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와 RFID의 추진전략] 최동준 KTNET 선임연구원

- 물류산업 RFID 도입시기는 “지금”

- RFID, CSI, AMS 대응책으로도 적격
- 빠르면 빠를수록 수출물량 증가에 기여

도서관, 보안, 교통카드 등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기술이 여러 분야에 적용되면서 물류 및 유통부문에 있어 RFID 기술 접목이 어떤 방법으로, 언제쯤 적용될 것인지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동준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 E전략팀 선임연구원은 지난 6월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2회 한국물류혁신컨퍼런스 마지막날 ‘물류와 RFID의 추진전략’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물류산업의 RFID 도입시기는 지금”이라면서 RFID가 기업물류비 절감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최동준 선임연구원의 발표장에는 150여명의 물류업계 관계자가 모여 물류와 RFID 기술 접목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RFID는 라디오 주파수를 사용하는 기술로 판독기나 안테나를 통해 TAG에 기록된 정보를 판독, 기록하는 무선주파수인식 기술이다. 현재 RFID 기술은 농축산물의 생산 이력을 관리하는 것 외에도 비밀문서 보안, 경계근무, 도시가스 점검 및 검침 등 많은 분야에 적용, 사용되고 있다.
사실 우리가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할 때 흔히 사용하는 교통카드나 공항에서의 보안검색 등도 RFID 기술을 사용,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 실생활에 적용돼 편리함을 제공해주고 있지만 최근 들어 다시 주목을 끄는 것은 바로 물류 및 유통부문에 RFID가 접목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류 및 유통부문에 RFID가 적용되면 재고관리는 물론 배송관리, 공정관리, 입?출고 관리, 컨테이너 관리 등 화물처리에 소요되는 시간이 절감되고 물류의 자동화, 고속화로 인해 물류비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최동준 선임연구원은 “수송이나 보관, 하역, 포장, 유통가공 등 물류 전역에 RFID 기술이 적용 가능해 물류시스템 관리는 물론 재고 및 화물에 대한 가시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기업물류비를 줄이는데 RFID가 큰 몫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RFID는 주파수에 따라 다른 태그를 사용해야하는 가운데 유통 및 물류 분야는 860~960㎒가 적당하며 인식거리는 3~8m로 빠른 시간 내에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고 금속환경에는 적합하지만 물이 있는 환경에서는 반사되는 특성을 가진 태그를 사용해야한다.
현재 LG 히다치는 한우 생산이력관리 및 제품 위변조 방지에, 릭스오토메이션 역시 재고관리에, SK 텔레콤은 물류 및 택배 솔루션에 RFID 기술을 각각 도입, 사용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도 물류부문에 RFID 기술을 접목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 월마트는 2005년 1월부터 월마트에 물건을 납품하는 업체는 모든 제품에 RFID 태그를 부착하도록 명시한바 있으며 이탈리아의 의류업체 베네통은 RFID를 이용, 세계 각국의 매장의 재고를 관리, 빠른 시일 내에 물건을 배송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RFID 기술에 있어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은 오래 전부터 물류부문에 RFID 기술을 접목시켜 사용하고 있다. 일본 제1의 민간 철도업체인 JR철도는 RFID와 GPS(위성합법장치, global positioning system)를 복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을 사용해 컨테이너 운반작업을 수월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컨테이너와 컨테이너 수송에 있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지게차에 태그를 부착하고 컨테이너 창고에 리더기를 설치해 컨테이너 작업을 보다 편리하면서도 빠르게 진행한다.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통해 컨테이너 운반 지시가 내려지면 리더기가 이 신호를 제어하고 안테나 역할을 하는 GPS에 이 신호가 보내진다. 그럼 GPS는 컨테이너와 지게차에 부착된 태그의 정보를 읽어 다시 리더기로 보내게 되고 이 정보는 사무실에 있는 컴퓨터로 고스란히 전해진다. 이로 인해 직원은 사무실에 가만히 앉아 컴퓨터 모니터만을 보는 것으로도 어떤 컨테이너에 어떤 물품이 담겨있으며 이 컨테이너는 언제 어디로 출고가 돼야하는지 등의 정보를 알 수 있어 시간단축은 물론,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물류부문에 있어 RFID 기술을 사용하는 기업이 늘면서 정부의 지원도 늘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가장 시급하다고 할 수 있는 RFID 기술의 표준화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국제표준화기구(ISO JCT-1 SC31)가 RFID 관련 국제표준을 정하는 대로 우리나라도 이를 국내표준(KS)로 정할 방침이다. 또한 RFID 관련 제품인 리더기나 안테나, 태그 등을 물류설비에 포함시켜 KS 규격에 맞는 제품만 생산, 판매가 가능토록 인증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인증제도는 정보통신부에서 실시하는 인증제도처럼 강제성을 띄는 것은 아니지만 리더기, 판독기 등 물류산업과 관련된 제품인 만큼 물류표준화를 위해서는 인증제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RFID는 공식적인 표준이 정해지지 않은 이유로 민간표준이 더 확산, 발달돼 있어 다른 리더기를 사용하면 태그의 정보를 읽을 수 없는 등의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속히 공식표준이 정해지고 이를 근거로 물류산업과 관련된 RFID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할 수 있겠다.
또한 이 인증제도에 있어 정통부의 인증제도와 중복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지만 정통부의 인증제도는 전파법을 근거로 주파수 분배에 따른 기기인증을 실시하는 것일 뿐 제품이 국제표준에 적합한지 등을 심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산자부의 인증제도가 필요하다고 산자부는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인증을 획득한 업체에는 세제혜택을 주는 등 재정적인 면에 있어서도 지원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물류산업에 보다 빠른 시일 내에 RFID 기술을 접목, 확산시키기 위해 RFID 기술을 도입하는 산업체에는 500억대의 ‘유통물류합리화자금’ 중 일부를 저 금리에 융자해줄 예정이다.
한편, 지난 2월에는 국내 RFID 연구단체 및 학회, 정부산하기관 등의 RFID 전문가가 모여 한국RFID협회를 설립, 기술 표준화 등 RFID 기술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물류업에 RFID 기술을 도입하는 것에 있어 재고관리, 배송관리, 입?출하 관리 등 모든 업무에 적용이 가능하고 효과 역시 크겠지만 RFID 기술로 인해 화물추적면에 있어서는 그 무엇보다도 가장 큰 덕을 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화물위치 파악은 화물을 수송하고 있는 운전자와의 전화통화를 통해서만이 가능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RFID 태그가 부착되면 ‘이 화물의 최종 납기일은 언제며, 언제 출하가 돼 언제쯤 도착하게 된다’는 식으로 상세 정보가 입력돼있기 때문에 정확한 위치파악이 가능하며 상품의 적품여부와 파괴, 변질, 수량, 적시성 등 QQT(Quality, Quantity, Timely Delivery) 능력 또한 수행이 가능하게 된다.
이는 국내 물류뿐만 아니라 해외로 수출되는 화물에 대해서도 적용이 가능하다. 국제물류는 국내와 달리 상대적으로 긴 화물 처리기간에 따라 납품 가능성 및 제품의 변질우려 등 불확실성의 증폭으로 수출에 있어 걸림돌로 작용돼왔지만 RFID가 도입되면 수송, 보관은 물론 각종 신고, 통관 등 신속한 진행이 가능해 납기일을 맞추는 데 용이, 수출 증가가 예상된다.
최동준 선임연구원은 “물류산업에 RFID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물류비 감소는 물론, 적기 출하, 제품 상태 관리 등을 통해 수출증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이 9.11 테러 이후 해상과 항공운송을 통해 자국으로 수입되는 화물에 대해 적하목록을 사전에 제출토록하고 있어 RFID 적용이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해상운송에 있어 지난 2003년 3월부터 선적 24시간 전까지 적하목록을 제출하는 CSI(Container Secyrity Initiative)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오는 8월부터는 항공운송에 있어서도 첫 기착 4시간 전까지 적하목록을 제출해야하는 AMS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히는 등 그 어느 때보다도 화물에 대한 정보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이 제도는 캐나다를 비롯해 유럽 각 국가에서도 시행할 예정이라 수출업자는 화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수출에 있어 불이익을 당하지 않게 되므로 RFID가 AMS제도와 CSI제도 등에 있어 구세주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FCC(Federal Communications Commission, 미국연방통신위원회)가 지난 4월 15일 컨테이너 검사에 RFID 도입을 승인한바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WCO(세계 관세기구)가 컨테이너별로 고유 번호를 부여하는 체계를 추진 중에 있어 국제물류에 있어서도 RFID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기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영옥 기자, twins@k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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