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차이나.중국의 전진기지

최대화두는 2005년 WTO 가입

정식명칭은 베트남 사회주의공화국(Socialist Republic of Vietnam)으로 33만 1041㎢에 약 8,020만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인구의 대부분은 베트남인이지만 53종, 약 400만명의 소수민족이 있으며 이들은 산악이나 고원지대에 산재하며 유목이나 화전경작을 하며 생활하고 있다.
지정학적인 특성으로 인해 예로부터 외세의 침입이 잦았던 베트남은 1887년 문호개방을 도와준 뒤 중국진출의 전진기지로 활용하기 위해 정치 및 경제 등 다양한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오던 프랑스에 주권을 빼앗기고 만다.
이로 인해 베트남은 1887년부터 약 100여년 동안 프랑스의 통치를 받는다. 그 뒤 1954년 제나바협정에 의해 프랑스가 철수함으로써 독립을 쟁취하지만 곧 북위 17도를 경계로 남북이 분단되기에 이르고 북베트남은 무력을 통해 1976년 베트남을 통일하게 된다. 이로 인해 현재까지도 베트남 사회를 지배하는 유일한 세력은 공산당으로 당원수는 250만명에 이른다.
그러나 사회주의 체제로 인해 구 소련과 동맹관계를 맺었던 베트남은 1980년대 후반부터 경제개발 10개년 계획을 추진하는 등 개혁개방정책을 펼치고 있다. 1986년에는 ‘도이모이’라고 불리는 신 경제정책을 도입, 경제발전을 꾀하고 있으며 지난 1992년에는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에 7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1964년 단절된 미국과의 국교는 1995년 정상화되었으며 중국, 캄보디아 등 전쟁과 분쟁으로 멀어졌던 국가와도 관계회복에 앞장서고 있다.
베트남은 태국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의 쌀을 수출하고 있다. 노동인구의 80% 이상이 농업에 종사할 정도로 전형적인 농업국가인 베트남은 기후의 영향으로 도작과 함께 2모작, 3모작 등이 행해지고 있다. 그러나 비료나 농약 등의 부족과 홍수, 태풍 등의 자연 피해로 인해 생산은 불안정한 상태다.
이밖에도 1980년대 후반부터 구 소련의 협력으로 붕따우 항에서 원유 생산이 개시돼 원유와 쌀, 커피, 수산물, 천연고무, 석탄 등을 주로 수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저렴한 인건비로 세계 유명 기업들의 조립생산기지로 인기를 얻음에 따라 의류 및 직물, 신발 등이 수출되기 도 한다. 수입품은 정유와 철강제품, 비료, 섬유, 화학제품, 의약품, 자동차 등을 일본과 싱가포르, 한국, 중국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도이모이’ 등 신경제정책 구사

[한국과 베트남] 베트남과 우리나라와의 관계는 13세기 초 고려 고종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베트남의 리 왕조의 왕자 이용상이 배를 타고 지금의 황해도 옹진으로 피난와 화산이씨(花山李氏)로 개명한 것이 베트남과의 관계에 있어 첫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이 후 우리나라에 베트남이라는 알리는 계기는 베트남 전쟁에 있어 병력 파병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베트남 전쟁 당시 우리나라는 맹호, 청룡, 백마부대 등 5만명의 병력을 파병한 바 있다.
베트남은 1950년 북한과 단독수교를 맺었으나 우리나라는 이보다 40년이나 지난 1992년 12월 대사급 외교관계가 수립되기에 이르렀다. 이어 경제?기술협력협정과 무역협정, 항공협정, 해운협정 등 다양한 협정이 체결되었고 부산과 호치민시, 서울-하노이, 인천-하이퐁 등 지방자치단체간의 교류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베트남의 네 번째 교역국과 다섯 번째 투자국으로 우리나라가 원부자재나 중간재를 공급하면 베트남은 그것을 완제품으로 조립하는 상호보완적인 산업구조로 인해 우리나라는 인조장섬유직물, 석유화학제품 등과 컴퓨터,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자동차, 선박 등을 주로 수출하고, 베트남으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컴퓨터, 유류제품, 목재류, 비철금속광물, 기능부품 등을 수입하고 있다.
지난 한해 동안 우리나라는 약 25억6,000불을 수출하고 5억 불을 수입, 20억불 정도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는 등 매년 베트남으로부터 10억불 이상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베트남을 서비스하고 있는 포워더인 모락스 관계자는 “베트남에 대한 물동량은 지난해에도 2002년에 비해 늘었지만 올해에도 지난해보다 많이 나간다”고 말했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의 수출입 통계를 보더라도 수출액은 6억불, 수입액은 1억6,000억불 정도로 전년대비 16%와 38% 증가하는 등 활발한 교역이 이뤄지고 있다.

월남전 파병으로 우리에겐 친숙

[외국인 유치] 베트남은 1986년 ‘도이모이(Innovation, 쇄신)’라는 혁신적인 개혁 프로그램을 도입, 추진하면서 외국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법을 개정하는 등 다방면에서 노력을 꾀하고 있다.
사실 지난 98년 초만 해도 베트남 기업이 수출입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무역부(Ministry of Trade)에서 수출입허가증(Import-Export Business Licence)를 받아야만 했다. 그러나 베트남 정부는 지난 1998년 9월 1일부로 이를 폐지, 100% 베트남 자본에 의해 설립된 업체는 업종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수출입을 할 수 있다. 외자기업에 대해서도 금지 또는 제한업종을 제외하고는 사업범위를 제한하거나 수출입을 제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쌀과 폭발물, 서적, 진주와 보석 등 귀금속, 골동품, 목재가공품, 커피, 수산물, 광물, 야생동물 등 제한품목을 수출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투자허가증상의 사업범위에 이들 품목의 취급을 명시해야만 하며 이 12개 제한품목을 수입하고자 할 경우 투자목적에 부합되는 제품의 수입만 허용되고 있다.
베트남 중앙정부와 각 지방정부는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매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은 투자절차를 간소화하고 인프라를 개발하는 등 외국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으며 합작투자가 아닐 경우 외국기업에 대해 승인을 거부했었지만 호치민시는 100% 외국인 소유업체의 설립을 허용하는 등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1987년 12월 ‘외국인투자법’이 제정된 뒤 베트남의 외국인 투자는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지만 외채위기, 대외송금금지, 평가절하, 금융위기, 법률위험 등을 고려해 베트남을 평가할 경우 국가위험도는 동남아국가 중 가장 위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기업 ‘한류열풍’ 덕 톡톡히 봐

[우리나라 기업들 진출현황] 베트남은 인도차이나반도의 중심국가로 이들 지역에 진출하는데 있어 교두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기업에 있어 베트남은 매우 중요한 곳이다. 이 때문에 베트남에 진출, 사업을 펼치고 있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CJ는 지난 2001년 3월 40여가지 단량의 상업용 배합사료 공장을 건설, 생산함으로써 동남아지역에 수출하고 있으며 LG전자 역시 베트남에 생산공장을 설립, 동남아지역으로의 수출에 있어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CJ 관계자는 “전형적인 농업국인 동남아지역의 수출 전진기지로 삼고자 지난 2000년 2월 호치민시 롱안에 현지법인을 설립했으며 2001년 3월에는 사료공장이 준공돼 연간 1만톤 이상의 사료를 생산, 동남아 지역으로 수출된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 역시 “베트남은 동남아 지역에 있어 지리적으로 이점을 가지고 있다”며 “베트남에서 에어컨과 세탁기, 모니터, 냉장고, TV 등 대부분의 제품이 생산돼 수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베트남에 생산공장을 설립한 것은 값싼 노동력을 이용해 저렴하게 가전제품 생산을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동남아시아로의 수출에 있어 물류비를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GM대우가 지난 96년부터 VIDAMCO라는 현지법인으로 생산공장을 설립, 마티즈와 매그너스 등 연간 승용차 2만대, 버스 2천대를 생산해내고 있다. 특히, 베트남이 자동차를 수출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GM대우의 생산공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마티즈는 99년 1월 선을 보인 후 만들어 내는 즉시 팔릴 정도로 인기가 많은 제품 중 하나다. GM대우 관계자는 “마티즈가 저렴한 가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젊은이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LG생활건강은 베트남 동나이성에 공장과 현지법인, 판매망을 구축하고 98년부터 판매에 들어가 1년만인 99년도에 외국산 브랜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등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는 LG 생활건강의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과 다른 외국 브랜드와는 다른 차별성을 대두시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타 외국 브랜드는 베트남 업체와 에이전트 계약을 체결, 판매하지만 드봉 화장품은 직접 홍보와 판매를 담당하기 때문에 클레임을 바로 해결할 수 있으며 이 점이 바로 시장점유율 1위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미스 베트남 선발대회를 공식 후원한 것과 무료 메이크업 행사를 벌이는 것도 이미지 제고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낮은 수심탓에 피더선 이용

[포워딩 서비스] 현재 베트남 서비스를 하고 있는 포워딩 업체는 약 800여곳에 이른다. 사회주의 국가였던 베트남의 특성상 통관문제 등 어려움이 있어 많은 업체가 베트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베트남으로의 물동량은 점차 늘고 있는 실정이다.
앤씨엘 관계자는 “지난해만 비교해 보더라도 베트남으로 나가는 물량이나 들어오는 물량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호치민시에 위치한 떤 썬녓 공항과 하노이의 노이바이 공항 등 4개의 국제공항과 15개의 지방공항이 있지만 지방공항은 규모가 작고 시설이 매우 낙후돼 있다.
인도차이나반도의 오른쪽에 위치한 베트남은 긴 해수면을 끼고 있어 항구가 많다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꽝닌, 하이퐁, 다낭, 퀴논, 나트랑, 사이공 등 7개의 항구를 보유한 베트남은 현재 하노이의 관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하이퐁 항 근처에 카이란(CAI LAN) 항구를 계발할 예정이다. 이는 베트남 대부분의 항구가 수심이 얕아 만톤 이상급 선적은 입항이 불가능, 화물을 처리하는 데 있어 불편이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에서 가장 깊다는 사이공 항구 역시 9.5m밖에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베트남 항구 중 유일하게 2만톤급 선적의 입항이 가능해 베트남 해상물동량 중 65%를 사이공 항구가 처리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수출되는 물품은 부산과 울산, 광양과 인천항 등에서 출항, 다낭과 하노이, 호치민 항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대부분의 화물이 Taichung항과 Singapore항에 도착, 피더선을 이용해 베트남으로 운송되고 있다. 베트남까지는 짧게는 4일, 길게는 15일 정도 소요되며 고려해운과 동남아해운, 한진해운, 흥아해운 등 14개 선사가 많게는 주 24회 서비스하고 있다.
항공운송은 해상운송에 비해 더욱더 많은 서비스가 되고 있다. 현재 베트남의 다낭과 하노이, 호치민으로의 서비스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의 국내 항공사와 일본항공, 태국항공 등 외항사가 직항 또는 방콕과 싱가포르, 도쿄 등을 경유하는 노선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베트남으로 항공화물을 이용해 화물을 운송할 경우 호치민은 베트남 항공과 태국항공이 화물여객기를 주 4회, 여객기를 주 54회 서비스하고 있으며 하노이는 화물기 주 2회, 여객기 116회가, 호치민은 화물기가 주 11회, 여객기가 주 127회씩 각각 운항된다”고 말했다.
베트남으로의 수출에 있어 항공운송을 통하는 경우는 귀금속이나 반도체, 섬유 견본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항공운송보다는 해상운송을 통해 베트남으로 전해지는 경우가 많다.
제일항역 관계자는 “베트남으로의 수출에 있어 비중은 해상운송이 더 크다”며 “신발이나 옷을 만들기 위한 섬유 원부자재 등이 해상운송을 통해 나간다”고 말했다.

업체들, 비하리적 통관으로 혀 ‘끌 끌’

[관세 및 통관] 베트남은 사회주의 체제를 오랫동안 유지했던 만큼 통관이나 관세가 비교적 까다로운 나라로 소문이 나있다. 모락스 관계자는 ?베트남은 선적서류와 L/C 조건상 조금이라도 차이가 있을 경우 세관에서 문제를 삼는 경우가 많다?며 ?통관이 까다로운 나라로 유명하다?고 말했다.
제일항역 관계자 역시 ?오랜 기간동안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했던 국가라 소비재의 경우 높은 세금을 낮추기 위해 여러 가지 편법들이 사용되고 있고 세관원에 따라 세금 차이가 많이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베트남은 통관시 사소한 하자가 있을 경우 하자를 증명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가격의 등락이 심한 품목은 가격이 떨어질 때까지 단순한 하자를 구실로 통관을 지연시켜 수입대금 지불을 지연시키고 가격 네고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B/L과 화물의 세부품목이 일치해야만 한다.
또한 베트남으로 수출할 경우는 수입승인서(I/L)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I/L 취득시 베트남어와 영문번역을 정확히 해둬야 하며 세관원들의 지나친 정밀 검사로 추가비용이 발생할 수 있음을 명시해야 한다.
베트남의 관세는 일반관세율과 특혜관세율, 특별특혜관세율로 나눌 수 있다. 일반관세율(Ordinary Import Tax Rate)은 ASEAN 8개국과 MFN협정을 체결한 67개국을 제외한 여타국가에 적용하는 관세율이다. 특혜관세율(Preferential Import Tax Rate)은 흔히 MFN 관세율이라고도 부르며 베트남과 MFN 협정을 체결한 미국과 일본 등 67개 국에 적용되는 관세율로 일반관세율보다 50% 정도 낮게 적용된다.
우리나라도 베트남과 MFN협정을 체결해 특혜관세율을 적용 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특별특혜관세율(Specially Preferntial Import Tax Rate)은 베트남과 특별관세협정을 맺은 국가에 적용되는 것으로 공동실효특혜관세(CEPT)를 맺은 아세안 회원국이 이 대상에 포함된다.
일정품목에 대해서는 1~45%의 수출관세가 현금이든 바터 형태이든 상관없이 관세가 부과되고 있으며 소비재 수입관세는 40~60%, 주류와 담배 등은 100~120% 등 관세가 높은 편이다. 그러나 광학유리나 의약품은 무관세, 스포츠장비는 2%에 불과할 정도로 낮은 관세율이 적용되고 있다.
베트남은 2005년도에 WTO 가입을 목표로 두고 현재 지속적으로 무역장벽을 완화하고 대외개방에 나서고 있다. WTO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관세를 인하하고 국제규범에 적합하도록 장비를 제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베트남 국민들의 WTO 가입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가장 시급하다고 할 수 있겠다.
<조영옥 기자, twins@klnews.co.kr>

[인터뷰] 이정실 제일항역 대표이사
"토종 포워더의 매운맛으로 승부"

수요이전부터 베트남 서비스 제공
해외파트너 아닌 직영사무소 운영

베트남의 사회주의 체제 선택, 북한과의 수교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와 베트남은 오랜 기간 동안 관계가 단절돼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다 정식 수교를 맺은 건 1992년 12월. 포워더인 제일항역(주)(대표 이정실)은 수교 한달 뒤인 1993년 1월 국내 포워딩 업체 최초로 베트남 하오이에 사무소를 개설하게 된다. 물론 수교 이전부터 본사 직원이 베트남에 상주, 서비스를 제공해왔지만 베트남 사무소 개설로 인해 베트남 서비스에 좀 더 힘을 싣게 된다.
이정실 제일항역 사장은 “수교 이전부터 베트남으로의 서비스를 제공해왔지만 사무소 개설로 인해 좀 더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이는 국내 포워딩 업체 중 최초로 베트남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제일항역은 전형적인 국내 토종 포워딩 업체다. 지난 1966년 문을 열며 항공화물 운송 주선업인가 3번 으로 복합운송서비스를 시작한 제일항역은 포워딩 업체가 상호에 흔히 사용하는 ‘글로벌’이니 ‘로지스틱스’ 등의 단어도 사용하지 않았다.
‘제일’이라는 상호가 최고를 의미하는 것은 쉽게 짐작이 되지만 ‘항역’이라는 말은 아리송하다. 이에 대해 이정실 사장은 “‘항’이라는 글자는 복합운송업에 있어 뗄래야 뗄 수 없는 ‘항구’와 ‘항공’을 의미하는 것이고 ‘역’은 ‘무역’을 뜻한다”며 “요즘 세계화에 맞게 ‘로지스틱스’라는 단어를 사용해 상호를 바꾸는 업체도 있지만 한자를 사용하는 업체가 드문 만큼 그냥 ‘제일항역’이라는 상호를 계속적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제일항역은 베트남 하노이 외에도 호치민에 본사 직영의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 어느 포워딩 업체보다도 제일항역은 베트남 서비스에 자신이 있다. 해외 파트너와 연계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본사 직영의, 한국인이 베트남에 상주하며 업무를 처리하므로 의사소통에 따르는 문제도, 해외 파트너와의 신뢰성 문제에 있어서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제일항역의 자랑이라고 한다면 오랜 기간동안 서비스를 제공해오며 생긴 노하우라고 할 것이다. 현재 해상서비스는 주 2항차, 항공서비스는 주 7항차가 베트남으로 떠날 정도로 많은 양의 물량을 처리, 베트남 서비스에 있어 당당히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1992년 8월에는 (주)방림의 영등포공장설비 일부를 베트남으로 이전하는데 필요한 운송서비스 전부를 책임지며 완벽하게 수행하기도 했다.
제일항역은 독특한 기록을 가지고 있기로 유명하다. 지난 1999년에는 아리랑 1호 인공위성을 대전대덕연구단지에서 발사지인 미국 반데버그까지 운송을 담당하기도 했고 이스라엘 전력공사가 발주한 ‘하지트’ 프로젝트 화물을 수행하기도 했다.
이것만이 아니다. 2001년에는 산업자원부로부터 ‘물류부문 템플릿 ERP 업체’로 (주)한국비즈넷과 함께 선정, 현재 포워딩 업체에서 사용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시범적으로 적용, 운영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정실 사장은 마음이 편치 않다. 아직 서비스 해야 할 곳이 산더미처럼 많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이 진출해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원칙을 갖은 제일항역은 베트남 외에도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등 11개 해외지점을 가지고 있지만 세계적인 포워딩 업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고, 토종 포워딩 업체로서 선두자리를 내주지 않기 위해서는 보다 빠른 서비스, 정확한 서비스를 제공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정부가 우리나라를 동북아 물류중심국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히는 등 물류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기는 했지만 현장에서 오랜 기간동안 몸을 담아온 이정실 사장으로서는 아직까지 싱가포르나 홍콩, 일본, 네덜란드 등 물류선진국에 비해 제도, 법, 정부방침 등이 턱없이 모자라고 바뀌어야 할 것이 많다고 강조한다.
“진정한 동북아 물류중심국이 되기 위해서는 이대로는 안됩니다. 우리나라가 걷고 있으면 중국이나 홍콩, 일본, 싱가포르 등 다른 나라들은 뛰거나 날고 있습니다”라며 “보세지역 선정이라던가 화물터미널 구축 등 정부에서 할 일은 정부가 담당하고 업체는 업체 나름대로 해외 포워딩업체와 경쟁하며 더욱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라고 말하는 이정실 사장.
국내 토종 포워딩업체로서 국내 최고의, 세계 최고의 포워더가 되기 위해 머리카락이 모두 하얗게 변할 때까지 뛰겠다는 그 각오가 제일항역뿐만이 아닌, 국내 모든 포워딩 업체의 각오가 되길 기대해 본다.
<조영옥 기자, twins@k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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