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섭 장영해운 사장은 지난달 23일부터 30일까지 8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했다. 중국경유 기간을 빼면 4일간 북한에 머문 것이 된다. 그의 방북목적은 북한의 나진과 남한의 부산, 일본 서안을 연결하는 삼각 해상수송로 개설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결과는 좋았다. 그는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오는 10월쯤 항로 개설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金사장은 이번 방북을 통해 그동안 막연하게 갖고 있던 우려를 떨쳐버릴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신변 안전문제나 나진항의 시설문제 등 우려했던 것들이 말끔하게 해소됐다”면서 “나진.선봉지대에서는 국경지역이라는 긴장감 또는 정치적인 긴장감을 전혀 느낄 수 없었으며 순수한 상업적 차원에서의 접근이 가능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한다.
그는 나진항의 시설에 만족해 했다. 부두길이 2,515미터, 부지 38만평, 수심 9~9.5미터, 이 역시 준설작업만 하면 보다 큰 선박의 입항도 가능할 것같았다고 한다. 러시아와 중국으로 철도노선이 직접 연결되고 중국 훈춘간에는 화물차들이 오간다.
그는 나진항을 ‘천연의 양항’이라고 평가했다. 소초도와 대초도가 자연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형이지만 갠트리크레인 5기가 움직이고 있고 최근 이중 1기를 36톤급으로 개조했다고 한다. 다만 아쉬운 것은 리치스테커 등 장치장에서의 컨테이너 이동장비가 없다는 점. 金사장은 “항로 개설에 있어 기초투자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탑 핸들러, 리치스테커 등 장치장 장비에 대한 투자는 필요할 것같다”고 말한다.
항로를 개설하는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과연 물량이 있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다. 과거 마산항 컨테이너 항로를 개설했다 물동량 부족으로 쓴 맛을 보았던 기억이 金사장의 뇌리를 떠나지 않고 있는 것같다.
金사장은 “현재 나진.선봉지역 물량은 없다고 보아야 한다”면서 항로가 개설되면 당분간은 중국 길림성과 일본 서안 向發 화물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현재 대련을 통해 일본으로 나가는 물량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란 게 그의 분석이다. 그는 “3~6개월만 운항손실을 감내한다면 시장성이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金사장은 중국과 일본지역의 물량 검토 등 시장성 검토를 7월까지 마치고 3개월여 준비작업을 거쳐 10월부터는 선박을 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세미컨테이너선을 투입, 부정기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해 정기선 서비스로 정착시켜 나가겠다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이 항로가 개설되면 국적선사로는 처음으로 상업베이스의 남-북간 항로를 개설하게 되는 것이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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