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물 운송 규정 ‘검역’ 까다로워...'동물 컨디션' 가장 중요

국내 최초 자연번식 판다로 태어난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오는 4월 3일 오전 10시 40분 판다월드를 떠나 중국으로 향한다. 푸바오는 안전한 여행을 위해 지난 3일부터 한 달간 별도의 격리 과정에 들어가며 일명 ‘특급 이송 작전’에 돌입했다. 

‘떠나는 푸바오’ 한 달간 검역 생활하며 계류, 왜?
‘푸바오’는 내달 3일 중국 측이 제공한 전세기를 타고 중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푸바오는 현재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지정한 검역 시행장에서 한 달간 검역 생활을 지내고 있다. 

푸바오가 한 달간 거치고 있는 이러한 ‘검역’ 생활은 푸바오가 이송되는 데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국경을 오고 가는 동·생물 이송은 동·생물을 통한 바이러스, 질병 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 엄격한 검역 절차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 중국 송환을 앞두고 검역실에서 지내는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와 송영관 사육사 (사진출처=에버랜드 주토피아 카페 캡쳐)
△ 중국 송환을 앞두고 검역실에서 지내는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와 송영관 사육사 (사진출처=에버랜드 주토피아 카페 캡쳐)

검역의 경우 상대국 검역 규정에 맞게 필요한 제반 절차를 준비해야 하는데, 이는 국가별 규정도 다르고 유독 까다로운 국가가 있어 동·생물을 운송하는 데에 가장 주의해야 하는 부분이다. 동·생물 운송이 힘든 이유가 검역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검역은 국가별, 동물별로 전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수의사가 발행한 접종과 건강 증명서를 기반으로 검역관이 임상과 서류 검사를 한 뒤 검역증을 발급하는 것을 기본 매뉴얼로 보고 있다. 가령 검역 조건을 까다롭게 요구하는 국가들이 있는데, 이는 보통 호주, 뉴질랜드, 영구, 일본과 같은 섬나라나 지정된 검역 서식이 없는 국가가 그러하다.

여기서 검역 조건이 까다롭다는 것은 출입국 전후 일정 기간 계류를 요구하거나 출국 시 피검사 등을 통해 지정된 연구시설에서 여러 가지 질병 테스트를 진행한 후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보통 동물원의 동·생물들이 사전 계류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푸바오가 현재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지정한 검역 시행장에서 한 달간 격리 생활을 하는 이유도 일정 기간 계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동·생물을 외국으로 이송하는 경우 우리나라는 수출 검역 시행장이 따로 없어 사전 계류가 필요하지 않은 동물은 검역에 필요한 관련 수의사 발급 서류를 통해 검역소를 방문, 검역증을 받고 제출하면 된다. 하지만 그 외 푸바오와 같이 사전 계류가 필요한 동물은 수출을 위한 검역 시행장을 따로 지정받은 뒤 시행장에서 검역을 시행하고 일정 기간 계류한 뒤 출국할 수 있다. 

반대로 수입의 경우 우리나라는 반려동물 외 동물들은 상대국과 검역 규정 관련 협정을 맺은 상태에서만 들어올 수 있어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서로 합의된 서식이 있는 국가에서만 입국할 수 있다. 

펫에어라인을 운영하는 엑스포라인 관계자는 “검역 규정이 제대로 준비되어 있는 경우에는 오히려 매뉴얼대로 하면 되기 때문에 운송이 수월하다. 다만 간혹 검역 규정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러한 경우는 검역의 기준이나 조건 자체를 설정하는 데에 긴 시간이 소요되고 업무에 있어 협의가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물이 스트레스받지 않는 것이 중요”
푸바오는 검역 생활 외에도 인천공항에서 약 2,400km를 이송하는 긴 여정을 위해 좁은 공간도 적응할 수 있도록 독방 생활, 이송 케이지 사전 적응 훈련 등 이송 시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적응 훈련을 받고 있다. 중국에 도착한 후에도 사육장 등 환경 적응 훈련을 거친 뒤 약 한 달 뒤 사람들 앞에 공개될 것으로 예측된다.

푸바오 (사진출처=에버랜드 페이스북)
푸바오 (사진출처=에버랜드 페이스북)

푸바오는 내달 3일 오전 10시 40분 판다월드에서 반도체 수송용 무진동 특수차량에 태워져 인천국제공항으로 이송된다. 이날 에버랜드는 판다월드에서 장미원까지 20분간 천천히 이송될 예정이다. 또한 이송 중 흔들림과 외부 접촉에 따른 위험 요소를 차단하기 위해 특수 제작된 케이지를 통해 이송되며 밖에서는 푸바오를 볼 수 없도록 가려진다.

동물을 해외로 운송하기 위해서는 상대국의 수입 규정, 항공사 규정, 검역 규정 등 여러 가지 지켜야 하는 사항들이 많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동물의 컨디션’이라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푸바오처럼 동물원 동물, 경주용 말, 구조견 이송 등 반려동물이 아닌 동물을 운송하거나 많은 수의 동물을 옮겨야 하는 경우는 보통 화물기로 이송된다. 이렇게 푸바오처럼 특별 제작한 케이지를 통해 이송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따로 케이지 훈련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아 현장에서 최대한 조심히 진행할 수밖에 없다. 대신 수의사, 전문 어텐던트(Attendant) 등이 화물기당 1~2명 같이 탑승해 동물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거나 돌고래와 같은 해양생물은 지속해서 물을 공급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이와 달리 화물기 외 기내에 동반 탑승하거나 간혹 여객기의 화물칸을 통해 이송하는 경우도 있다. 강아지, 고양이, 애완용 새와 같은 반려동물은 보호자의 켄넬(크레이트) 교육이 반려동물의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켄넬 교육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장시간 비행하는 경우 반려동물은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IATA Live Animal Regulations 규정도 있어
동·생물 운송 시에는 항공사 자체 규정 외 IATA(국제항공운송협회)에서 주관하는 Live Animal Regulations(LAR) 규정을 일반적으로 따른다. LAR은 항공을 통한 동·생물 운송 시 필수적으로 알아야 하는 규정과 의무 사항 등을 교육하는 과정으로, 자체 시험을 통과하면 수료증도 취득할 수 있다. 물론 수료증이 없어도 동물을 운송하는 데에 제약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IATA에서 주관하고 있는 만큼 동생물 운송에 있어 전문성을 입증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가령 케이지(이동장) 패킹도 화물과 마찬가지로 IATA에서 규정한 패킹 방식을 준수해야 한다. 예를 들면 Live Animal Label 등 라벨 작업과 물통·밥그릇을 추가로 부착하는 과정 등이 필요하다. 케이지을 덮어주는 커튼 역시 규정에 따라 준수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교육이 필수는 아니지만, 항공사나 동·생물을 운송하는 운송 업체는 기본적으로 수료하고 있는 곳들이 많다. 동·생물 운송이 까다롭다 보니 업계에서는 수료증 취득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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