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와 위협이 공존하는 곳

지속적인 경제성장, CIS가 뜬다
원자재 가격상승, 경제성장 원동력

지난 3월 14일 러시아 전역에서 세 번째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다. 이 선거를 통해 푸틴(Vladimir Putin) 대통령이 재선함으로써 對한 또는 외교관계 및 러시아의 경제발전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정책결정에 있어 전통적으로 리더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의 재선으로 인해 새로운 정책이 펼쳐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나 푸틴 대통령은 경제발전에 힘을 실음으로써 강국을 건설하고 강대국의 지위를 회복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국과 러시아 양국은 지난 10여년 동안 양국의 경제, 통상, 과학 협력의 잠재력이 매우 큼에도 불구하고 실망스러울 정도의 협력 수준에 머물렀던 것이 사실이다. 이는 러시아의 경협차관의 연체와 러시아 내의 열악한 외국인 투자환경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CIS 서부지역 국가의 수입업체들이 신용거래 또는 현금거래를 선호하고 있다는 점 또한 활발한 경제교류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윌슨로지스틱스 관계자는 “CIS 국가의 지역 은행에서 발행하는 L/C는 한국에서 신용저하를 이유로 인수되지 않아 수출에 따른 대금결제에 있어 어려움이 많다”여 “이는 현지 은행들의 신용도가 대부분 불량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내업체 진출은 가뭄에 콩 나듯

우리나라의 CIS 국가에 대한 투자는 지난 2003년의 경우 11억여달러, 230여건이 이뤄졌으며 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 러시아, 카자흐스탄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재 일부 가전제품, 자동차 관련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적극적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중소기업이 없어 적극적인 시장진출이 요구되고 있다.
KOTRA 관계자는 “현재 대우자동차와 KT, LG전자 등의 대기업만이 CIS국가에 진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는 CIS 시장에 대한 홍보 부족과 함께 의사소통 장애, 초기 마케팅 비용 과다, 거래 성상 시간 장기화 등을 고려해 진출이 어려운 시장으로 대부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2003년 10월 국제 신용평가 기관 ‘무디스’가 러시아 국가 신용등급을 Baa3, 즉 투자적격으로 상향조정함에 따라 이제 더 이상 러시아 및 CIS 지역에 대한 투자를 머뭇거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CIS 국가들은 대부분 견고한 GDP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은 지난 2000년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으며 물가 및 환율도 점차 안정을 찾음에 따라 생필품 등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과 구리, 원유 등 각종 원자재를 주로 수출하는 CIS 국가들은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올 한해 GDP 상승률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생필품 등 제조업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내 기업의 수출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고부가 제품으로 시장 뚫어라

서기원 KOTRA 알마티 무역관장은 지난해 11월 24일 ‘러시아, CIS 시장 동향 및 진출전략 설명회’를 통해 풍부한 인건비를 통한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하는 중국산 제품과의 경쟁에서 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고부가가치의, 고도화된 상품으로 승부를 걸어야한다고 제시했다.
고도화된 상품의 대표적인 예로는 IT산업과, 건축자재를 꼽았으며 이 상품에 대한 국내 중소기업의 진출 성공사례가 소개되기도 했다.
특히 건축자재는 러시아 및 CIS 국가의 건물이 대부분 노후한 상태로 재건축 및 보수 작업에 돌입한 경우가 많고, 카자흐스탄의 경우 지난 97년 수도를 알마티에서 아스타나로 이전하면서 관공서나 외교단지, 주택단지 등 도시건설 프로젝트가 활발히 추진되고 있어 파이프, 페인트, 벨브 등의 수출 전망이 밝다. 지난 2003년 카자흐스탄에서 진행된 건축박람회에서는 국내 건설자재 생산업체 7곳이 참가, 20만불 상당의 계약을 이루기도 했다.
또한 소득증가로 인해 의료.복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의료장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인접국인 터키산과 경쟁을 하고 있는 문구류도 CIS 국가에서 사랑을 받고 있는, 수출유망 상품으로 꼽혔다. 이밖에도 유무선 통신기기와 광산장비, 식품가공 포장기계, CIS 국가 대부분이 여전히 농업국가임에 따라 쌀 가공기계 등 농기계류 등에 대한 국내기업의 시장진출 가능성도 높다고 서기원 알마티 KOTRA 무역관장은 밝혔다.
또한 중국에 비해 지리적으로 떨어져있어 운송비가 추가로 발생하기 때문에 CIS 국가에 유통물류센터를 설립함으로써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KOTRA는 밝혔다.

불법통관.밀수 등 여전히 성행

수년동안 사회주의체제를 지낸 러시아 및 CIS 국가는 아직까지도 통관에 있어 불법이 성행하고 있다.
동해해운 관계자는 “CIS 국가들의 통관은 관료들의 뇌물수수나 관료주의 등 불법 통관이 성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기원 KOTRA 알마티 무역관장 역시 “일반 소비재 등을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통관을 받을 시 타제품과 경쟁이 되지 않을 정도로 편법 통관이 비일비재하며 보따리 장수 등도 난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로 수출되는 전자제품의 경우 TSR의 끝에 위치한 핀란드 창고로 운송한 뒤 육상운송인 트럭 등을 이용해 다시 모스크바로 가져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는 핀란드에서 육상운송을 통해 모스크바로 가져올 경우 국경지에서 트럭 한 대당 얼마만큼의 통관비를 납부하는 식으로 통관을 처리, 정식적인 통관절차 시보다 오히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또한 TSR을 이용할 경우 통관을 받는 방법은 2가지가 있다. 이는 선박에서 하역 후 통관을 받는 방법과 TSR을 이용, 목적지에 도착한 후 통관하는 방법이며, 각 지역에 따라 통관절차 및 비용의 차이가 있다.
동해해운 관계자는 “모스크바와 보스토치니에서 통관을 한다고 예를 들면 모스크바는 100원, 보스토치니는 50원하는 등 각 지역마다 통관비용에 있어 차이가 있다”며 “하주 및 포워딩 업체는 이를 잘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러시아 및 CIS 국가는 대부분의 공산품에 대해 안전증명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으나, ISO 등 국제규격기관이 발급한 인증을 인정하지 않고 자국 기관들이 발급한 인증을 요구하고 있어 시간과 경비가 많이 소요되고 있다.

자국산업 보호 위해 높은 관세율 적용

러시아 및 CIS 국가들은 자국산업의 육성 및 자국의 제품을 보호하기 위해 완제품에 대해서는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제품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제품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원료 등은 최저 관세를, 그 다음으로 반제품에 있어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입관세는 10~20% 수준이며 세금수수료가 15%, 부과세 20% 등으로 제품가격의 50% 정도가 수입관세로 부과된다. 이 관세는 중앙은행에서 외환시세를 따져 부과, 루블로 납부하게 되며 중앙정부에서 관세법이 결정되면 6개월 동안 변경을 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다. 또한 관세율이 정해지고 공표되면 180일이 지난 뒤 법적 효력을 갖게 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재정수입증대를 위해 수입통관을 강화하고 있어 단순 상품판매는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CIS 국가들은 지리적으로 남부의 회교권 국가들과 러시아 및 중동, 유럽지역 등과 근접해 있어 지역경제공동체를 구축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CIS 국가들은 자유무역지대를 갖추고 있어 역내 상품에 대해서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벨로루시는 러시아를 비롯한 4개 국가와 관세동맹을 맺고 있어 기타 세제 및 행정상의 혜택도 누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또한 흑해 연안국들과 흑해경제협력체를 결성했으며 아제르바이잔은 인접 회교권 국가들과 경제협력체(ECO)를 맺고 통상 및 투자분야 등에서 협력관계를 공고히 해나가고 있어 국내 기업 제품과 경쟁 시 타격이 예상된다.

[러시아, 그리고 CIS]
12개 공화국이 독립국가연합 형성

여전히 러시아는 제1의 국토대국
가맹국들 상호간 협력방안 추진

[러시아] 러시아의 정식명칭은 러시아 연방(Russian Federation)이다. 1992년 1월 소련이 해체되면서 국가연합체인 독립국가연합(Commonwealth Independent States;CIS)에 속해 있다. 러시아는 소련의 붕괴이후 영토 및 인구의 대부분을 상실했지만, 면적은 1700만㎢로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넓다. 또한 중국과 인도, 미국에 이어 1억 5000여만명의 세계 4위 인구대국이다.
러시아의 행정단위는 넓은 땅덩어리만큼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아디게야, 바슈키리야, 부랴티야 등 공화국이 총 21개, 6개 지방과 1개의 자치주, 10개의 자치구, 2개의 연방시 등 총 89개의 행정단위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구소련 시절부터 경제적, 지리적, 문화적 특징이 유사한 지역을 북서연방지구, 중부연방지구, 남부연방지구, 볼가지구, 시베리아지구, 극동지구 등 7개 연방지구(Federal Distict)로 묶어 지역경제 단위별로 계획을 세워 경제계획을 효율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러시아는 넓은 국토로 인해 덕을 보기도 하지만 때로는 광활한 국토 때문에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다양한 지질구조의 발달로 인해 다양한 종류의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광활한 국토는 효율적인 행정과 사회간접자본의 균형적인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을 뿐 아니라 많은 지역문제를 발생시킴으로써 국가 통합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CIS] 구소련의 해체와 더불어 그 넓은 국토는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의 발트3국을 비롯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의 여러 국가로 나눠지게 된다.
이 중 러시아, 벨로루시, 몰도바, 카자흐스탄 등 11개 공화국은 1991년 12월 21일을 기해 독립국가연합(Commonwealth of Independent States;CIS)을 형성하고 정치, 경제 등의 협력을 약속했다. 1993년 10월 그루지아가 가입함으로써 CIS는 현재 총 12개 공화국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알마아타에서 출범식을 갖고 이어 정상회담을 열어 루블화공동은행 창설과 공동 텔레비전과 라디오 설립 등에 대해 합의를 이끌어내고 1993년에는 독립국가연합 창설 2주년을 맞아 가맹국간의 ‘협력 및 신뢰구축에 관한 공동선언’을 채택하기도 했다.
CIS의 조직은 최고협의기구라고 할 수 있는 국가원수평의회와 산하의 총리협의체, 그리고 가맹국의 해당 장관들로 구성돼 실무를 담당하는 각료위원회로 구성된다. 연 2회 이상 정상회담이 개최되고 협력체제의 효율적인 확립은 위해 6개월 임기의 순회의장제를 도입, 총리협의체는 연 2회, 각료위원회는 연 4회 이상 열도록 돼 있다.

[우리나라와 러시아.CIS 관계]
물류기업 진출 가능성 높아

"물류기업 진출 가능성이 보인다"
러시아와 우리나라는 지난 1990년 9월 30일 수교를 맺으면서 양국간의 교류는 더욱 활발해졌다. 지난 1996년에는 양국교역이 49억 8000억불을 기록하는 등 매년 급속히 확대됐지만 1997년 우리나라의 외환위기와 1998년 러시아의 모라트리움(대외채무 지불 유예 선언)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이다가 다시 2003년부터 활기를 띄고 있다.
구소련 지역 서비스 전문기업인 우진글로벌로지스틱스 김석운 이사는 “러시아 및 CIS 국가의 수출입 물량은 지난해 증가세로 반전된 이후 현재까지 그 수준을 유지하는 상태”라며 “CIS 국가의 발전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물량 증가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對CIS 교역에 있어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CIS 국가로부터 각종 원자재를 대량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자동차를 비롯해 기계류, 석유화학제품, 핸드폰, 가정용 전자제품 등을 주로 수출하고 철강제품이나 원유, 우라늄, 유연탄 등의 광물성 연료와 명태, 어란, 게 등의 수산물, 원목, 펄프 등 농수산물이나 반가공 제품을 주로 수입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제외한 우리나라의 對CIS 서부지역 교역에서 약 87%를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이 우즈베키스탄. 이들 2개국 외의 몰도바, 그루지야, 아르메니아 등 대부분 국가들과의 교역액은 전체의 2.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국가간의 경제교류가 활발하지 못하고 특별한 경제적 현안이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산-보스토치니간 해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동해해운 관계자는 “지난 1991년 항로 개설 당시 한 주에 600 TEU 나가던 것이 현재 4,000여 TEU가 수출될 만큼 교역량이 급증세를 보여왔다”며 “이는 앞으로 러시아 및 CIS 국가와 우리나라간 물류시장의 확대 가능성과 우리 물류기업들의 진출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조영옥 기자, twins@k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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