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HW, 운영컨셉으로 극복

- 물류센터만 짓고보자는 획일적 사고방식 일침

프랑스 파리의 샤를르드골 공항에서 북쪽으로 하이웨이를 타고 20분 정도 달려가면 거대한 물류단지가 나타난다. 프랑스 특유의 밀밭과 포도원이 아름다운 배경을 이루는 전원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파리인근. 그곳의 물류단지에 위치한 Morry Distribution Center는 잘 정리된 보안체계를 바탕으로 사전예약된 방문자의 신원을 간단하게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고 나면 자동적으로 차량 출입용 자동문이 개폐되고, 또 방문자 출입용 회전식 출입문이 반자동식으로 열리고 있어 보안효과를 최대화하면서 인건비를 최소화하는 이중화 효과를 누리고 있다.

열악한 환경, posi-sorter로 극복

Morry Distribution Center는 일반적인 물류센터가 5:3의 황금비율 형태의 장방형 대지를 바탕으로 설계되는데 비하여, 7:3의 극도의 비대칭형 물류대지로, 아주 물류를 하기 힘든 열악한 환경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었으나, 이를 효과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15년 전부터 고도의 분류효율을 가지고 있는 posi-sorter를 도입한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즉, 10개의 입하형 Dock와 26개의 출하형 Dock를 분리형태의 레이아웃을 적용하여 지혜롭게 해결하면서 과감히 T자형 배치를 활용, 입출하 상품 처리효율을 제고시키고 있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또한 상거식 고속Sorter를 설치하면서 일반적으로 하부공간을 Rol-tainer를 보관하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일반적인 물류센터에 비해, Morry Distribution Center는 이 하부 공간에 궤도 레일을 깔아 자동반송식으로 AGV형 수동자키 이동을 하도록 만든 것이 돋보이는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었다.
이는 길쭉한 대지형태의 물류형태가 가질 수 있는 핸디캡을 효과적으로 극복하면서 신속하게 수동분류형 제품들을 입하도크에서 출하도크로 이동하는데 그 기능을 발휘하고 있었다.
대다수의 제품은 자동분류형 고속소타를 통하여 처리되지만, 약5%의 제품은 이렇게 수동자키를 이용하여 처리되는 Manual Products라고 할 수 있으므로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출하선별 지정도크제 활용

또한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다른 지역과 달리 초평탄 하드너 공법으로 바닥시공을 하여 15년이 되었는데도 큰 하자 없이 시설물을 운영할 수 있었다. 또 유압장치로 물동량에 따라서 컨베이어의 방향을 선택하는 2중화 경로장치를 설치하고 이를 신축형 컨베이어와 연결하여 대량차량의 효과적인 입하제품 처리를 도와주고 있었고, 특히 신축형 컨베이어를 차량의 중심에 설계하지 않고 왼쪽으로 치우쳐 위치하도록 설계함으로 자동입하작업과 수동입하작업을 동시에 이루어지도록 함으로써 작업처리효과를 극대화하도록 한 것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출하선별 지정도크제를 활용하여 시간대별로, 출하선별로, 지역그룹별로 효과적으로 센터운영을 유도하고 있다는 점, 2개의 고속소터를 물동량 증가에 맞추어 단계적으로 설치함으로 과투자로 인하여 발생되는 부담을 분산시켰다는 점도 주목된다.
건물 외부는 캐노피 설치를 피하여 설계되었다. 이는 강우시즌과 강설시즌에 대한 지중해성 기후의 특성을 감안, 차량의 외부작업 최소화를 위하여 트레일러형 차량으로 통일하고 우리와 같은 윙바디형 차량을 최대한 사용하지 않게 함으로써 건축면적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캐노피를 설치하지 않게 설계반영을 한 것이다.

투자대비 ROI 높은 운영사례

4개권역에서 서로 허브형 물류 프로세스를 소화해 나가야 하는 Morry Distribution Center는 1000여개가 넘는 많은 협력업체들의 다양한 형태의 상품들을 당일 집하하여 익일 배송해가는 고효율의 Pick-up 물류를 수행하여 가는 앞서가는 선진형 물류센터라고 할 수 있다.
특히 15년 전에 투자된 고속형 분류장치인 posi-sorter는 지속적인 유지보수를 통하여 큰 무리 없이 센터운영의 핵심물류설비로 기능 하도록 하는 것도 매우 시사점이 넘치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흔히 우리는 하드웨어를 우선 고려하여 센터운영을 구상하는 것을 피할 수 없는 상황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Morry Distribution Center의 경우는 열악한 하드웨어를 다양한 운영컨셉과 최신물류장비를 활용하여 효과적으로 극복한 아주 모범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이는 하드웨어만 잘 구축하면 모든 물류는 '만사 OK'라고 생각하는 외형지향적 사고, 즉 물류센터만 먼저 만들어 놓고 보자는 획일적 사고방식에 일침을 가하는 아주 의미있는 체크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지속적인 유지보수를 통하여 얼마든지 급속히 변화해가는 물류환경과 사업환경 하에서도 효과적인 Change Management를 수행하면서 장비와 설비의 지속적인 고객화 작업을 통하여 장비수명을 크게 늘려 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투자대비 ROI를 높여 금융비용에 대한 부담을 경감시켜 더욱 물류산업을 고도화하는데 일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진단할 수 있는 아주 의미 큰 사례라 할 수 있겠다.
장비의 수명이 다하면 운영컨셉의 업그레이드 없이 고가의 신기술 도입에 따라 또다시 더 큰 투자를 맹목적으로 반복하는 국내 업체들의 작금의 투자행태를 직시한다면, 이는 또한 시사점이 큰 또 다른 타산지석의 교훈을 제시하고 있다 하겠다.

[박명규] 힐스로지스틱 대표이사 / ceo@hillsloist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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