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 수송시장 물동량 감소, 운임 하락

검역강화로 선박운항 지연 등 차질 발생
규제역 청정지역 곡물 수송에 주력해야

지난해 냉동화물 수송업계를 포함한 해운수송시장은 구제역 등 가축병으로 홍역을 치렀었다.
가축병 주 발생지인 유럽의 경우 냉동컨테이너 박스가 남아돌았고 미국과 호주는 수송용기 부족증을 앓았다. 우리나라도 구제역으로 일본으로의 돼지고기 수출이 단절됐고 반면 닭고기의 수출은 늘어 나는 등 수송시장의 구조가 크게 흔들렸었다.
구제역은 소, 돼지, 양, 염소, 사슴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우제류)에 감염되는 질병으로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입술, 혀, 발굽 사이 등에 물집이 생기며 체온이 상승하면서 식욕이 저하되어 심하게 앓거나 죽게 되는 질병이다.
올해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확인 보고된 구제역 발생지역은 1월 아르헨티나, 영국, 2월 브라질, 쿠웨이트, 4월 보츠와나, 짐바브웨, 5월 한국 등 7개국이다.

구제역은 해운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무엇보다 동물과 (구제역 등 가축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동물 사료의 수송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에 해상운임과 용선료를 인하하는 쪽으로 압력이 가해진다. 게다가 선적 하역시 검역강화로 선박 운항에 차질이 생긴다.
최근 현대상선 해운연구실이 내놓은 ‘구제역, 파급효과와 시사점’이란 리포트에 따르면 구제역이 주요 곡물 수입국에서 발병하면 축산물 시장의 잠정폐쇄, 도축 현상이 발생한다. 이는 사료용 곡물 수요를 감소시켜 운임과 용선료 하락이나 상승세를 억제한다.
이는 주로 곡물수송에 투입되는 파나막스급과 핸디급 선박의 수요부진을 유발, 전체 건화물선 시황의 약세기조를 장기화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1~2년사이 주요 곡물 수출국인 미국, 아르헨티나의 곡물 수출량이 감소했으며 특히 곡물 소비중 사료용 곡물 비중이 줄었다. 곡물 수입국인 우리나라와 일본은 최근 구제역, 광우병 파동으로 사료용 곡물 소비뿐 아니라 수입량도 줄었으며 올해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구제역 발병국에서 건화물 선적 하역시 검역강화로 운항일정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해당 선박을 용선 또는 대선할 때 불필요한 비용 부담의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 리포트는 구제역 대응방안에 대해 선박 위생상태의 청결유지와 구제역 청정지역 곡물 수송에 주력할 것으로 주문했다.
리포트는 구제역 발병국가의 육류 및 육제품 등의 수출이 금지되고 청정지역의 농축산물이 선호되는 만큼 곡물 수송의 경우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청정지역의 곡물 수송을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세계 돈육 생산의 상위지역인 중국(50%), EU(20.3%)와 미국(10%)의 구제역 발생 여부에 세심한 관심을 주문했다. 이들 지역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는 경우 곡물 수급에 차질이 예상되는데다 건화물선 시황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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