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이 험하다구요, 하지만 가슴은 따뜻해요"

큰 키에 튼튼한 덩치 그리고 짧은 머리 거기에 험한(?) 얼굴까지. 양양정기화물(주) 김성일(33) 물류부 차장의 첫인상은 영락없이 어느 무시무시한 조직의 행동대장같다.
이 인상을 바탕으로 단국대 지역개발학과 재학시에는 마사회 등 여러곳에서 기도(경비)로 아르바이트 하는 등 때로는 재산 밑천으로 삼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사람됨됨이를 겉모습만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 비록 시원시럽고 깨끗한 발성은 아니지만, 솔직하고 담백한 마음을 들여다보면, 시골집 아저씨 마냥 순박하고 구수한 막걸리같은 사람임을 느낄 수 있다.
주변사람들은 흔히 "논두덕에 걸터앉아 땀을 줄줄 흘리며 김치한가닥에 막걸리를 같이 마시고 싶은 사람"이라고 그를 표현한다. 그래서인지 술도 좋아한다. 기분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소주2병, 생맥주 1만CC정도는 거뜬히 마신단다.
김차장은 "생긴것이야 어쩔 수 없는 것 아닙니까. 사람은 만나봐야 알지요. 누구든 김성일이를 만나보면 편하고 가까워질 수 있는 사람이란걸 알겁니다"
그는 회사에서는 치밀하고 섬세한 성격이라고 알려졌다. 영업대상이 정해지면 마구잡이식으로 접근하지 않고, 철저하게 상대방에 대해서 정확히 파악하고 접근하기 때문에 실패율은 거의 없다.
한번은 지방 영업취급소에서 취급소를 그만두겠다는 연락이 왔다고 한다. 정기화물은 지방 곳곳의 정미소에 취급소를 두고 있는데 그중 한 곳에서 노령을 이유로 취급소 설치를 철회해 달라 것이다.
"곧장 포천의 영업소에 부탁해서 일동막걸리 3박스를 주문해가지고 지방으로 향했어요. 처음에는 한사코 취급소를 그만두겠다며 냉대하게 대하더군요. 그래도 그냥 물러날 수 있습니까" 그는 이날 차에 실고온 일동막걸리를 꺼내 밤새도록 3박스를 다비우는 ''대작''을 한 끝에 영업소를 재개한다는 약속을 받아내다.
그가 영업부에 있을 때는 양양정기화물의 전국영업소 전체250곳중 80군데를 신설했고, 약200개의 취급소중 100곳을 개설함으로써 전국영업망을 구축하는 핵심역할을 했고, 이런 능력에 힘입어 젊은 나이에도 빠르게 진급할 수 있었다.
''92년에 입사한 이래 영업부에서만 일했던 김차장은 97년 물류부 신설과 함께 자리를 옮기면서, 한가지 고민에 휩싸였다고 한다. 그때까지 물류문외한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때에 최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물류`영업팀장들의 협의체인 KLC에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부문의 업계사람들과 접촉하면서 정보를 교환하고, 물류현황을 파악할 수 있었고, 업계분들이 동생처럼 따뜻하게 대해주는 것에 무척 고마움을 느낀다며 이제야 물류를 알게 된 것 같다고 말한다.
현재 다섯명으로 구성되어 있는 물류부는 기존의 시장물류영업에서 한차원 높은 기업물류로 영역을 확대하고, 96년에 신규사업으로 뛰어든 택배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기 위해 신설했다. 현재 주요 거래처는 엘칸토, 코오롱, 신성통상, 아남전자 등의 물량을 운송하고 있고, 전국 화장품 및 미용재료 80%를 택배취급하고 있다.
가족은 96년 연애결혼한 서른살의 부인과 17개월된 아들 민훈이가 있다.
김차장은 평소에는 일 때문에 항상 귀가가 늦지만, 주말만큼은 특별한 일이 아니면 꼭 가족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갖고 있다. "주말에는 꼭 마누라와 아들녀석과 함께 가까운 공원이라고 가서 즐거운 한때를 보냅니다. 가장으로서의 최소한의 역할 아니겠어요"라고 말한다. <정락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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