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재규 우정사업본부 우편사업단장

"서비스력 키워 물류사업자로 전환"

- 공격 마케팅보다 서비스수준 높이는데 주력
- 전체시장을 선도하면서 업계 리더로 나선다
- 선진 우정사업 벤치마킹 통해 종합물류기업 완성

정보통신부 산하 우정사업본부가 단순한 우편배달, 택배사업에서 벗어나 물류사업자로 나선다. 우정사업본부 박재규 단장은 "여전히 우체국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수준이 열악한 만큼 올해는 시장확대를 위한 공격 마케팅보다는 서비스 수준을 민간택배사 수준으로 높이는데 주력해 사업을 단순 배달업에서 종합적인 물류사업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우정사업본부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서비스만족 수치는 여전히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평가이다. 이 같은 배경에는 예전의 철 밥그릇이란 공무원적 사고가 가장 큰 요인이다. 수십년동안 몸과 사고를 지배하는 공무원들의 서비스 마인드는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는다라는 것이 자체적인 판단이지만, 우정사업본부내 우체부들의 현실인식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우체국의 경우 지난 몇 년간 민간기업처럼 대규모 감원과 명예퇴직으로 고령자가 급격하게 세대교체 되는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우편사업에서 민간 택배사들의 서비스 최고주의가 속속 우체국 전체사업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정사업본부는 인터넷의 발달로 우편물의 감소는 해가가면 갈수록 떨어지는 만큼 예전의 마인드로는 사업을 접어야 할 정도로 시장의 현실은 바뀌고 있어 전격적인 민간 전문가를 영입했다.
한편 우정사업본부가 갖고 있는 장점은 앞에서 열거한 한계를 극복하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우정사업본부는 민간사업자들은 엄두를 못내고 있는 읍면 단위로 전국 3,800여개의 물류네트웍을 갖추고 있다. 이와 같은 전국 방방곡곡의 네트웍은 일반사업자는 비용과 네트웍구축의 시간 상 하루아침에 이룰 수 없는 장점이며, 자본력만으로 밀어부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막강한 네트웍을 바탕으로 서비스력만 확보된다면 민간 경쟁사들과의 치열한 시장다툼 없이도 전체시장을 선도하면서 업계 리더로 나설수 있다는 것이 우정사업본부의 박재규 단장의 의견이다.
박재규단장은 "우정사업본부의 궁극적인 목표는 독일 우체국인 도이치포스트와 같은 성공"이라고 말했다. 도이치 포스트의 경우 독일 우체국으로 시작해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세계적인 물류네트웍과 인프라를 기반으로 물류 종합기업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우리 우체국도 이를 벤치마킹해 단순한 우편배달사업에서 탈피해 시장을 이끌어내는 종합적인 물류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본지는 현재 우정사업본부에 대한 개괄적 현황과 문제점, 더 나아가 향후 국가 물류체제를 선진화하겠다는 전략을 알아보고, 박재규 단장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서비스개선 전략과 우체국의 미래에 대해 들어 보았다.
<손정우 기자, jwson@klnews.co.kr>

정보통신부 산하 우정사업본부가 새로운 이미지 창출을 위해 던진 결정적 카드는 지난 해 우편사업단장에 민간 물류전문가인 박재규(朴哉圭) (주)LG홈쇼핑 상무이사를 영입한 것이다.
우정사업본부가 박재규 단장을 영입한 결정적 동기는 인터넷의 발달과 전기통신, 무선통신, 정보기술의 확산으로 전통적인 우편사업이 중대한 기로에 서 있고, 전자상거래의 확산과 빨라지는 생활 패턴 등으로 고도화되고 있는 고객의 서비스 욕구 충족과 보다 과학적인 선진 물류기법을 공공기관에 도입해 새로운 우편물류기업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요청에 따른 것이다.

◎우체국 서비스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
자신이 몸담고 있는 우체국에 대한 박재규 단장의 시각은 "우체국은 전국에 1면 1국주의로 운영해야 하는 공익역할을 가지고 있어 조직자체가 거대하고 민간기업처럼 민첩한 시장대응이 어려운 단점이 있으나, 연간 55억통의 우편물의 소통과 이에 수반되는 1조 6천억원의 예산, 그리고 비정규직 1만여명을 포함해 전국 3,800개 네트웍에서 일하는 3만명의 인적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만큼 서비스부문만 업그레이드 된다면 국가 물류사업을 리더 할 수 있는 조직"이라고 말했다.
박재규 단장이 해결해야 할 부분은 우선 소포배달에 있어서 정보처리의 미흡과 우편물과 택배가 공동으로 운영되면서 실시간 화물추적이 여이치 않다는 점이다. 박 단장은 "여전히 현장 우편배달업무가 민간 택배사들처럼 수취인 부재시 고객 요구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으며, 최근 첨단화로 무장하고 있는 물류흐름에 대한 정보제공과 특화서비스인 SMS(문자메세지)서비스등 각종 첨단 정보 제공서비스 부재가 우체국 택배의 한계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우편사업국은 현대화된 정보화 전략을 통해 투자를 확대하고, 현재 배송에 이용되는 오토바이도 차량으로 전환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선진 우편사업을 펼치고 있는 독일 도이치포스트의 경우 적정 우편물 배송료를 기반으로 다양한 물류사업을 확장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선진국과 비교해 턱없이 낮게 책정돼 있는 우편요금으로 투자에 적극적이 못한 한계를 보이고 있다. 박재규 단장은 "국가 물류방향 설정에서의 문제점은 공항과 항만등 하드웨어 구축에 초점이 맞춰져 실체가 없는 것이 문제인 만큼 인프라보다는 엔티티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 역시 우편사업이 중심이 되어서는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현 사업의 중요도를 물류사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박재규단장은 오랫동안 고착되어 있는 직원들의 마인드를 민간 서비스업체들의 적극적인 마인드로 바꾸고, 타률적인 서비스에서 스스로 고객을 만족시키는 능동적인 마인드로 전환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다양한 서비스 업그레이드 방안을 만들어 매일매일 체크하고 있다.

◎향후 전략
박재규 단장은 "중국 우정국의 경우 자체적으로 화물기를 보유해 적극적인 물류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장기적으로는 고객의 요구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의 국제물류서비스인 EMS는 국적항공사에서 여객기 스케쥴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여타 특송사들과 비교해 배송기일을 고객의 니즈에 맞추지 못하고 있어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는 고객의 수요에 맞는 맞춤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자체투자를 확대해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 박 단장의 구상이다. 또한 방문접수도 인력과 장비를 늘리고, 부가가치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고객을 찾아가는 서비스개념으로 전체 마케팅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이를 위해 화물의 종추적서비스를 오는 11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등기소포의 경우 인터넷과 콜센터를 통해 최종결과를 알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특히 기업의 다량우편물 유치를 위해서 별도의 우편마케팅팀 신설과 우체국택배 매출증대를 위해 방문접수인력 보강(153명), 차량(153대) 및 PDA(1,065대) 보급, "우체국택배 5대만족 서비스운동" 전개하고 있다. 여기다 EMS 매출증대를 위해 지하철 및 옥외전광판 광고, 외국기관과의 전략적 제휴(싱가폴, 캐나다) 실시를 통한 수익 증대방안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시장은 국 내·외 경제여건 악화로 우편물량이 전년대비 5.4% 감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우체국택배 매출증대(1,623→1,810억원, 전년대비 11.5% 성장), EMS 매출증대(1,069→1,194억원, 전년대비 11.7% 성장)에 힘입어 우편영업수익은 전년대비 1.9% 증가했다. 따라서 물류인프라 강화 등을 통해 국제우편물류센터, 우편집중국 건설 등 우편물류 인프라 확충하고 집배·우체국택배용 PDA 및 무인우편창구 확대와 우편물류통합정보시스템 구축을 통해 소포사업 활성화를 위해 조직체계 정비, 요금제도 탄력적 운용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소포배달사업의 아웃소싱 확대(602명 → 624명)와 박재규단장부임 후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우체국택배 5대 만족서비스 운동 추진 및 소포관제시스템 개발등으로 공격적인 시장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민간 택배사들과의 업무제휴도 지방권 소도시 읍면 단위로 배송되는 화물의 경우 시너지를 발휘 할 수 있는 형태로의 비즈니스모델를 만들 계획이어서 경쟁과 더불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기반조성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경력
박재규 단장은 1960년 생으로 전북 정읍에서 출생,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하고, 미국 퍼듀대학교 대학원에서 산업공학을 전공 MIT 대학 경영대학원에서는 마케팅을 전공했다. 이후 동 대학 경영대학원 박사과정에서는 물류공학을 전공하는 등 물류산업에서 필수적인 다방면의 이론을 공부했다. 한편 1995년부터 LG그룹 구조조정본부에서 일을 하면서 해외 JV설립, 전략 신사업 개발, 해외 해외자본 유치 등의 업무를 담당해 왔다. 특히 2001년 6월부터 LG홈쇼핑에서 마케팅본부장, 전략혁신본부장, 고객서비스부문장으로 근무, 체계적인 마케팅 및 브랜드전략을 추진해 대한상공회의소 주관 유통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등 이론과 민간기업에서의 현장경험을 두루 갖춘 전략가로 평가 받고 있다.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났으나, 부친의 사업 실패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나 굳건한 의지로 학업에 매진하였으며, 미국 퍼듀대학 은사의 소개로 MIT 대학에서 6년간 장학금으로 공부한 입지전적인 인물로 이러한 경험 때문에 사회와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도 많다.
한편 개인적으로는 사물에 대한 통찰력이 뛰어나며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정신도 매우 강한 반면, 사람 사귀기도 좋아해 인화와 단합에도 장점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재규 단장은 "지난 2000년 7월 우정사업본부출범은 기존 우편물배송사업이 한계에 봉착,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하는 당면과제를 가지고 있었다"며, "「다시 찾고 싶은 우체국」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통해 고객만족도조사 4년연속 1위, 행정서비스헌장 추진종합평가 1위 등의 성과를 거뒀지만, 여전히 민간 택배사와 서비스지수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만큼 부임 이후 가장 주력하고 있는 것이 바로 서비스 업그레이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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