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유 기피증에서 벗어나라!

3PL과 고객간 완벽한 파트너십이 Power
‘스피드’ 강화 위한 투자 아끼지 말아야

信賴 줄 수 없다면 아웃소싱 받기 어렵다
직원만족이 곧 서비스 만족으로 이어져

행동하는 리더, 곽영욱 대한통운 사장을 만났다.
국내 최대 물류인프라와 70여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한 물류노하우는 대한통운의 최대 강점이다. 이러한 강점에 더한 과감한 IT분야 투자가 ‘3PL 기업물류 부문에서의 두각’이라는 시너지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대한통운은 많은 기업들로부터 물류업무를 아웃소싱 받아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대한통운을 믿고 일을 맡긴 기업에게 ‘물류비 절감’ ‘물류합리화’라는 맛난 결실을 선물하고 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이 있다. 기업들이 ‘정보공유 기피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보를 공유하지 못하면 高質의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

‘인식전환’ 됐지만 ‘자세전환’ 안돼

郭 사장은 “IMF를 겪으면서 우리 기업들의 생각이 많이 바뀌고 있다”면서 “문어발식 경영보다는 아웃소싱이 유리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으며 생산의 글로벌화라는 경영환경의 변화도 3PL의 수요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한다.
하지만 ‘물류업무는 너희들이 알아서 해다오’하면서도 물류업무 대행의 기본전제라 할 수 있는 ‘정보’ 제공에는 인색한 것이 우리 기업들이다.
郭 사장은 “국내 기업들이 3PL의 필요성을 느끼고는 있지만 아직 완벽하게 문을 열지 않고 있는 부분이 생산라인의 정보, 자체 글로벌 수요 정보 등이다”라면서 “점차 나아지고는 있지만 국내 아웃소싱 활성화를 저해하는 최대 걸림돌은 역시 ‘정보공유 기피증’”이라고 지적한다.
3PL은 아웃소싱 받은 고객기업의 원자재 수급정보, 생산물류 정보, 재고관리 정보, 국내외 수요정보를 제공받아야만 원자재 조달, 원자재 재고관리, 해외 판매물류까지의 전 물류활동을 원활하게 대행할 수가 있는 것이다.
여기서 하나 더 짚고 넘어갈 것은 아웃소싱 하는 하주기업들의 자세다.
3PL과 하주기업들 간의 정보공유를 위해서는 양측 시스템간의 호환성이 뛰어나야 한다. ‘하지만 자기 시스템만을 고집하는 하주들이 많다’는 것이 郭 사장의 지적이다.
게다가 물류업무를 아웃소싱해 놓고도 ‘갑’의 입장에서 자기들 정보를 온라인으로 연계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으로 제공, ‘너희가 (너희 시스템에) 입력하라’는 식의 자세를 보이는 기업들도 있다고 한다.
정보공유 시스템이 3PL 서비스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 다시 말해 자체 Logistics Power는 물론 물류서비스기업, 나아가 국내산업의 물류力을 좌우한다는 것을 하주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정보공유 기피증과 파트너십 부재에 기인한다고 하겠다.
郭 사장은 “물류는 흐름이다. 따라서 하주들도 제품 공장에 원자재가 투입되는 과정, 화물이 창고에서 포크리프트에 의해 수송장비에 실리는 과정, 부두에서 선박에 실리는 과정, 목적지에서 하역되어 수송되는 전 과정과 그 때 적용되는 시스템 및 장비의 연계형태 등 모든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노하우가 있어야만 3PL과의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면서 3PL과의 파트너십의 핵심이 ‘과정, 과정마다 생성되는 정보를 3PL업체와 공유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물류의 생명은 ‘스피드’

대한통운의 3PL사업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다국적 화학업체인 LG다우의 경우 원재료 수입과 완제품 수출에 따른 일괄 물류업무를 대한통운에 맡겼다. 본사에는 물류담당 직원만이 관리인력으로 남아 있을 뿐 모든 물류활동과 관련된 업무를 대한통운에 일임했다.
郭 사장은 “LG다우가 우리나라에 진출하면서 순수하게 생산공장만을 세우고 모든 것을 3PL에 맡겼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해석한다. 이는 LG다우가 ‘생산 이외의 것은 모두 3PL에 맡기는 것이 이익’이라고 판단했음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이 3PL에 맡긴다면 걱정할 것 없다’는, ‘信賴’를 바탕에 깐 전략이라는 얘기다.
하주기업의 3PL에 대한 ‘신뢰’의 기준은 종합물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네트웍과 디지털환경 적응력이다.
이런 측면에서 대한통운은 전문물류기업을 지향하는 기업들에게 벤치마킹 대상이다.
郭사장은 “디지털 시대란 네트워크 시대를 말한다”면서 기업성격상 오프라인 기업이라 할 수 있는 대한통운이 어떻게 ‘스피드’가 경쟁력의 핵심인 디지털시대에 적응,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취급점이 많다는 것, 다시 말해 거미줄 같은 네트웍이 대한통운의 강점이다. 대한통운은 현재 전국 40여개 지점과 350개의 영업소, 1만1,000여 개의 택배 취급점을 보유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 지난해 개설한 시카고 지점을 비롯, 샌프란시스템, LA, 뉴저지, 동경, 베트남, 영국, 리비아 등 해외법인을 포함, 10개의 해외지사가 운영되고 있다.
지난 2000년에는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威海, Weihai)에 사무소를 설치, 중국 최대선사인 차이나쉬핑의 물량처리업무를 돕고 있다. 일본지역의 경우 이미 1966년 일본통운과 제휴를 맺고 한·일 양국의 상호 내륙운송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이밖에도 원활한 국제물류업무를 위해 자회사인 대한통운국제물류와 상호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1966년에는 세계 최대 특송·택배업체인 UPS와 국내에 (주)UPS-대한통운을 설립, 운영하기도 했다.
‘네트웍’은 물류의 생명인 ‘스피드’를 좌우한다.
디지털시대의 전문물류기업들은 IT부문에 대한 투자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郭 사장은 “대한통운은 LG다우의 물류업무를 아웃소싱 받아 원자재 조달, 원자재 재고관리, 해외 판매물류까지 전 과정을 자체 물류지원 시스템(GLOPS-글로벌 로지스틱스 프로바이딩 시스템)을 통해 지원한다”면서 이는 IT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디지털시대를 함께 하는 물류전문기업의 3PL 역할 수행은 IT에 대한 투자가 있어야 가능하다. 주문관리(OMS)·운송관리(TMS)· 창고관리(WMS) 등 IT 역량을 확충해나가지 않고서는 3PL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Power Up Logistics''의 과제 중 하나가 IT부문의 강화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직원만족이 고객만족 낳아

郭 사장은 국내 물류기업들이 전문물류기업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업主가 먼저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익’만을 추구해서는 ‘서비스’가 생명인 물류사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 것이란 뜻이다.
그는 “이익만을 추가하다보면 종업원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데 등한할 수밖에 없으며, 그렇게 되면 고객만족에 실패할 것”이라고 말한다.
기업主가 ‘많이 벌어 많이 남기라’고만 요구한다면 CEO는 종업원을 쥐어짜거나 실적 부풀리기를 하는 등 직원만족 경영, 깨끗한 경영을 할 수가 없다. 황제경영, 재벌경영의 환경 하에서는 CEO가 소신 있는 경영을 하지 못할 뿐 아니라 직원 사기(士氣)의 핵심인 ‘CEO에 대한 신뢰’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꼬집는 대목이다.
郭사장은 ‘직원만족’이 곧 서비스 만족, 고객만족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국내 물류기업 기업主들의 각성을 촉구한다.
대한통운은 택배 ‘ES맨’들을 ‘특진’시키는 등 고객접점에서 택배업체 서비스의 질을 좌우하게 되는 ‘ES맨’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있다. CEO는 ‘ES맨’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 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고객은 고품질 서비스 원해

郭 사장은 난립상을 보이고 있는 국내 물류서비스업계에 대해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객들은 이제 무조건 ‘싼 것’만을 원하지 않는다. 고품질 3PL서비스를 원하고 있다. 郭 사장은 “고객들이 싼 것을 사던 시대는 갔다.”면서 “비싸더라도 서비스 질(質)이 좋은 물류기업이 선택받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고 기업경영환경의 변화에 대해 설명한다.
이런 환경 하에서는 서비스 질(質) 제고를 위해 투자할 수 없는 중소 물류기업들이 살아남기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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