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자금 마련책 ‘투명성’부터 확보해야

이달 말로 예정됐던 HMM 매각 1차 협상 결과 발표가 연기됐다.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1월 22일이었던 1차 협상 기한을 2월 6일까지 2주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HMM은 국내 최대 국적선사라는 점에서 매력적인 매물이지만 경기침체와 해운시장의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지지부진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해운업계는 물론 각계 각층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번 매각 건과 관련된 핵심 쟁점 사항을 정리했다.
 

 

자금 확보?
하림은 HMM 매각 자금 마련을 위해 팬오션 유상증자로 3조 원을 확보하고 팬오션 보유자금 4,600억 원, 하림그룹 자금 3조 7,000억 원, JKL파트너스 자금 7,500억 원에 금융권 대출 2조 원을 더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팬오션의 유상증자는 주주의 피해가 불가피하고, 대출 2조 원은 추후 이자와 원금 상환 감당에 의문을 표시하는 목소리가 있다. 자금 마련책의 투명성 확보가 관건이다.

지배 구조?
이번 매각은 산업은행(29.2%)과 해진공(28.7%)이 보유한 지분 총 57.9%를 인수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산업은행과 해진공이 보유한 영구채 주식으로 전환되면 32.8%의 지분율로 2대 주주의 지위를 갖고, 하림의 지분은 38.9%로 감소한다. 하림이 온전히 경영권을 휘두룰 수 있는지에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해운시황 불황?
최근 홍해 사태로 해운운임이 급등했다. 이는 HMM을 비롯한 선사들의 수익 향상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홍해 사태가 끝나면 다시 저운임에 접어들 공산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더욱이 해운업계는 선복 공급과잉으로 상당기간 불황이 찾아올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HMM 인수 후 해운시황이 침체됐을 때 어떻게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지에 대해 우려가 적지 않다.

계열사 지원 창구?
HMM은 10조 원대의 유보금을 가지고 있다. 하림은 유보금을 해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쓰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매각 이후 말을 바꿔도 불법이 아니다. 더욱이 하림은 팬오션을 인수한 뒤 하림USA를 지원한 전력이 있는데다 HMM 외에도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에 6조 8,000억 원을 투입해야 한다. 하림산업은 최근 실적 부진으로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300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의구심을 떨쳐낼 수 있는 확실한 중장기 운영 방침과 투자 계획이 나올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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