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Up Logistics, ‘물류價値觀 바로 세우기부터’

‘물류 立國’으로 승부할 때
물류가 중요하다고 확신하면 투자하라
투철한 서비스정신으로 무장해야

물류신문은 2003년 캐치프레이즈인 ''Power up Logistics''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찾는 첫 단추로 국내 최고의 물류기업인 (주)한진의 대표이사 김인진(金仁珍) 사장을 만났다.
김인진 사장은 한국 물류산업의 앞날을 밝게 보고 있다. 그러나 현주소 살피기에 가서는 ‘아직 멀었다’고 진단한다.
金 사장은 우리나라가 세계 교역의 흐름의 변화나, 지리적 측면으로 볼 때 최적의 동북아 물류중심임을 확신하고 있다. 이러한 확신이 그로 하여금 한국 물류산업을 희망적 시각으로 보게 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확신에도 불구, 우리 정부나 물류기업, 수출입 제조기업, 나아가 일반 고객들이 물류의 가치에 대한 올바른 인식, 다시 말해 올바른 ‘물류 價値觀’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
김인진 사장은 ‘Power Up Logistics’의 관건은 ‘물류 價値觀 바로 세우기’에 있다고 힘주어 말하고 있다.
金 사장은 “지정학적으로 우리나라는 천혜의 동북아 물류중심일 뿐 아니라 세계 재화 흐름의 중심임에 틀림없다”면서 부산항, 광양항, 인천항, 인천국제공항 등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인천국제공항 반경 2,000km, 다시 말해 비행기로 4기간 거리내에 인구 100만명 이상의 초대형 도시가 40여개나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 같은 훌륭한 물류거점으로서의 위치가 세계 어느 곳에 또 있느냐고 묻는다.
하지만 이 같은 지정학적 가치를 현실화시키고, 극대화시킬 측면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그를 답답하게 하는 것 같다. 무엇보다 물류인프라인 SOC 투자가 따라주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동북아 물류중심지화를 강조하고, 너 나 할 것 없이 물류의 필요성을 외치지만 이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은 물류의 가치를 切下시키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말만 할 뿐 실천하지 않는다면 (동북아 물류중심지화라는) 희망과 가능성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한다’는 天理를 외면하고 있다는 꼬집음이다.
다만 그는 새 정부의 인수위가 발표한 10대 아젠다 중에 ‘동북아 경제 중심국가 건설’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 상당히 고무되어 있다. 그는 “새 정부가 동북아 경제협력체제 구축, 물류·비즈니스 중심국가를 위한 기반 구축 등을 골자로 하는 동북아 경제 중심국가 건설을 화두로 던졌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평한다.
金 사장은 우리가 물류에 대해 바른 인식을 갖게 되고, 우리나라의 지리적 위치가 글로벌 물류중심으로서 손색이 없다는 믿음이 있다면 ‘무역立國’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물류 立國’을 글로벌시대의 국가전략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우리나라의 물류 경쟁력과 국내 물류기업들의 물류力이 떨어지는 것은 물류산업에 대한 차별적 대우에 기인한다”고 꼬집는다. 제조·생산단지와 물류단지에 적용되는 부지비용이나 전력요금 기준에 차이가 많다는 것이 규제완화 측면이나 정책적 지원 측면에서 물류산업이 상대적으로 차별대우 받고 있는 단적인 예다.
물론 생산과 수출입을 무시하자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물류’가 국가의 경쟁력을 키우고 국가의 부가가치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분야임이 확실하다면 최소한 타 산업분야와 대등한 대우는 해주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국내 제조업체들도 인식의 대 전환이 요구된다.
金 사장은 “국내 제조업체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남다른 노력을 하고 있지만 생산원가만 낮춘다고 경쟁력이 생길 것으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면서 “시장의 월드와이드화 진전을 고려할 때 물류 유통부문에서의 합리화가 더욱 중요한 시점이며, 이는 물류서비스와 직결되는 부분”이라고 강조한다. ‘물류서비스’에 대한 바른 知覺이 없으면 국제경쟁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그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물류활동중 80%가 1, 2자 물류서비스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생각한다. 自家물류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물류비 부담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물류활동은 물류전문기업인 3, 4자 물류업체에 일임하고 제조업체는 생산에 주력하는 분업구도가 잡혀나가야만 글로벌 경쟁시대에 국내 기업이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이 金 사장의 주장이다.
한편 金 사장은 국내 대기업들의 물류기능 분사에 대해서도 一喝을 아끼지 않는다. 그는 “국내 대기업들이 물류기능을 분사시켜 물류합리화를 도모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행태가 ‘家系중심의 경영’이라는 구태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면서 물류기능 분사의 기본취지가 물류합리화에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풀이한다.
대기업들이 물류의 가치를 ‘절대적 가캄가 아닌 ‘선택적 가캄로 값 매기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물류시장에도 문제가 많다. ‘물류기업’이라고 내세우기에는 전문성도 떨어지고, 물류가 고객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식도 낮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뚜렷한 가치관이 없다는 얘기다.
이 같은 측면에서 중소 물류기업의 난립과 물류기업들의 가격경쟁력 의존구도에 대한 金 사장의 시각은 냉철하다.
金 사장은 소비자보호원에 택배서비스에 대한 민원이 많다는 사실을 예로 들면서 물류기업들이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원인을 고객만족 서비스를 할만한 기반을 갖추지 못한 물류기업들의 난립에서 찾고 있다.
물류서비스, 특히 택배는 토지, 시설, 장비, IT 등 대단위 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이다. 이러한 투자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사실 고객만족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金 사장의 택배서비스를 보는 시각이다.
金 사장은 “이 같은 택배산업의 특성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고객만족’이라는 물류서비스의 역할에 대한 인식을 바탕에 깔지 않고 시장에 진입한다는 것은 攻滅하자는 뜻으로 밖에 풀이가 안된다”면서 수많은 물류기업들이 자리를 못잡고 明滅을 거듭하고 있는 물류업계의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택배시장의 난립상과 관련해 金 사장이 가장 우려하는 부문이 ‘우체국 택배’다. 그는 국내 택배시장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 중 하나가 우체국 택배라고 단언한다. 전국적 규모의 집배체계와 집중국 시스템이 이용되고, 공무인력이 투입되는 우체국택배는 ‘공정거러에 反한다는 것이 물류기업들의 지배적 인식이다.
서비스 원가가 낮은 우체국택배의 서비스요금은 상대적으로 낮을 수 밖에 없다. 우체국택배의 낮은 서비스요금과 중소 택배기업들의 난립이 맞물리면서 택배산업은 더욱 어두운 질곡속으로 빠져든다는 것도 국내 택배기업들의 공통된 상황판단이다.
金 사장은 특히 택배서비스에 주목, 고객에 대한 마인드, 투철한 서비스 정신이 요구되는 때라고 덧붙인다.
그는 “일본 택배서비스의 고객만족도가 최고수준을 유지되고 있는 것은 투철한 서비스 정신과 (물류인들의) 자신의 일에 대한 긍지에 뿌리를 두고 있다”면서 ‘우리 물류기업들에게 부족한 것이 이것’이라고 지적한다.
고객과 직접 대면하는 택배서비스 인력, 별칭 ‘ES 맨’들도 자신들의 일에 자부심이 없다. 여전히 자신은 ‘3D’업종에 종사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내가 왜 이런 일을 하고 있나?’하는 자기부정적 인식들이 많다. 대부분 물류서비스기업의 인력들이 같은 범주에 속해 있다고 한다면 지나친 표현일까? 객들도 마찬가지다. 집을 방문하는 ‘ES맨’들을 ‘눈 아러로 보는 경향이 많다. 자신들이 물류의 혜택을 얼마나 입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金 사장은 ‘서비스 정신, 남을 우선 생각하는 정신의 결여’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그는 “물류 인력시장의 구조도 바꾸어 나가야겠지만 고객들도 좋은 서비스를 받을 만한 자세를 갖추어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물류는 서비스다. 서비스를 하는 쪽과 서비스를 받는 쪽 모두가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최고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얘기다.
“물류 바로보기나 서비스 정신 교육은 물론, 물류에 대한 對국민 인식 전환을 위한 정부와 물류기업들의 다각적인 방안 모색이 절실한 때다” 金 사장의 마무리 一聲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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