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포장이 바뀌면 경쟁력이 산다

하루가 멀다 하고 치솟는 유가와 극심한 내수불황에도 불구하고 지난 달 국내 수출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견조한 증가를 나타내고 있다. 이렇게 수출 물동량의 증가는 전체적인 경기침체기를 위로 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지만, 외롭게 국내경기를 지탱해 내면서 아슬아슬한 곡예를 벌리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수출상품 물동량의 안정적 성장에만 주목해 왔으나 수출시장에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역할을 맡고 있는 수출포장에 대해서는 외면해 왔던 것 또한 사실이다. 수출포장을 실생활에 적용해 보면 그 중요성은 상품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받는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재 구매를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것이 수출포장이고 보면 우리는 가격과 제품의 성능에만 초점을 맞춰 높은 가격을 받는 것에만 주력해 왔을 뿐 정작 최종 단계의 포장 단계는 무시해 왔던 것은 아닐까라는 반성을 해 봐야 할 시점에 있다.
수출포장이란 국가와 국가간의 상거래에 있어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상품의 품질 물론 중요한 부문이지만 근사하게 포장된 상품을 받는 것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최종 전략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류현장 관계자들은 "생산된 제품을 수출함에 있어 제품만 좋으면 하는 생각이 현재 많은 부분에서 문제를 야기시킨다"고 말한다. 물론 수출포장은 사실 큰 테두리로 보면 미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수출제품의 경우 사실 각종 클레임의 상당부분이 포장에서 기인하지만 생산업체는 그 문제를 간과한 체 갈수록 비용을 줄이고 승부수를 거는 경우가 많다. 현재 각국은 수입부분에 있어서 포장재에 대한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고 있으며, 그 벽은 수출관세 이상으로 하루가 멀다 하게 높이를 더하고 있는 실정이다.
본지는 우리 수출포장의 현실과 현황, 그리고 향후 수출포장에 대한 국내 산업계와 복합운송업체 및 국제운송에 연관된 업계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짚어 보고 수출포장 전문가인 인테크씨엔에스 이상재 대표이사의 인터뷰를 통해 향후 시장을 전망해 보았다. <편집자 주>

■국내 수출포장시장 현황
대기업 포장중요성 외면, 비용절감에만 목메
포장기술 개선은 고사하고, 기술적 후퇴가속

국내 수출포장의 대표적인 방법은 목재상자를 이용한 방법이지만, 거의 대다수의 업체들이 개발 능력과 재투자 없이 기존 사용하던 방법 그대로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 국내 수출포장의 현주소이다. 이와 같은 수출업체의 무개념으로 인해 대기업을 중심으로 수출업체들은 매년 애꿎은 포장비절감을 부르짖는 바람에 이제는 그 절감이 목표치를 넘어 과소 포장으로 인한 클레임이 수시로 발생되고 있다. 이로 인해 수출포장업체의 기술은 후퇴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하지만 정작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악순환구조 과정에서 3D 업종의 하나인 포장업에 뛰어드는 젊은이들은 점점 그 인원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전체 수출포장 현장 근무자들의 대다수가 40대를 넘어서 차세대를 이을 포장인력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미래 수출포장시장은 막막한 실정이다. 특히 KS 및 포장 관련 교육자료가 부족해 배우고자 하는 사람도 제대로 된 기술을 배울 수가 없는 실정이다. 여기다 IMF를 전후해서 기술인력들의 창업으로 업체가 난립되고 이에 따른 포장 단가의 과다경쟁은 더 이상의 포장개발을 할 수 없는 풀무지가 되고 있다.
수출포장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개발이라 함은 무엇을 더 안 쓸 수 없을까 하는 방법이 개발의 현실"이라며, "이런 현실이 향후 우리나라가 수출하는 상품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대기업이 앞장서서 더 원가 절감을 외치며 수출포장 기술을 개발하기 보다는 포장비 절감만을 요구하고 현 대기업에 포장을 담당하고 있는 업체는 더욱 포장비 절감에 시달리며 새로운 개발 보다는 원가에 너무 편중되고 있다"며, "수출포장의 근본적인 접근이 바뀌기 전에는 악화구축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포장 업계의 자조섞인 자평은 "과소 포장은 수출상품의 클레임을 일으키고 그 클레임은 바이어로부터 신뢰를 잃어간다"며, "이와 같은 사건이 재현되면서 현 우리 수출포장업계의 현실은 포장 개선 보다는 포장기술이 후퇴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사례는 현 수출포장시장에서 20년 전 포장비나 지금의 포장비가 큰 차이가 없이 진행되는 것을 보아서도 알 수 있다. 한 수출포장업계 관계자는 "포장을 의뢰하는 기업과 우후죽순 영세업체들의 무사고적인 단가인가로 시장을 떠나고 싶다"는 한탄섞인 푸념이 우리 수출포장시장의 현실이다.
한편 수출국의 규제나 바이어의 요구도 일부 회사를 제외하고는 자사제품의 포장 SPEC을 갖춘 회사가 거의 없다. 그나마 SPEC을 갖춘 회사도 과잉 또는 과소의 문제를 안고 있으며 원가 개념의 문제를 포함하고 있다. 현재 국내 수출포장업체는 대략 300여개가 난립해 있으며, 이들 중 정착 경쟁력을 갖추고 수익을 맞춰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곳은 손에 꼽을 만큼 적다. 따라서 기업의 수출포장에 대한 인식전환과 더불어 장기적인 포장기술의 개발투자도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포장 왜 중요한가?
포장은 고객을 사로잡은 마지막 보루
외국 바이어, 제일 먼저 포장상태 봐

수출포장의 중요성을 언급하기 앞서 기업들은 왜 수출포장을 하는가 ? 국가간을 이동하는데 제품을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이지만 실제 기능을 보면 받는 최종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중요한 역할기능을 하는 것이 포장이다. 첫 이미지가 주는 영향력에 대해 어느 누구도 의의를 제기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제 제품의 품질은 비슷해졌고, 서비스 역시 평준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포장의 중요성은 더 이상의 언급이 필요없을 만큼 가치를 가지게 됐다.
실제로 국내 소비재의 경우 제품의 메이커와 포장형태 또 디자인을 보며 제품에 신뢰를 더하지만 수출 제품에 있어서는 비용에만 치중해 대기업 전자제품의 클레임이 발생되고 있는 실정이다. 상대국의 바이어도 자신이 구매한 제품을 받아보게 되면 제품보다는 포장상태를 제일 먼저 보게 되고 그 후 개봉 뒤 제품을 확인하는 절차이기에 수출포장은 어찌 보면 그 제품의 얼굴인 것이다.
수출포장 업계는 "열심히 만든 제품이 포장 때문에 값싼 제품으로 둔갑해 버리는 것은 더 좋은 조건에서 수출할 수 있는 길을 어쩌면 막는 길"이라며, "장기거래에 있어 바이어가 매년 단가 인하요구 하게 되는데 그 뒤에는 어쩌면 국내의 수출포장이 바이어의 의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부분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수출포장에서 만큼은 내수판매에서 이루어지는 적정포장 보다는 약간의 과잉포장을 해서라도 전체 물량에서 단 한 건의 클레임도 없어야 한다. 선적 방법과 많은 하역 횟수에도 제품의 가치 및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포장은 기본이며 그 상태에서 외관마저도 수입업제의 맘을 사로잡아야 하는 만큼 저단가 수주와 대기업을 위시한 전체 기업의 수출 포장비 절감은 미래 수출시장을 가로막는 저해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수출포장 설계조건과 향후 전략
제조사들의 對포장 사고 전환 급선무
제품개발비의 1/100만 재투자해도

수출포장에 있어서 가장 우선시 해야 하는 것은 포장을 하고자 하는 제품의 형태와 특징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둘째로 제조공장에서부터 바이어에게 인도되는 장소까지의 운송환경을 조사하고, 바이어 및 수입국가에서 요구 및 규제사항을 검토 반영해야 하며, 제품에 사용될 적정포장 방법과 포장재료를 선택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포장 시 작업의 편의성과 경제성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제품의 형태와 그 특징은 포장에 있어 가장 중심적으로 봐야 할 사항이다. 이는 포장 할 상품의 SPEC을 결정해 크레임을 사전에 막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운송 중 생길 수 있는 제품 생산 문제점도 포장에서는 찾아 주어 생산 공정의 합리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생산 제품의 내부에 전자 보드가 설치되는 경우 그 보드의 조립형태와 고정 방법 때문에 설비가 작동하지 않아 혹 QC검사가 제대로 안되었나 혹은 전자 보드의 문제인가를 생각하는데 그 보드가 진동에 의해 부러진다던가 크랙이나 접속불량으로 연결이 안되어서 설비 전체가 크레임처리 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생산 시 수출품을 그저 내수의 사양을 그대로 유지하다 생기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 들어 그런 경우를 많이 조정해 줄어들고는 있지만 간혹 불안한 설비를 발견할 수 있다. 또한 포장을 하는 사람은 그 설비의 상태 즉 설비 내부까지도 면밀히 조사 운송 시 생길 수 있는 문제 즉 외관만 괜찮으면 된다는 극히 단순한 생각의 포장은 막아야 할 사항이다. 이밖에 운송환경 조사와도 맞물려 수출하고자 하는 국가의 항만과 공항의 상태, 자사제품의 취급방법 내륙 운송의 도로 상황 그 일체를 고려한 강도와 완충의 포장을 이루어야 하는 만큼 수출포장의 설계는 그만큼 중요한 사항이다.
우리 수출포장의 향후 전략은 한마디로 사고의 전환으로 축약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마찬가지로 기업들이 제품개발의 투자하는 비용의 1/10만이라도 수출포장에 중요성을 깨닫고 재투자노력을 기울인다면 척박한 우리 수출포장시장은 재기를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수출포장업계가 단기적 수익에 목메어 치열한 단가수주를 지향하고 장기적인 업계 살리기에 나서고 후배양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10년전이나 현재나 우리 수출포장업계는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포장의 중요성을 새롭게 제고 해야 할 시점이다.

[인터뷰] 이상재 인테크씨엔에스 대표이사

"수출포장 거꾸로 간다"

국내 몇 안되는 수출포장의 이론과 기술적 개념을 갖고 있는 이상재 인테크에스엔씨(사진) 대표이사는 "수출포장에 여러 가지의 포장이 있으나 그 중심의 포장이 목재를 이용한 포장이며, 몇 년에 걸쳐 포장의 개선이 많이 이루어져 이젠 목재포장은 그 설 자리가 많이 위축 된 것도 또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현실은 국내의 산업구조 변화와도 맞물려 수출포장시장의 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상재 사장은 "이 변화의 모습은 너무도 주먹구구 식의 변화이기에 수출상품의 클레임을 통해 기업 위상에 손상이 가는가 하면 그 클레임로 금전적인 손해도 많이 발생하고 있으나 그 사실이 기업의 기밀에 속하는 부분이어서 상당히 예민하게 받아들여 비밀에 붙이는 경우가 많다"며, 포장의 무개념으로 인한 기업손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으로 남게 됨을 강조했다.
이상재 사장은 "결국은 많은 기업들이 원가에 치우치는 포장 때문에 정작 개선에 의한 절감과 자재를 줄여서 과소포장에 의한 절감을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안까타움을 토로하며, 한 예로 "반도체 장비류와 자동차 그리고 해외 합작 공장 설비를 제외하고는 국내 산업의 기반들인 공장이전에 의한 포장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대로 다 떠난 뒤 남은 국내의 산업구조에서 생산할 품목이 너무도 한정적이기에 수출포장의 미래는 그 규모가 점점 축소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며, "이제 남는 국내의 산업생산 품목은 그 제품의 질은 높아졌으나 그 포장은 꺼꾸로 흐르는 모습에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상재 사장은 현재의 수풀포장시장의 현실에서 "지난해에는 SARS로 인해 많은 물량이 주춤했지만, 하반기부터 불붙은 수출이 원자재의 인상으로 포장의 수준을 높이지 않는다 해도 더 비싸져야 하는 단가가 오히려 내려가는 기 현상마저 일어나고 있다"며, "수출포장시장은 덤핑에 또 덤핑, 하청에 또 하청으로 이뤄지는 악습과 대강대강 이뤄지는 포장시장이 수출의 좋은 기류를 저해하는 요소는 아닌가 하는 조심스런 생각도 해 본다"고 말했다.
향후 시장에 대한 전망에 대한 답변은 한마디로 "답답하다"는 답변이다. 대기업들이 하고 있는 포장회사가 나름대로 포장 개발에 앞장서서 나머지 업체들이 그 포장의 다른 모습을 조금은 바꿔가면 더 할 나위 없겠지만 이들 기업이 앞장서서 개발보다는 덤핑을 유도하는 모습을 보며 더욱 이 시장이 어둡게 하고 있다.
이상재 사장은 "수출포장 의뢰에서 기업의 실무를 담당하고 진행하는 사람이 자신을 위해 치장하는 옷이나 집 그리고 자동차 그런 것들을 구입한다면 그렇게 할까?"라며, "십수년 동안의 수출포장 시장의 담당자들 관념은 하나도 변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 원인은 무엇일까? 그 답은 결국 과도한 경쟁 또한 안정적인 수주 그 모든 것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고정적인 물량을 받고 일하는 업체는 전혀 개발능력이 없으므로 오히려 포장을 오래 접하던 생산업체의 포장 담당자가 역으로 아이디어를 주며 포장은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사고가 문제이다.
이상재 사장은 마지막으로 "현재 각국들은 환경 보호를 위해 서로 법령을 고치고 자재의 선별을 고려해서 포장재의 재활용의 부분을 무척이나 많이 강조하는 현실"이라고 말하고, "이제 수출포장은 정보화 기술화가되어 바이어의 어떤 요구에도 맞출 수 있는 포장이 되여야 한다"며, "포장도 일정한 매뉴얼이 있어야 하며, 매뉴얼에 따라 일정한 작업이 이루어져야 그곳에서 개선의 모습도 나오는 것"이고 말했다.
<손정우 기자, jwson@klnews.co.kr>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