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지나친 것들, 이것이 궁금하다 ❶

‘OO, 온라인몰 전용 물류센터 오픈’
‘OO의 오프라인 매장 전용 물류센터’

우리는 흔히 이런 기사들을 자주 접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의문이 하나 있다. 분명 물류 프로세스는 같은데 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따로 운영하는 걸까. 하나의 물류센터로 통합해서 운영할 수 없는 걸까.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구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비즈니스 모델이 다르기 때문이다. 흔히 온라인은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를, 오프라인은 B2B(기업간거래)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렇게 고객의 형태는 다르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전체 물류프로세스가 같다는 점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물류 전 과정은 입고, 보관, 피킹(Picking), 포장(Packing), 배송 단계를 거친다. 물류센터의 첫 단계인 ‘입고’는 공급처로부터 제품을 실은 차량이 물류센터에 들어와 검품·검수 작업을 마치고 보관랙(Rack)에 적재한 후 입고 확정까지의 작업을 의미한다. 여기서 핵심은 제품의 바코드를 스캔해 입고 확정이 되면 물류센터에 재고가 플러스(+) 되는 것이다. ‘보관’은 보관랙에 입고된 제품을 물리적으로 보관하며 재고를 관리하는 작업으로 보통 재고관리가 이 단계에 포함된다.

다음으로는 ‘피킹(Picking)’과 ‘포장(Packing)’이다. 여기서부터는 고객의 주문이 발생한 시점을 기준으로, 출고라 부른다. ‘피킹’은 상품이 보관된 보관랙에서 주문이 들어온 제품을 찾아 검품·검수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포장’은 검수가 완료된 제품을 포장한 후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해 배송으로 나가는 출고존까지 옮겨지는 작업이다. 

마지막으로 물류센터의 마지막 단계인 ‘배송’은 포장이 완료된 제품을 배송지별로 분류해 차량에 적재한 후 최종 목적지인 고객에게 보내지는 과정을 의미한다.

물류센터 내 물류 활동의 구분 (사진출처=통합물류협회 물류전문컨설턴트 강의자료)
물류센터 내 물류 활동의 구분 (사진출처=통합물류협회 물류전문컨설턴트 강의자료)

물론 형태에 따라 세부적인 운영과정은 다르지만 우리가 주문한 제품들은 보통 이러한 과정을 거쳐 집 앞까지 배송된다. 그렇다면 앞서 얘기했던 세부적인 운영과정은 무엇을 의미할까. 어떠한 이유로 오프라인 물류(B2B)와 온라인 물류(B2B)는 한 공간에서 운영하기 어려운지 살펴보자.

이유 1. 주문의 차이(정보)
먼저 오프라인의 경우 매장에서 공급처(공장 등)에 상품을 주문하면 대량의 주문정보를 정해진 시간에 물류센터에 전달하고 이에 따라 물류 시스템이 운영된다. 하지만 온라인은 불특정 다수인 소비자가 주문하는 즉시 물류센터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즉, 오프라인과 온라인은 주문을 처리하는 물류센터에 전달되는 정보의 시점이 다르고 주문에 대한 정보량에서도 차이를 보이게 된다.

이유 2. 보관해야 하는 상품의 종류
오프라인은 품목 수가 비교적 단조롭다. 물론 시즌마다 추가되는 품목이 있기도 하고 판매율이 낮은 품목이 빠지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소품종 대량’을 기준으로 움직인다. 즉, SKU(Stock Keeping Unit)가 비교적 작다. 여기서 SKU란 제품의 최소 수량 단위로 상품의 가짓수나 종류를 뜻한다. 예를 들어 슬리퍼 하나에 230, 240, 250단위에 색상이 3가지 색이면 총 SKU는 9개다.

반면 온라인은 앞서 언급했듯이 불특정 다수가 고객이기 때문에 원하는 상품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 어떤 고객은 치약을, 또 다른 고객은 새우깡 2개를 구매하듯이 상품 구색 수가 다양하다. 실제로 한 온라인몰 전용 물류센터의 보관하는 상품의 수는 700만 개인데, 오프라인 전용 물류센터는 70만 개밖에 되지 않는다.

이유 3. 재고 관리
오프라인은 보통 주기적으로 정해진 품목을 정해진 시간에 대량으로 보내기 때문에 재고 관리가 실시간으로 이뤄지지 않아도 큰 문제가 없다. 또 매장에서 주문한 제품이 물류센터 내에 존재하지 않더라도 온라인에 비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에 반해 온라인은 주문과 동시에 정보가 전달되고 또 물류센터에서도 출고를 위한 준비를 시작하기 때문에 실시간 재고 관리가 중요한 요소다. 실시간 재고가 맞지 않는 경우 소비자의 클레임 등 여러 가지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이유 4. 포장의 단위와 형태
여기서는 소품종 대량과 다품종 소량에 대한 이해가 먼저 필요하다. 오프라인은 ‘소품종 대량’, 즉 적은 종류의 품목을 대량으로 주문하는 반면 온라인몰은 ‘다품종 소량’으로 다양한 품목을 소량으로 주문한다. 이에 따라 매장은 대량으로 출고되기 때문에 대형 운송 용기로 포장되고 온라인몰은 소형박스 단위로 포장된다. 그리고 오프라인의 경우 출고되는 운송 용기의 수량이 적은데 반해 온라인은 소형박스의 수량이 많다는 특성이 있다.

또한 온라인의 경우 ‛합포장’이라는 개념이 추가된다. 합포장은 한 고객이 주문한 여러 가지 제품을 함께 포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오프라인의 경우 매장에서 판매하는 비슷한 종류의 제품 전체를 하나의 운송 용기로 한 번에 포장하면 된다. 그러나 온라인은 소비자 A(우유3), 소비자 B(우유2, 칫솔1, 화장품1)처럼 하나의 제품만 구매하는 주문(소비자A)은 단포장을, 속성이 다른 다양한 품목을 구매하는 주문(소비자B)은 합포장으로 분류된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은 피킹 동선의 차이도 보인다. 오프라인은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매장에서 주문한 제품을 정해진 보관 공간에서 매장에 상관없이 총량 피킹을 한 후 다시 매장별로 피킹을 진행한다. 하지만 온라인의 경우 빠른 주문 처리를 위해 각 주문 별로 직접 피킹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유 5. 출고 시점
오프라인의 경우 아직 매장이 영업하지 않은 새벽 시간에 한 번에 대량으로 보내거나 정해진 시간에 출고해 배송하는 반면 온라인은 소량의 여러 주문을 고객이 원하는 시간 안에 배송해야 한다. 가령 새벽배송, 익일배송, 당일배송 등으로 나누어져 이에 따라 출고 시점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유 6. 배송 주기와 배송 차량의 크기
오프라인은 정기적으로 일정한 시간에 맞춰 주문하고 이에 따라 물류 배송이 이뤄지기 때문에 비교적 배송 주기가 일정하다. 이와 달리 온라인은 실시간 주문에 따라 움직이고 고객이 원하는 배송 형태에 따라 출고 시점이 다양해 오프라인보다 더 잦은 배송이 이뤄진다.

배송 차량의 크기 역시 팔레트 단위로 출고되는 오프라인은 일반적으로 온라인 배송 차량으로 이용되는 1t 트럭에 비해 큰 차량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운영 효율 높이려면 나눠서 운영해야
이렇게 다양한 이유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물류센터는 통합되기 어렵기 때문에 각각의 전용 센터를 구분해 운영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 궁극적인 목적은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점이다. 

다만 입고와 보관은 함께 운영하고 그 이후에 피킹부터 포장까지 출고 공간을 나누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렇게 운영하면 별도의 공간으로 운영하는 것보다 공간의 효율성은 높일 수 있지만 운영의 효율성은 낮아질 수 있다. 대량으로 출고되는 매장을 중심으로 제품을 보관하고, 보관하는 제품 내에서 온라인으로 실시간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작업하면 일부 통합 운영은 가능하다. 다만 운영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 물류센터 관계자는 “온라인몰과 매장 물류센터를 통합할 수는 있다. 지금은 자동화 설비도 많이 도입되고 작업자가 관여하는 부분이 적어지고 있기 때문에 예전만큼은 크게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운영 효율성을 높이려면 각각 분류해서 운영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