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영역에서 국내 기준이 보다 높은 글로벌 기준의 서비스 원해

저성장의 공포 속 물류기업들의 물동량 유치를 위한 입찰 경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치열한 경쟁만큼 화주기업들의 요구사항도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어 물류기업들은 현재의 물류 수행 능력뿐만 아니라 향후 물류 고도화 계획까지 마련해야 하는 등 만반의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글로벌 대형 화주들은 공급망 변화 속 안정적인 물류 서비스를 기본으로 전 세계 모든 국가에 자신들만의 높은 수준의 ESG 경영 철학을 충족시켜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물류신문은 지난 한 해 동안 보도한 제안요청서(RFP) 외에도 현재 시장에게 활발히 이야기되는 글로벌 화주들의 요청 사항에 대해 알아봤다. 

다양한 솔루션 도입은 기본, 지속적인 업그레이드 원해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해지면서 화주 기업들은 물류기업에 가격을 기본으로 물류의 핵심 가치인 완벽한 재고관리, 정확하고 빠른 배송 등을 완벽히 수행하고 가시성을 요구하고 있다. 

글로벌 화주들은 이미 시장에서 활발히 활용 중인 창고 관리 시스템(WMS), 창고 제어 시스템(WCS), 운송 관리 시스템(TMS), RFID 기술, 자동화 솔루션 등의 활용을 통해 자사 제품의 완벽한 품질, 신뢰성, 보안성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화주의 경우 자체 WMS, TMS 등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할 인력 또는 개발 이력을 가진 기업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하거나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다. 이는 화주 시스템과의 원활한 연동은 물론 향후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한 효율성 강화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물동량이 늘고 있는 신선식품, 의약·바이오 제품, 배터리 등 온습도를 비롯해 위험물 관리가 필요한 제품들에 대해서는 전 운송 과정에 온습도 기록은 물론 실시간 보고 솔루션, 관련 물류 운영 경험 등이 중요 판단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전국 배차계획을 기본으로 긴급 물류에 대한 용차 계획, 포장 매뉴얼 준수 등도 화주기업들의 중요 요구사항이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콜드체인, 위험물 등 취급이 까다로운 제품의 경우 국제표준화기구(ISO)의 관련 인증을 받은 기업에만 자격이 부여되거나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또한 비슷한 물류 운영 경험도 업체 선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선제적 투자를 통한 물류고도화 방안도 요구
의류 등과 같은 소비자 만족도가 중요한 소비재 품목을 취급하는 일부 글로벌 화주들은 물류 업체 선정 시 물류 효율을 높여 소비자 만족도 향상을 최우선으로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향후 물류고도화 방안과 투자 계획을 요구하는 화주들도 많다. 

물류업계에서는 “글로벌 화주들의 높은 물류 효율화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을 들여 투자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일부 입찰에서는 대기업들도 투자금이 부담스러워 포기하는 예도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처럼 “대규모 투자를 요구하는 입찰의 경우 향후 투자금 회수할 방안을 정확히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화주들은 선제 투자 외에도 향후 예측 물량을 제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물류 기업의 단계적인 물류고도화 방안 또는 투자 계획을 요구했다. 화주들은 이를 검토 후 전체 또는 일부 수용할 계획이다.

글로벌 화주기업 관계자는 “향후 물류 계획의 경우 새롭고 특별한 솔루션 도입도 중요하지만 연차가 쌓임에 따라 물류비용을 낮추거나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자동화, 인력관리 방안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표준에 맞춘 사회적·환경적 책임 원해
ESG경영이 기업 활동의 기본으로 떠오르면서 원자재 구매부터 조달, 제조, 운송, 유통까지 제품의 전체 수명 주기에서 기업의 사회적, 환경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화주를 중심으로 국내 기준이 아닌 글로벌 표준에 맞춘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고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물류기업을 찾고 있다. 

특히 글로벌 화주들은 탄소배출, 플라스틱 제로 등 환경 부분은 높은 기준으로 물류기업이 민첩하게 움직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물류센터 내에서 플라스틱 제로화를 위해 플라스틱 테이프, 스트랩 등을 대체할 솔루션, 재활용이 쉬운 재료로의 전환을 비롯해 파렛트 생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파렛트 교환 프로그램 도입·운영, 물류센터 내 전기 지게차만 운영, 에너지·물 소비량 등에 대한 월별 보고서 등이 대표적인 요구사항이다.

최근 몇 년 새 국내도 중대재해처벌법 도입이 되면서 작업자 안전에 대해 인식 개선과 함께 현장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그럼에도 글로벌 화주기업들은 더 세심한 대비를 요구하고 있다.

글로벌 화주기업 관계자는 “국내도 작업자 안전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됐지만 글로벌 화주기업 기준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교육부터 장비, 감독 등 모든 부분에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화주들은 대표적으로 협력업체 작업자를 포함한 물류 전 과정 작업자들의 건강과 안전, 복지 보장을 요청하며 중대재해처벌법, 산업안전보건법 등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은 물론 철저한 안전교육, 건물 내 자동 냉난방 시스템, 화재 진압 시스템, 일일 운전시간 관리를 통한 사고 방지, 운전원의 유니폼 착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글로벌 화주기업 관계자는 “전 세계 소비자들이 단순히 소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 운송 등 모든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빠르고 정확한 물류 서비스를 원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화주기업들은 물론 국내 수출기업의 요구사항도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다”며 “글로벌 화주기업의 요구사항에 선제적으로 시스템을 준비하면 추후 다양한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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