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직구 성공 모델 구축 위해선 물류·통관 문제 해결이 중요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27조 3,470억 원으로 전년 대비 8.3% 상승했다. 특히 해외 직구는 201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6조 원을 돌파, 6조 7,56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9% 증가했다.

이는 최근 유통·물류 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산 직구 플랫폼들의 공습이 통계에도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중국과의 거래액은 2023년 3조 2,873억 원으로 전년보다 121.2% 폭증해 전체 직구의 절반을 넘겼으며 국내 직구 시장 1위를 지켜온 미국을 제쳤다. 미국은 1조 8,574억 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7.3% 줄었다.

중국 직구 플랫폼들의 낮은 판매수수료, 적극적인 광고, 물류 효율화를 통한 빠른 배송에 입지가 불안해진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이를 돌파할 방안 중 하나로 국내 기업들의 상품을 해외로 파는 이른바 ‘역직구’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4분기 역직구 거래액은 4,68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6% 증가하며 높은 수요를 확인했다. 

역직구 시장, 전 세계로 확대 중
국내 대표 이커머스 기업인 쿠팡은 2022년 10월, 대만에 진출하며 로켓배송 시스템을 도입했다. 쿠팡은 대만에서 국내 기업 제품을 690대만 달러(약 2만 8,800원) 이상 제품을 구매하면 익일 대만행 첫 비행편을 통해 무료배송한다. 또 현지 로켓배송의 경우 195대만 달러(약 8,150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한다.

현재 쿠팡을 통해 대만에 진출한 중소기업 수는 1만 2000곳 이상이며 대만에서 팔리는 수백만 개 상품 가운데 70%는 국내 중소기업 제품으로 일부 국내 중소기업은 연 매출이 70배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 대만 수출을 위해 선적을 기다리는 쿠팡 화물 (사진=쿠팡)
 ▲ 대만 수출을 위해 선적을 기다리는 쿠팡 화물 (사진=쿠팡)

쿠팡은 대만에서도 국내와 마찬가지로 소비자들에게 높은 수준의 물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물류센터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타오위안시에 오픈한 2호 풀필먼트 센터는 인공지능(AI)과 머신 러닝 기술을 통한 고객 수요 예측, 다양한 자동화 기술을 도입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3호 풀필먼트센터를 오픈할 계획이다. 

티메파크(티몬, 위메프, 인터파크 커머스)를 인수한 큐텐은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위시를 인수했다. 위시는 전 세계 200여개국 소비자들에게 33개 언어로 이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글로벌 공급망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유럽과 아메리카, 아시아, 아프리카 44개국에 통합 물류 솔루션을 바탕으로 4자 물류(4PL), 16개국에는 3자 물류(3PL)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큐텐의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글로벌 경쟁력에 힘을 더할 전망이다. 

이미 큐텐은 지난 2019년, 당시 인도 3위권 오픈마켓 샵클루스(ShopClues)를 인수 당시 물류 자회사 모모에(MoMoe)의 물류 네트워크를 기존 큐익스프레스에 더해 아시아 지역 물류 네트워크를 더욱 촘촘이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위시 인수는 국내 소비자뿐만 아니라 국내 판매자들에게 전 세계 판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마켓도 몽골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Shoppy)’와 손잡고 몽골 역직구 사업을 강화한다. 쇼피는 몽골에서 65만 고객을 보유한 1위 이커머스 기업으로 약 30만개의 G마켓 상품이 쇼피에 연동된다. 쇼피는 한국에서 몽골로의 배송을 담당한다. 

 ▲ 김포시에 위치한 쇼피코리아 국내 집하지 (사진=쇼피코리아)
 ▲ 김포시에 위치한 쇼피코리아 국내 집하지 (사진=쇼피코리아)

한편 쇼피코리아(Shopee Korea)는 항공, 해상, 풀필먼트 등 총 3가지 물류 솔루션을 통해 국내 셀러의 전 세계 8개 마켓(싱가포르, 베트남, 태국, 대만, 말레이시아, 필리핀, 브라질, 멕시코) 진출을 돕고 있다. 특히 Shopee Logistics Service (SLS)는 역직구 셀러를 위한 원스탑 물류 서비스로 국내 셀러가 전 세계 주문 건에 대해 국내 집하지까지 배송하면 통관부터 현지 배송까지 쇼피가 담당한다. 최근에는 간편한 재고관리와 빠른 배송을 위해 쇼피 현지 창고 서비스를 확장하는 등 국내 셀러들의 역직구 물류를 위한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다.

“알리, 좋은 참고 사례”, 물류 경쟁력 확보가 최우선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의 역직구 시장 확대가 유의미한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국내 진출 방법을 참고할 것을 조언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갑자기 만들어진 플랫폼이 아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일부 소비자들이 이용해 온 플랫폼이다. 하지만 느린 배송과 결제, 언어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기업과의 협업으로 이를 해결하고 지난해 급성장할 수 있었다”며 “특히 CJ대한통운과의 협력으로 배송시간을 단축한 것이 주효했다”며 “국내 이커머스 업체가 해외진출 시에도 물류, 배송 문제를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커머스 셀러들 역시 물류 문제 해결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이커머스 셀러는 “역직구를 진행할 때 가장 큰 이슈는 물류와 통관이다. 이를 해결해야만 배송시간을 단축하고 물류비 절약해 현지 로컬 셀러만큼의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향후 역직구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물류 경쟁력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류에 기댄 뷰티, 패션 제품 외에도 생활용품, 식품 등 다양한 상품군을 발굴하고 마케팅도 중요하다. 이커머스 플랫폼 관계자는 “싱가포르, 대만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중국산 제품들의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국내 물티슈, 디퓨저 등의 생활용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며 “다양한 상품 발굴은 역직구 시장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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