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길의 대안 TSR, 그곳에 길이...

CIS.동유럽 지역서비스엔 TSR이 적격
북유럽 물류에서도 경쟁력 있어
TCR 강력한 라이벌, 경쟁 치열해 질 듯

동북아 지역과 유럽간의 물동량 운송방법은 해상운송과 아시아횡단철도를 이용하는 내륙운송이 있다. 이 내륙운송에는 러시아 극동지방의 보스토치니, 나호트카, 블라디보스톡, 바니노 등 4개 항만에서 시작되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 Trans-Siberian Railways)와 중국 연운항에서 시작되는 TCR(Trans China Railway), 천진을 출발해 북경과 몽골의 울란바토르를 거쳐 TSR과 연결되는 TMGR(Trans Bongolia Railway), 대련에서 출발, 하얼빈을 거쳐 TSR에 연결되는 TMR(Trans Manjuria Railway) 등이 있다. 이중 가장 대표적인 경로가 바로 러시아의 시베리아횡단철도이다.
TSR은 보스토치니항에서 9,198km 정도 떨어진 모스크바, 심지어는 북유럽에까지 연결돼 있어 제품수송에 매우 효율적이다. 이 때문에 국내 복합운송업체는 지난 1990년대부터 러시아 및 CIS 지역으로의 제품 운송에 있어 부산항을 출항, 보스토치니항까지 해상운송을 이용한 뒤 TSR로 운송하는 노선을 이용하고 있다.
TSR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복합운송업체 우진글로벌로지스틱스 관계자는 “러시아 및 CIS 국가로의 물동량 운송시 TSR을 이용하는 이유는 이 국가들이 유라시아 대륙 내부에 위치해 있어 TSR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TSR은 구소련이 1850년대 對중국무역, 시베리아 식민, 군사적 목적 등의 이유로 1891년부터 착공에 들어가 70여년이 지난 1961년 전 구간이 비로소 개통됐다. 여객운송만을 담당하던 TSR은 1930년대부터 화물운송을 시작했고, 1971년 3월, 구주운임동맹(FEFC)이 일본과 나호트카항로에 컨테이너선박을 취항시키면서부터 유라시아의 컨테이너복합운송망으로 발전하게 됐다. 유라시아대륙 전지역을 연결하는 철도인 TSR은 전 세계에서 가장 긴 열차로도 유명하며 한국과 일본, 중국 등의 동북아 지역 경제발전과 국제교역 증가함에 따라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과 동북아 지역을 연결하는 대표적인 운송수단이 바로 TSR이기 때문이다.

빼앗긴 물동량 다시 찾아온다

그러나 TSR이 복합운송업체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있다. 1990년 이전까지 내륙운송을 담당하던 TSR은 이제 고작 아시아와 유럽간의 전체 물동량 중 5% 정도를 수송하는데 그치고 있다. 이는 해상운송과 비교해 볼 때 여러 면에서 불리하기 때문이다.
TSR이 컨테이너 화물 서비스 개시 당시인 1971년에는 고작 2,000TEU를 수송하는데 그쳤지만 서비스 개시 5년 이후인 1976년에는 연간 수송실적이 12만 TEU가 될 정도로 TSR은 급성장을 이뤘다. TSR이 이처럼 아시아-유럽간 컨테이너 화물 수송에 있어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해상운송보다 적게는 15%, 많게는 40% 운임이 저렴했을 뿐 아니라 운송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1회 운행 시 적재능력의 한계가 결정적인 경쟁력 열위의 요인으로 작용, 아시아-유럽간 서비스에서 해상운송에 덜미를 잡혀야 했다. 기술적 발전의 한계에 의해 1회 운행시 적재능력이 화물운송 개시이후 장기간 전혀 변화가 없었다.
게다가 TSR이 경쟁력면에서 제자리 걸음을 하는 동안 해상운송에서는 획기적인 경쟁력 제고가 이루어짐으로써 운임에서조차 비교 열위에 처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TSR이 해상운송에 비해 거리상으로 가깝지만 해상운송에 비해 운송비가 많이 들고 이적이나 환적 등이 적은 해상운송에 비해 화물손상이나 분실의 위험이 있다는 것 등이 동북아와 유럽간 운송수단으로써의 매력을 잃게 한 원인이다.

위험성.동파 등 문제해결 시급

TSR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을 동안 해상운송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2,000TEU급 컨테이선이 운항되던 1980년대와는 달리 최근에는 6,000TEU급의 선박도 운항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선사간의 치열한 서비스 경쟁 등으로 운송서비스의 질은 지속적으로 개선되면서 운임은 오히려 낮아지는 등 포워딩 업체에 있어 매력적인 운송수단으로 자리를 잡게 됐다.
TSR의 경유지인 북유럽 지역의 핀란드와 모스크바 등에 서비스하고 있는 윌슨로지스틱스코리아(주) 관계자는 “TSR이 해상운송과 비교해 봤을 경우 운임이 아주 저렴하던지, 신속성이 우수하다면 TSR을 이용하는 것에 대해 고려를 해보겠지만 아직까지는 해상운송을 이용해 핀란드로 운송한 뒤 육상운송을 통해 모스크바로 물품을 보낸다”고 말했다.
윌슨로지스틱스 코리아의 경우 부산항에서 출발, 핀란드까지는 총 40여일이 소요된다. 게다가 모스크바까지 물품을 보내고자 할 경우는 핀란드까지의 40여일에 육상운송을 이용하는 상당 시간이 추가로 소요되지만 TSR을 이용할 경우 위험성과 까다로운 통관절차 등으로 TSR을 이용하는데 꺼리고 있다.
또한 복합운송업체에서 한국과 핀란드간 서비스 운임이 보다 근거리에 위치한 한국-중앙아시아간의 운임에 비해 저렴하게 제공되고 있는 것을 보면 TSR에 대한 문제점 해결이 시급함을 금방 알 수 있다.
이는 한국과 핀란드 구간에서는 동북아와 유럽 해상항로가 경쟁을 하고 있는데 반해, 한국과 중앙아시아 구간에서는 TSR과 중국횡단열차(TCR; Trans China Railway) 간의 경쟁만 있을 뿐 해상운송과는 경쟁관계가 형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컨테이너박스 상용화 문제도 운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TSR에 있어서는 러시아가 제공하는 컨테이너박스를 의무적으로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차원에서 운임이 결정되지 못해 수입 컨테이너의 경우도 높은 임금이 적용, 보다 근거리에 위치해 있는 중앙아시아로의 수출에 더 많은 운송료가 들게 된다.

하주 보유 컨박스 이용이 바람직

러시아 철도국 소속의 컨테이너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 때문에 하주는 모스크바 등 CIS 국가로 제품을 수출하고자 할 경우 가장 먼저 COC(Carrier's On Container) 또는 SOC(Shipper's On Container)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이는 미국과 일본 등 러시아 및 CIS를 제외한 타국으로의 수출 경우에도 마찬가지지만 TSR을 이용, 수출하기 위해서는 COC와 SOC의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포워딩 업체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운임이 COC와 SOC에 따라 최고 500불 이상이 차이나고 있어 SOC를 이용하는 것이 하주에게 있어 운송료를 절감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동해해운 관계자는 “하주가 현재 부산에서 모스크바로 COC를 통해 물품을 보낼 경우는 20ft 컨테이너가 2,600여불, 40ft 컨테이너가 4800여불이며 SOC의 경우는 부산항으로 컨테이너를 다시 가져오는 운임을 포함해 4,000여불과 5,200여불이 든다”고 말했다.
또한 모스크바에서 보스토치니항을 거쳐 부산항으로 들어오는 컨테이너는 COC의 경우 20ft 컨테이너가 525불, 40ft가 800여불이 들며 SOC의 경우는 20ft가 375불, 40ft가 620여불이 부과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또는 보스토치니로 해상운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선사는 동해해운과 동남아해운, 러시아 선사인 MCL 등 4개가 있으며, 이 선사를 이용해 러시아 TSR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포워딩 업체는 우진글로벌로지스틱스와 천지해운, 범한종합물류 등 총 6곳이 있다.

가격면에서는 TSR이 'WIN'

게다가 TSR은 극동과 중앙아시아를 연결하는 최적의 노선으로 평가받고 있는 중국횡단열차(TCR; Trans China Railway)로부터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
중국의 연운항에서 출발하는 TCR은 단동과 북경, 서주와 정주를 경유한 뒤 카자흐스탄의 알마타, 드루즈바, 모스크바, 베를린을 거쳐 프랑스 파리까지 이어진다. TSR과는 러시아의 노보시비르스크(nobosibirsk) 또는 타타르스크(tatarsk) 등에서 연결된다.
총 연장길이가 8,352km인 TCR은 1992년 12월부터 정식으로 운송활동을 시작했으며 TSR이 1,520mm의 광궤를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1,435mm의 표준궤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노선의 대부분이 복선 및 전철화로 되어있고 전체 노선에서 전자동 폐쇄방식을 적용하고 있어 TSR보다 시설면에서 우수하다.
TSR이 TCR에 동북아와 유럽간의 물동량 수송률을 빼앗기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운행거리의 단축이라고 할 수 있다. TCR을 이용할 경우 약 1,000km가 단축돼 운행시간이 TSR보다 짧기 때문이다.
그러나 TCR이 TSR보다 더 효율적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TCR을 이용할 경우 구간비용이 높아 TSR 이용 시보다 가격면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TSR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천지해운 관계자는 “TSR이나 TCR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어짜피 해상운송을 이용해 보스토치니항이나 연운항까지 가야한다”며 “TSR이 TCR보다 시간이 더 걸리기는 하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통관문제도 있어 TSR을 이용해 서비스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TCR 이용 시 구간단축이 물류비절감으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또한 TSR이 러시아를 횡단하는 것과 달리, TCR은 카자흐스탄과 러시아의 국경을 지나기 때문에 통관문제와 환적문제도 TSR은 TCR보다 우위에 있다.
보스토치니항에서 한번의 통관과 한번의 환적으로 이용이 가능한 TSR과는 달리 TCR은 TSR보다 최소한 2번의 통관과 1번의 환적이 추가로 필요하다. 특히, 중국과 카자흐스탄의 통관 및 검역업무의 비효율성과 중국과 달리 카자흐스탄과 러시아가 광궤를 사용하고 있어 TCR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1번의 환적이 더 필요, TCR의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우진글로벌로지스틱스 관계자는 “하주 또는 물류업체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물류비 절감”이라며 “TSR이 TCR로부터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운송비용에 있어서는 TSR이 우위에 있기 때문에 유럽간 물동량 운송에 있어 TSR 이용이 더 경쟁력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TSR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포워딩업체 천지해운 관계자는 “화물의 위치추적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다거나 겨울의 한파로 인해 화물이 동파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내륙지방으로 화물을 운송할 경우, 어짜피 해상운송과 더불어 육상운송을 이용해야하기 때문에 러시아 및 CIS 국가들은 지리적인 특성을 보더라도 TSR 이용이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조영옥 기자, twins@klnews.co.kr>

[박스] 한민족 희망의 철도 TKR

한반도종단열차(Trans Korea Railway)가 TSR과 연결되면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과 유럽간의 물동량 운송 분담율에 있어 TSR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8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경의선 복원사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한 후 2년 10개월만인 2003년 6월 14일 군사분계선(MDL)에서 연결식을 갖고 서울과 신의주를 연결하는 철도를 건설 중에 있다.
현재 한반도와 TSR을 연결하는데 있어 노선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모스크바에서 남북한과 러시아 철도 전문가들의 첫 3자 회의가 열리는 등 TKR과 TSR 연결을 위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
검토되고 있는 철도망은 서울~신의주시~TCR~TSR 노선과 원산시~두만강역~TSR 노선, 평양시~남강~TMR 노선, 신의주시~베이징~TMGR 노선 등이 있지만 신의주시~TCR~TSR 노선과 원산시~두만강역~TSR 노선의 실현 가능성이 가장 크다.
정부는 지난 3월 발표한 ‘국가 물류체계 개선대책’에서 남북관계의 진전을 보아가며 동부지역의 철도노선을 건설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남북문제가 민감하기 때문에 ‘언제 완공이 될 것이다’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남북관계를 고려해가며 부산에서 강원도 최전방에 위치한 저진까지 488km를 연결하는 노선 건설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TKR로 광양항.부산항 띄운다

서울~신의주~TCR~TSR 노선은 우리나라의 부산과 광양시에서 각각 출발해 개성시와 평양을 거쳐 신의주, 중국의 단둥으로 이어지는 노선이다. 부산에서 유럽까지 이어지면 연장은 총 1만2,091km가 되며 한국과 북한, 중국과 카자흐스탄, 러시아 등 5개국을 통과하게 된다.
현재 검토중인 노선 서울~원산~두만강역~TSR 노선 또한 부산과 광양에서 출발, 북한의 원산과 청진, 나진시를 경유한 뒤 러시아의 하산을 통과한 다음 보스토치니에서 TSR과 연결되게 되며 한국과 북한, 러시아 등 총 3개국을 통과하게 된다.
TKR이 TSR과 연결되면 우리나라는 동북아물류거점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부산항에서부터 유럽까지 이어지는 TKR-TSR을 통해 용량부족을 겪고 있는 부산항의 컨테이너 화물이 철도운송으로 분산될 수 있어 각종 문제점이 개선될 수 있으며 광양항 또한 세계적인 항만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정부는 TKR을 광양항과 부산항에서 각각 출발하는 노선을 건설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경원선 또는 경의선이 TSR과 연결되면 우리나라는 석유 및 각종 자원의 매장과 생산개발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카스피해 주변의 CIS 국가로부터 석유와 천연가스 등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의 수출입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대미의존도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과의 교역에 있어 거리상 단축 및 운송비 절약 등이 우리나라와 러시아 및 CIS, 심지어는 유럽 국가간의 교역 확대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관광수입 증대와 시베리아 자원개발 프로젝트에 국내 업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낼 수도 있을 것이다.

시일 걸리겠지만 꼭 이루고야 만다

그러나 TKR과 TSR이 우리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상이한 궤도규격, 신호시스템의 통일 등 해결돼야 할 점이 아직 많이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다. 북한에서 지난 4월 22일 북한의 용천 열차폭발사고가 시설 노후화로 인해 발생했던 것처럼 북한 대부분의 철도시설이 노후화돼 있고 더군다가 지형적인 특성으로 인해 시속 30~40km 정도의 느린 속도로 운행할 수밖에 없다. 또한 우리나라는 디젤기관차 시스템이지만 북한은 전철시스템이며 우리나라와 북한과 러시아의 궤도규격이 달라 TSR로 이어질 시 추가로 환적해야 하는 등의 문제가 있어 TKR과 TSR의 연결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해상운송은 TKR과 TSR에 물량 수송률을 빼앗기면서 타격을 입게 되며 교역 증가로 인해 국내 농민들은 또 한번의 시름에 빠지게 될 것이다. 교역량이 그리 많지 않은 오늘날에도 CIS 국가에서 수입되는 물품 중 상당 부분이 농수산물이기 때문이다. 또한 교류 증대로 인해 밀수나 밀입국, 범죄발생률의 증가 등이 우려되고 있다.
이 때문에 TKR-TSR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법적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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