 즐기게 한 배경은 98년 소화물운수사업이 바뀌면서 우후죽순 설립된 택배 무한경쟁시대가 열리면서부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 이전만 해도 엄격한 자기자본과 시설 및 운영노하우를 기본으로 정부의 통제하에서 허가해 주던 것을 98년 규제완화라는 미명하에 누구나 업종진출을 풀어줘 수요와 공급이 불일치한데 기인한다. 이 같은 결과는 결국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의 원인과 유사하다. 이로 인해 택배사들은 자기살을 깍는 요금경쟁으로 마지막에는 영원히 회복 할 수 없는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저 가격에 몸살을 앓고 있다.

한편 현 택배시장 저운임 구조의 원인을 살펴보면 첫번째가 대다수 택배사가 직영운영이 아닌 프렌차이즈형식을 빌어 본사가 가격 통제권을 발휘 할 수 없도록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른 결과로는 프렌차이즈 영업소에서 택배운임의 정률제 시행에 따라 제각각의 저가운임을 통한 영업을 방임하게 하는 시스템적 문제이다. 물론 원인은 정부가 제공했다. 우체국택배의 부가세 유예와 차량만 소지하면 어떤 사업자 든 택배사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제완화에 앞선 선심성 행정이 오늘의 저가 택배운 평준화의 주범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프렌차이즈점 택배회사들은 지점과 영업소를 통해 수수료 수입만 챙기고, 현장 영업맨들은 물량확보를 위해 맨투맨식 저가운임 영업이 계속되면서 수익은 낮고 업무는 고된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 택배 저단가 시장의 현 주소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와 비교해 물량은 약 10%가 증가했지만 영업수익률에서 보면 메이저사를 포함해 대다수의 업체들이 현상유지에 급급해 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시장에서는 최초 운임을 무기로 공격적인 영업을 펴던 택배사가 부메랑을 맞으며, 현 저가 택배운임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기도 하다.

한 메이저 택배 운영 실무자는 "현 택배운임 저가 평준화는 저가수주를 하자니 해 놓고 보면 적자이고, 일정부분 유휴시설을 운영하자니 저가영업이라도 해야 하는 진퇴양난에 놓여 있다"고 말해 현시장에서의 가격정책 결정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향후 시장전망과 저가운임 해결방안]
"현재 최저점, 더 이상 하락없다"
서비스 경쟁력 통해 공정한 경쟁돼야


우앞서 언급한 대로 저가운임의 해결책은 시장구조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택배사들은 현재의 요율이 더 이상은 내려갈 수 없는 최저점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어쩌면 이 같은 전망은 업계의 바람일지도 모르지만 징후는 여러곳에서 나타나고 있어 저운임에 따른 부작용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배경은 아무리 유휴시설을 운영한다며 최저가격으로 물동량을 확보한다고 해도 현 2천원대 운임에서 더 이상 가격이 내려가면 어김없이 적자를 볼 수 밖에는 없는 수익구조를 갖고 있는 만큼 모두가 공멸하는 좌충수는 없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한진택배와 대한통운의 경우 전체 물류사업에서 택배가 점유하고 있는 비율이 크지 않아 택배사업에서의 적자를 여타 다른 물류사업에서 보전할 수 있는 여력이 있지만 현대택배와 CJ GLS 및 여타 중소택배사들의 경우 택배사업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이 적게는 50%에서 100%로 저가 물량수주는 사업을 접어야 하는 수익악화로 나타날 것이라는 절박함 때문이라도 더 이상의 저가운임 수주는 없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여기다 2000년을 전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섰던 대부분의 택배사들이 물동량이 정체되면서 무리한 투자에 나서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운영의 노하우 축적으로 어느 정도 현 운임만을 유지한다면 견딜 수 있는 내성도 쌓아져 있는 만큼 더 이상의 무리한 저가영업은 없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제는 지금까지 저렴하고도 적절한 택배서비스의 수혜를 받아 왔던 기업 및 개인고객들이 적정 운임지불에 대한 마인드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시장운임은 현재 적용되고 있는 운임에서는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진택배의 장지호 부장은 "택배운임의 가이드라인을 정해 일정금액 밑으로 영업하지 말자는 식의 담합은 있을 수 없는 만큼 적어도 안정적인 서비스와 경쟁력있는 운임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는 업체에게 경쟁사가 저가운임을 미끼로 시장을 혼탁하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한통운 백유택 택배총괄부장 역시 "대한통운의 경우 택배사업이 13%밖에는 안되는 만큼 운임이 더 하락하더라도 견딜 여건이 있지만 나머지 업체들의 경우 더 이상의 운임하락은 종업원과 회사 모두가 공멸하게 되는 길"이라고 말하고, "정당한 서비스와 가격 경쟁력을 통해 공정한 경쟁시장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저가운임의 저가운임 영업의 해결방안은 메이저사들을 포함해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택배사 모두가 부가세 탈루 등을 통한 부적절한 방법의 저가수주에서 탈피해 공정한 룰을 기반으로 공생 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부 역시 산업전반의 등뼈역할을 해 내고 있는 택배산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업체 감독에 좀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향후 택배시장은 격동기를 보내고 요금 경쟁력뿐만 아니라, 서비스, IT, 네트웍 등 H/W, Infra 경쟁력 외 자본력 강한 기업을 가려내는 과도기를 보내고 경쟁력 있는 업체만이 살아 남는 시장으로 탈바꿈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