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라는 혁명적 서비스 개발로 일본 물류 대혁신 가져와

한국기업의 경쟁력 강화나 새로운 산업의 육성은 지식창조자의 육성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지식창조자 육성방안(백필규) 보고서에서 한국기업의 경쟁력 약화는 궁극적으로는 지식부족에 기인하고 이는 지식창조자의 육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임금이나 금융비용 등 비용측면에서의 비교우위를 확보하기 어려운 현재의 상황에서는 고부가가치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경영전략을 올바르게 수립하고 실천할 수 있는 지식창조자의 조기 육성이 시급하다 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창조의 사례로 일본 야마토운수의 택배서비스를 들고 있다. 국내 택배 및 물류업체의 경영전략 수립에 도움을 주고자 2회에 걸쳐 이를 소개한다.<편집자 주>

택배라는 혁명적 서비스를 개발하여 일본의 물류에 대혁신을 가져온 야마토운수의 창조적 도전은 심각한 경영위기로부터 시작되었다.
택배서비스를 시작하기 전의 야마토운수는 100㎞이내의 근거리노선에서의 성공에만 안주하여 새로운 서비스의 개척을 소홀히 하여 왔다. 그 결과 東京-大阪간의 500㎞의 장거리 수송에 진출한 西濃운수에 업계우위의 자리를 내주게 되는 곤경에 빠지게 되었다.
뒤늦게 東京-大阪간의 사업면허를 신청하긴 했지만 규제행정의 벽에 막혀 西濃운수보다 10여년이나 뒤진 1959년에야 면허를 취득할 수 있었다. 그러나 후발주자의 불리로 인해 화물확보가 커다란 곤란에 직면하였고, 경영은 매출액대비 경상이익률이 1%대로까지 하락하는 등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이러한 경영위기에 직면하여 야마토운수의 고쿠라(小倉昌男)사장은 택배라는 새로운 시장에 눈을 돌리게 되었던 것이다.
당시 일본내의 화물수송의 시장은 크게 두가지로 나누어져 있었다. 하나는 상거래에 수반하여 생산자로부터 유통업자를 경유하여 소비자에 이르는 상업화물수송의 시장이다.
화물은 정기적으로 출하되고 수송경로는 정형적 반복적이고 수송량도 일정규모이상이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운송업자들은 오로지 이 시장에서만 경쟁을 하고 있는 상태였다.
또하나는 상거래와는 전혀 관계없는 개개인간의 소포전달을 취급하는 이른바 택배시장이었다. 개개인간의 소포전달인 만큼 간헐적이고 행선지도 제각각이어서 채산을 전혀 맞출 수 없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민간회사는 전혀 진출하지 않았고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우체국의 독점적 시장으로 되어 있었다.
채산을 맞추기가 매우 어렵지만 경쟁이 없다는 점에서 대단히 매력적인 이 시장에서 이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은가?
전국에 산재한 고객으로부터 하나씩 소포를 가져와 배달하는 것은 작업효율이 나쁘고 코스트만 높게 들어간다. 그렇다고 운임을 높게 하면 우체국과 경쟁을 할 수 없게 된다. 간헐적, 비정형적인 운송작업의 효율을 높이고 코스트를 인하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고쿠라 사장은 매일 그것만을 생각했지만 답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어느 날 언뜻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그것은 택배업무는 개별소포의 효율화만을 생각해서는 결론이 나오지 않는 만큼 전체를 커다란 집합체로서 생각해야만 한다 는 것이었다.
간헐적, 비정형적이라고 생각되었던 택배의 수송수요도 저 높은 공중에서 바라보면 매일 동경에서 대판으로 향하여 일정량의 화물이 유통되고 있는 형태로 보인다. 즉 개별소포를 전체로서 보면 택배도 정형적, 반복적인 형태로 보이는 것이다. 여기에서 생각난 것이 전화사업이었다.
전화가 보급되고 있지 않았을 때에는 전화의 용도는 주간의 업무용으로만 한정되어 있었다. 그것이 각 집마다 1대씩 보급되게 되면 야간에도 개인간에 오랫동안 잡담을 나눌 수 있게 되는 등 수요가 크게 늘어난다. 이렇게 하여 전국에 네트워크가 생기면 수요가 확대되어 수입이 늘어나고 어느 시점에서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게 된다. 택배도 이러한 네트워크의 개념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네트워크가 확대되고 배달소포의 양이 확대되면 당연히 배달차량의 수도 증가한다. 배달차량의 수가 2배로 되면 1대당 담당구역은 절반으로 줄어들고 10배로 되면 10분의 1로 줄어든다. 담당구역이 충분히 좁아지면 매일 동일지역만을 담당하면 되기 때문에 능률은 크게 높아지고 소포 1개당의 코스트는 크게 감소한다. 이것으로 고쿠라 사장은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생각하고 크게 기뻐했다. <다음호에 계속>

<지식창조자란?>
불확실한 환경을 정확하게 인지해
필요한 지식을 창조, 고객 만족시키는 사람

불확실한 환경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필요한 지식을 창조하여 고객을 만족시키는 사람을 말한다. 환경의 불확실성이 극히 높아진 경쟁환경에서는 그러한 환경에 대해 정확히 인지할 수 있는 능력이 적절한 대응을 위한 전제조건이다. 주어진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찾는 것만이 아니라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을 정확하게 인지하여 무엇이 문제인가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경이 급변하고 따라야 할 모델이 없는 상황에서는 새로운 대응모델을 유연하게 구축해나가는 지식창조능력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종래의 소품종대량생산시대에는 커다란 컨셉(big concept)을 창조하는 극소수의 지식창조자만을 필요로 했지만 지식의 경쟁이 격화되고 다품종소량생산이나 변종변량생산이 보편화한 시대에는 작은 컨셉(small concept)을 창조하는 다수의 지식창조자의 중요성도 크게 증대되고 있다.
시장의 성숙화가 진전되고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는 창조되는 지식이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어야만 유용한 지식으로 될 수 있다. 고객에게 부가가치를 창출하여 주는 지식만이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으며, 이미 존재하는 고객의 필요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고객감동에 이를 정도의 수준으로 만족시킬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나아가 잠재적인 고객의 요구를 통찰력을 갖고 파악하여 현재화시킴으로써 새로운 고객만족을 창조할 수 있는 혁신적 고객만족능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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