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P 방식으로 수요 끌어낸다”

국내 굴지의 한 IT기업은 2004년도에도 SMB(중소중견기업)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한 사업에서 두 자리수의 매출 신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세일즈 및 마케팅 채널 확충을 통한 매출 증대, 특화 솔루션의 산업별 리더쉽 확보, Low-end 서버 및 소프트웨어를 통한 매출 증대, 보다 정교화되고 다양해진 Express Offering의 제공을 위해 노력한다는 전략이다.
이 IT기업의 이 같은 SMB(Small and Medium Business) 시장 전략은 정보화 시장과 관련 두가지 방향으로의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IT기업들의 타깃이 SMB쪽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과 IT기업들이 중소, 중견기업 위주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 유통 물류시장을 새로운 개척시장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이와함께 기업환경의 글로벌화와 물류기능 아웃소싱 확대 등이 유통, 물류시장에서의 정보화 수요 확대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말 120개 제조 및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물류산업 고도화의 척도라 할 수 있는 물류 아웃소싱 비율(물류비 기준)이 48.4%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2001년과 비교하면 14.6%P(2001년 33.8%) 상승한 것. 대한상의는 이 같은 현상을 최근 기업의 비용절감 및 핵심역량 강화노력이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하면서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략] 이에따라 물류IT 솔루션 개발, 공급업체들은 올해 중소규모 유통·물류기업들에 대한 공략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올해는 ASP사업자들의 중소, 중견 물류업체에 대한 접근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ASP 사용자나 또는 예상사용자는 대부분 대기업을 제외한 중견, 중소기업이 주를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기업은 특성상, 규모상 ASP 보다는 단독 시스템 도입이 적합하며, 대부분 이미 기 구축을 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정보화가 미진한 중견, 중소 기업이 대부분의 ASP사업자의 주요 타깃이 될 것이란 얘기다.
ASP가 중소, 중견 물류업체들에게 먹힐 것이란 판단에는 이들 물류업체들이 자체 솔루션 개발을 위해 투자할만한 여력이 없다는 사실과, 물류업체들에게는 다양한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백화점식 기성 솔루션이 적합하다는 인식이 바탕에 갈려 있다.
한국EXE컨설팅의 김진하 이사도 앞으로 중소, 중견 유통·물류시장에서는 ASP 수요가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사례] 중소 물류업체를 특화한 솔루션은 아니지만 IBM과 한국EXE컨설팅이 내놓은 ‘SCM e호스팅 솔루션’도 SMB기업용 ASP다.
SMB 기업에게 물류비용이 적지 않은 부담이 되어왔음에도 불구하고 SMB기업들이 대규모 기업들에 비해 물류정보시스템에 대한 투자가 미진했던 이유는 불확실한 투자 효과를 기대하고 높은 초기 투자비용을 지불하기 어렵다. 이에따라 IBM과 EXE컨설팅 양사는 물류비용 절감을 위한 새로운 VNS(Value-Net Service)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그 결과 SMB기업 고객의 물류정보시스템 구축 및 운영을 위한 Power SCM eHosting Solution이라는 ASP오퍼링을 개발한 것이다.
KT(logis.bizmeka.com)와 창의정보시스템(주)(www.tacbae.co.kr)도 양사의 핵심역량을 엮어 국내 중소규모 택배·물류운송 기업의 정보화 지원을 위한 ‘bizmeka 물류관리 서비스’를 출시하고 이달부터 서비스에 들어간다.
그동안 중소 택배사나 정기화물운송업자들은 자체 IT 인프라의 미비는 물론 투자비 부담 등으로 서비스의 시스템화를 추진하는데 주저해 왔다. 그러나 ‘bizmeka 물류관리 서비스’의 등장으로 이러한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bizmeka 물류관리 서비스’는 물류·유통·배송업체를 대상으로 정보 시스템을 구축, 판매업체와 시스템을 연결함으로써 화물접수, 화물추적, 수배송, 반품 및 재고관리, 정산·결산 등의 통합 물류관리 솔루션을 임대 ASP 형식으로 제공, 이를 바탕으로 물류관련 업무를 전산화하여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빌려쓰는 IT 솔루션이다.

[전문가에게서 듣는다] 류동식 (주)자이오넥스 대표이사
“통합·최적화 단계는 아니다”

제조업의 사내물류, 구내물류, 생산물류에 초점이 맞추어져왔던 SCM이 제3자물류, 창고 쪽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이에대해 류동식 (주)자이오넥스 대표이사는 “회사내부가 아니라 화물(상품)이 회사에서 출고된 이후부터의 고객응대, 다시 말해 정확한 배송과 납기준수 등이 필수가 되었기 때문에 물류분야의 SCM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같은 상황변화에 따라 제조업체들도 협업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류동식 사장은 “인터넷 온라인 판매형태가 확산되면서 Visibility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력 키우기 차원에서의 협업이 활발해지고 있다.”면서 Visibility 확보를 위해서는 본사 차원의 정보 집중관리가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그동안 시스템들이 개별 창고나 개별 물류업체에 깔렸지만 앞으로는 연계, 통합의 방향으로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물류기능 아웃소싱이 확대되면서 통합의 필요성도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류분야의 경우 WMS, DPS, TMS 등 물류지원형 솔루션이 많이 나오고 있는 등 시스템 도입환경이 좋아지고 있다.
그러나 류동식 사장은 물류·유통업계의 열악한 경영환경과 복잡한 유통구조가 걸림돌이라고 지적한다.
유통업계나 물류서비스업계의 경우 정보화 투자가 어려울 만큼 영세한데다 유통구조자체가 가시성을 확보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류동식 사장은 “예를 들면 지입차 운영이 많기 때문에 누가 배송하는지, 재고상태는 어떤지 등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유통구조를 개선하거나 현 시장의 유통구조를 꿰뚫을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고 말한다.
영세 물류사업자들이 정보화에 대한 투자를 어느정도 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이제는 ‘싼 것’으로 승부할 수는 없다. 분명한 정보제공이 강점이 될 것이다.
류동식 사장은 기업들의 정보화 투자보다는 제도적, 정책적으로도 중소 유통업체들이나 물류서비스업체들이 SCM을 제대로 구축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물류, 통관 부문 정보화에 있어서는 국가적 차원의 시스템 표준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바코드나 RFID는 이런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올해는 가시적인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IT솔루션 기업들이 영세하고 중소형인 유통업체나 물류서비스업체에게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한계다. 류동식 사장에 따르면 중소형 유통·물류업체들의 경우 프로젝트 자체가 작아 수익성이 낮은 데다 시스템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아 교육에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제조업체에도 문제가 있다. 류동식 사장은 “제조업체들이 물류서비스업체에 아웃소싱하기를 꺼리는 데다 아웃소싱하더라도 시스템도 자신들의 것에 맞추기를 요구하기 때문에 3PL업체들의 정보화가 사실 어렵다.”고 말한다. 이런 측면에서 중견, 중소물류기업들은 ASP 쪽이 유리할 수 도 있다.
류동식 사장은 당분간 유통업계나 물류서비스업계의 경우 통합 SCM 솔루션보다는 기본적인 창고관리, 물류추적 시스템이 깔리는 시장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바탕이 깔리고 기본 정보화가 숙성된 후 시스템 최적화 단계에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에게서 듣는다] 김진하 한국EXE컨설팅(주) 이사
“패키지형 솔루션 도입 바람직”

물류시스템은 일반 IT솔루션과 다르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물류시스템이 없는 것이 당연하다. 있어도 대기업 SCM 속이 들어가야 하므로 자체적인 시스템 구축의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김진하 한국EXE컨설팅(주) 이사는 상황이 바뀌고 있다고 한다. 그는 “한국의 대기업들은 글로벌 기업들의 SC상에 있기 때문에 SCM에 대한 관심을 갖고 프로세스를 개선해 나가고 있다.”면서 중견, 중소기업도 대기업의 SC상에 있는 만큼 SCM에 대한 필요성을 실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유통·물류서비스 업체들도 이에 부응한 정보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진하 이사는 “중소, 중견 유통·물류기업들은 자체 시스템 구축보다는 ‘기성복’ 다시말해 필요한 모든 솔루션들을 두루 갖추고 있는 패키지형 솔루션 도입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미 경쟁력 있는 자체 시스템을 갖추고 있거나 자체 시스템 구축의 여력이 있는 경우, 그 시스템에 대한 고객만족도가 높다면 기성복을 살 필요가 없다. 그러나 기업환경이 그렇지 못한 중소, 중견 유통·물류기업들에게 있어서는 다양한 솔루션이 갖추어져 있어 필요에 따라 이를 조합해 쓸 수 있는 패키지형 솔루션 도입이 도움이 될 것이란 얘기다.
김진하 이사는 “기성품이지만 패키지내에 모든 관련 프로세스를 다가지고 있어 선택의 폭이 넓은데다 자사 서비스환경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에 기성복으로도 큰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다만 기성 패키지를 도입할 경우 컨설팅이 필요하다. 필요한 솔루션들을 잘 조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이사는 “고객 기업에 맞는 최적의 프로그래밍을 위해서는 패키지의 장점과 고객인 3PL의 사상을 조화시킬 필요가 있다. 그것이 컨설팅이다.”고 설명한다.
김진하 이사 역시 중소, 중견기업들의 정보화를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믿음’이 우선 확보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는 “중소 중견 유통 물류기업을 정보화 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사용하면 좋다’는 확신을 주어야 한다. 이것이 숙제다.”고 말한다.
김진하 이사는 앞으로 중소, 중견 유통·물류시장에서는 ASP 수요가 많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는 EXE의 예를 들면서 대형업체 시장에 창고관리시스템 중심의 SCM은 어느정도 보급되었으며 이제 중견기업으로 타깃이 넘어갔다고 상황을 설명한다. 이같은 상황변화를 반영하듯 소기업까지 대상을 확대한 저렴한 가격의 ASP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김 이사는 또 올해는 대형유통업체들의 WMS 시장이 활성화될 것을 전망했다. 금년에 경기회복되면 해외시장의 상품을 가져다 국내 판매해야 하므로 이 부문의 물류솔루션 개발과 공급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다. 이와함께 포워더, 해운 등 해운물류시장에서는 Visibility와 관련된 솔루션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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