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물류 낙후로 배달지연.사고 자주발생

공동물류 체계구축 시급, 배달비 유료화도 필요

국제전자상거래연구센터의 李모씨는 지난 설날에 책을 읽기 위해 K문고의 인터넷 쇼핑몰에서 책을 한 권 구입했다. 하지만 설 연휴기간에 책을 읽으려던 李씨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책이 배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확인해 본 결과 李씨가 주문한 책은 택배회사 직원의 실수로 반품처리되는 책으로 분류돼 엉뚱한 곳으로 배달(?)이 됐다. 결국 李씨는 수소문 끝에 반품딱지가 붙어서 엉뚱한 곳에 가 있는 그 책을 직접 가서 찾아와야만 했다.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상거래가 생활의 일부로 자리잡으면서 이같이 배달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로 인해 불편을 겪는 사레가 늘고 있다. 때문에 "전자상거래가 물류 개선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만 도리어 물류는 전자상거래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택배회사 뿐만 아니라 우체국의 우편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에도 이같은 불만은 나타나고 있다. 역시 李씨의 말을 들어보자. "집이 비어 있을 때 우편으로 배달된 물건을 받지 못해 우체국으로 직접 찾으러 갔다가 물건하나를 찾는데 30분이 넘게 걸렸다. 내부를 들여다 보고는 분류가 제대로 안돼 있는 것으로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인터넷에서 전자서점을 경영하는 한 쇼핑몰 경영인은 최근 전자상거래 행사에 참석해 "하위 물류가 낙후돼 있기 때문에 우체국을 이용한 배달은 고객불만 만을 초래할 것이다. 우편은 믿지 말라"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이같은 사레가 극히 일부일수도 있지만 기업-소비자간 인터넷 전자상거래가 활성화 될수록 소비자의 주문패턴이 소량 다빈도화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해 배달지연과 사고에 따른 소비자의 불만사레가 더욱 늘 것으로 우려된다.
이와 관련해 교통개발연구원의 권오경 박사는 "기업-소비자간 전자상거래가 늘수록 이동단위가 작아지고 다빈도화 될 것이다. 택배업체를 이용한다지만 아직 도어 투 도어 서비스의 완결성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우체국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완결성은 있지만 민간의 서비스 마인드가 없다는 점이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공동물류체계와 서비스 차별화를 통해 배달비를 유료화하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대부분 한 개의 쇼핑몰업체가 한 개의 택배사와 계약을 맺고 있으나 이를 쇼핑몰 단위로 공동물류체계를 구축하거나 고객의 위치에 따라 지역별로 여러 택배사와 계약을 체결하는 방안, 또 택배사 끼리 공동물류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이 현실론으로 대두되고 있다. 또 전자상거래 비용의 10%를 차지하는 물류비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배달비를 유료화하는 것도 서비스 차별화와 품질을 높히는데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박병인 책임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한 논문에서 "그 동안 상품대금에 물류비용이 포함돼 있어 다양한 물류의 방법이 발전되지 못했다. 기존의 일반적인 제품 판매방식에서는 많은 양이 소비자 가까이의 소매상에서 수송되고 이를 소비자가 가까운 소매상에서 구매하기 때문에 고객부담 물류비는 특별한 문제가 될 수 없었다. 그러나 주문되는 각각의 제품이 가까운 거리나 때로는 외국 등의 원거리까지 배송되어야만 하는 전자상거래의 특성상 이것이 해결되지 않고서는 원활한 서비스가 이뤄질 수 없다. 일반적으로 카탈로그 쇼핑 등의 통신판매가 발달하고 국토가 광범위한 미국 등에서는 오래전부터 제품가격외에 다양한 옵션에 의한 제품의 배송방식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통개발연구원의 권오경 박사도 "몰단위로 공동물류체계를 구축하거나 택배사끼리의 공동물류체계 구축이 중요해 질 것이다. 배달 서비스도 급한 사람은 하루만에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일일배달이나 일주일 단위로 배달서비스를 차별화해 유료화할 필요가 있다. 비용지불을 하면 서비스 마족도 높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성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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