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남경엽 JBL 대표이사

‘똑바로’의 제주도 사투리인 ‘졸바로’의 영문표기 이니셜 모음이면서 Jeju Best Lines의 줄인말이기도 한 JBL은 제주를 대표하는 물류기업 중 하나이다. ‘최고’와 함께 ‘제대로, 올바르게’를 지향한다는 의지가 담긴 이름이다. JBL은 제주도 내 물류는 물론 항만하역, 유통을 중심으로 제주도 기업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내륙 물류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국내 대표 물류기업인 세방과 한가족이 되면서 좀 더 체계화된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대표이사로 올라선 남경엽 대표는 제주도에서만 40년 정도 물류 영업을 해온 타짜다. 그가 JBL에 합류한 것은 12년 전으로 그 당시에는 물류사업의 매출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JBL은 제주도를 대표하는 물류기업으로 성장해 있다. 제주도에서 남경엽 대표를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JBL은 제주도에서 어떤 사업을 하고 있나?
A. 30여년 전 유통 사업을 시작한 JBL은 현재는 크게 물류, 항만, 유통까지 3개 분야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물류부문에서는 제주도 내·외 하역, 운송, 보관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유통사업은 주요 브랜드 대리점 역할을 통하여 89개 품목을 제주도 내 중소형마트, 호텔, 병원, 요양원에 공급하고 있다. 유통사업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항만하역의 비중이 가장 높고 물류, 유통 순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사실 코로나로 인해 시장이 온라인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제주도 내 유통구조가 변화됐다. 대리점 형태로 유통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매출이 조금 줄었고 상대적으로 항만하역과 물류부분에서 매출이 올라가면서 매출 비중이 변화됐다. 특히 물류부분은 제주도를 넘어 내륙에도 거점을 마련하고 제주도의 농산물들을 전국에 수송하고 있다. 또한 배로 인한 수송이 어려울 경우 항공을 통해 수송할 수 있도록 김포공항에도 사업소를 마련해 놓고 어떤 상황에서도 물류가 흐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Q. 제주에서 40년 정도 일을 했는데 그때와 지금 가장 많이 변한 것은 무엇인가?
A. 환경이 아주 많이 변했다. 처음 물류시장에 들어왔을 때 항만만 보더라도 모든 것이 수작업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대화 된 장비를 활용해서 하고 있다. 또 당시에는 벌크로 화물이 들어오는 컨테이너 화물이 대부분이었는데 지금은 내륙에서 차에 싣고 제주까지 와서 하차하는 자동화물이 늘어났다. 현재 건설자재를 제외한 대부분은 자동화물의 형태로 제주도 들어오고 있다. 내륙에 있는 시장에서도 제주도의 농산물들은 이제 자동화물의 형태가 아니면 안받겠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Q. 제주도 기업으로 내륙 물류기업과 다른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
A. 제주도라는 지역특성상 제주도에서 생활하고 있는 모든 사람의 공통적인 고민사항은 바로 배송관련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내륙과 비교하여 비용, 시간 등 부수적인 부분에서 제주도민들의 걱정거리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러한 부분을 해소하여 도민들의 삶에 보탬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제주도 물류센터, 내륙 물류센터를 통하여 제주도 여러 특산물, 상품을 내륙거점에 빠르게 운송, 내륙의 자재, 상품을 제주도민들이 안전하고 빠르게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특히 기업은 이윤을 추구해야 하지만, 이를 떠나 도민들에게 물류비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제주도 농산물에 대한 물류비를 저렴하게 책정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도내에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가고 있다. 이것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Q. 제주도는 내륙과 물류적인 측면에서 어떻게 다른가?
A. 제주도의 특성을 크게 3가지로 나눠보면 첫 번째는 섬이라는 지역적 특성이다, 현대사회와 전통문화가 공존하고 있으며 관광지, 음식점 등 복합문화가 잘 보존되어 있다. 두 번째는 환경적 특성이다. 자체 내수시장이 활성화 되고 있지만 내륙시장과의 관계는 계속하여 중요한 요소이다. 마지막으로는 관광지로서의 특성이다. 천혜환경을 가지고 있는 제주도는 세계 최고의 관광지이자 휴양지인 만큼 제주도민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찾아오는 관광객의 성향과 영향이 큰 곳이다. 때문에 관련된 생필품, 먹는 것 등이 모두 바다를 건너와야 된다. 또 앞서 이야기 한 것과 같이 택배도 추가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지역적, 환경적, 관광지로서의 특성으로 인해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내륙에 비해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Q.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A. 도전 없는 성공은 계속 유지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JBL은 제주도라는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현재 제주도내 물류센터를 4개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JBL과 계약을 맺은 기업들에게는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 내의 물류는 어느 정도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다. 때문에 내륙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최근 목포(영암) 물류센터를 설립했으며 안성과 김포사업소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내륙거점 물류센터를 활용하여 제주도 내·외 최고의 복합물류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특화 서비스를 제공했던 화장품, 의약품, 프렌차이즈 식자재, 주류, 수입주류를 중심으로 더욱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

Q. 지난해 세방과 한가족이 됐다. JBL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나?
A. JBL의 주 사업지는 제주도로 제주도 내 물류, 유통 네트워크는 어느 회사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이러한 JBL의 가치를 인정받았기에 세방과 새로운 시작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다만 JBL이 제주를 대표하는 물류기업이라고 자신하지만 규모면에서는 아무래도 아쉬운 점이 있었다. 직원들의 연봉 수준은 물론 회사 복지, 교육에도 중소기업이 가지고 있는 한계가 있었다. 국내 물류를 대표하는 세방과의 M&A는 이러한 측면에서 JBL의 서비스와 인력의 수준을 더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세방에서 별도의 구조조정 없이 인수하면서 직원들도 안정감이 더 생긴 것 같다. M&A를 통해서 JBL이 얻은 것은 많지만 가장 의미를 둘 수 있는 것은 직원들이 좀 더 안정된 상황에서 업무에 임할 수 있고 업무에 있어서도 명확한 기준들이 생긴 것이 가장 좋아진 점이다. 또 직원들의 발전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도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JBL은 내륙 물류사업 확장, 세방은 제주도 물류와 유통사업으로 신규시장 진출 등 양사에 윈윈전략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JBL은 올해 새롭게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 같은데 올해 주요 계획은 무엇인지요?
A. 2023년은 내·외부에 있어서 변화가 많았던 다사다난한 해였다, 지난해 세방과 한가족이 되고 4월 1일 대표이사가 됐지만 실질적으로 올해가 대표이사로서 JBL을 이끌어가는 원년이라고 생각한다. 또 세방의 가족으로서도 원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회사가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초석을 놓는다는 마음으로 올해를 도전하고 있다. 올해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사업의 기반을 다지기 좋은 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직원들도 더 안정된 회사에서 일을 할 수 있다. 다만 안전에 있어서는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첫 번째 목표는 안전, 그 다음이 매출이다. 이를 위해 2024년에는 물류사업분야의 안정화, 유통사업 분야의 신시장 진출에 도전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올해 초석을 다지고 매출측면에서도 기여할 수 있는 한해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기존에는 생활용품 위주의 유통사업을 진행했지만 올해는 식품, 농수산물 유통사업 분야까지 진출을 목표로 도전하고자 한다. 또한 JBL은 제주도민의 사랑과 관심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제주도민들의 삶과 생활에 있어서 최고의 물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하고 내륙 물류센터 활성화를 기반으로 제주도 물류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이바지 하고자 한다. 회사의 가장 큰 목표는 이윤창출이지만 그 바탕에는 고객사, 협력사와의 상생관계, 지역민과의 소통, 어려운 환경에서 노력하고 계시는 분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역사회와 공존을 중요하시는 세방을 본받아 JBL 또한 여러 관계사, 지역민들과의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계속해 노력하고자 한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