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관에도 Well-being 바람 불다

최근 바쁜 일상과 인스턴트 식품에서 벗어나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 웰빙(well-being)이 새로운 문화코드로 자리잡고 있다.
육류보다는 채소를, 금주와 금연을 하고 헬스장, 스쿼시, 수영장 등으로 향하는 직장인이 늘어나는 오늘날 바쁜 업무에도 불구하고 틈틈이 건강을 지키는 동호회가 있어 찾아가 봤다.
동호회가 활동하고 있는 지하 탁구장에 가기 위해 계단을 내려가고 있을 쯤 우렁찬 기합 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다.

-여직원들 “도복도 마음에 들어요”
‘밀수를 단속하기 위해 땀이 흠뻑 젖도록 뛰어다니는 세관 직원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에도 부족한 여가시간에 무술동호회 활동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의구심은 월요병으로 고생할 월요일 오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43명의 모든 회원이 참가해 무술을 연마하고 있는 모습을 보자 깨끗이 해결됐다.
무술동호회는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주 2회, 오전 11시 20분부터 1시간 정도의 점심시간을 이용해 활동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업무에 지장을 주거나 여가시간을 이용해 모임에 참석해야하는 등의 부담감이 없어 그 어느 동호회보다도 남자 직원들은 물론 여직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탁구와 볼링동호회에서도 활동하고 있다는 조사과 최윤선(여)씨는 “점심시간을 이용하기 때문에 시간적인 제약이 없다”며 “세관에서 지원해준 도복도 마음에 들고 자체 경비가 들지 않아 경제적인 부담도 없다”고 말했다.

-따라주지 않는 몸. 6개월 후엔 나도 유단자!
깨끗한 도복으로 무장한 회원들은 자신의 생각과 달리 따라주지 않는 몸(?)에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지만 모두들 진지한 모습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서울세관 무술동호회 회장인 조민호(3조사관) 과장은 “지난 3월 4일에 발대식을 갖고 활동에 들어갔기 때문에 아직은 스트레칭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며 “6개월 후가 되면 모두들 무술연마자가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세관 이종인 세관장 역시 “무술동호회가 마약과 밀수 단속 등의 힘든 업무를 수행하는 세관직원들에게 강인한 체력을 단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서울세관은 직원의 안전을 위해 별관 지하 탁구장에 메트리스를 설치하고 외부강사료와 도복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에서도 무술동호회의 활성화를 위해 오는 4월 경찰청 무술교관의 순회교육을 실시하기로 했으며 각종 체육대회 시 경기종목으로 채택하거나 시범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인천, 부산, 인천공항세관도 발대식 가져
한편, 무술동호회는 서울세관 외에도 부산, 인천 세관이 지난 2월 19일에 발대식을 가졌으며 인천공항세관이 뒤를 이어 2월 22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들은 세관에 근무중인 무술유단자 또는 외부강사를 초빙해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적게는 한 주에 한번씩, 많게는 두 번씩 자체적으로 모여 훈련을 하고 있다.
지난 4일부터 서울세관 무술동호회의 교육을 맡고 있는 정민호 강사(논현태권도도장 관장)는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모두들 진지하게 교육에 임하고 있다”며 “현재는 굳어있는 몸을 풀어주는 단계이지만 점차적으로 고난위도의 훈련을 실시해 43명 모두가 무술유단자가 될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조민호 회장은 “무술동호회에 참가하고자 하는 직원은 언제든 대환영”이라며 “업무를 처리하는데 있어 도움도 되고 헬스클럽에 가지 않고도 기초체력을 키우는 것이니 일석이조가 아니냐”며 웃음을 나타냈다.
체력과 함께 함박웃음을 통해 동료애까지 함께 키우고 있는 서울세관 무술동호회. 첫발을 디딘 만큼 초심을 잃지 않는, 최선을 다하는 동호회가 되길 바란다.
<조영옥 기자, twins@klnews.co.kr designtimesp=18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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