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의 스타트업 - 원키 예상곤 대표

코로나로 인해 닫혀있던 비대면의 시대를 지나, 지난해는 포스트 코로나라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 해였다. 물류업계 역시 마찬가지였다. 해상운임의 지속적인 하락세, 물류 자동화에 대한 관심 증폭, 스타트업 투자시장의 축소 등 여러 헤드라인이 뉴스를 장식했다. 그 사이 하나의 이슈가 물류업계에 등장했다. 지난해 7월부터 연 매출 1억 원 이상 대상자는 의무적으로 기존의 수기가 아닌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해야 하는 법안이 시행된 것이다. 이 새로운 법안은 물류업계에 변화를 가져왔다. 그 변화의 중심에, 예상곤 대표가 이끄는 물류 IT 솔루션 기업 ‘원키(OneKey)’가 서 있다.

국내 택배업계의 한 축인 한진에서 30년 넘는 시간을 보내며 물류업계 전문가로 역량을 쌓아온 예상곤 대표. 한진에서의 긴 여행을 마무리한 그가 선택한 다음 선택지는 다름 아닌 스타트업 ‘원키’였다. ‘원키’를 통해 그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 비즈니스는 무엇인지 예상곤 원키 대표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30년의 시간을 지나 선택한 새로운 ‘도전’

Q. 물류업계에서만 30년 넘는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A. 제가 한진에서 약 31년 동안 근무를 하면서 물류 쪽에서만 근무를 해왔습니다. 신입사원부터 물류사업본부장까지 오랜 시간 물류업계에 몸 담으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죠.

Q. 그런데 이후에 선택한 목적지가 물류 쪽이 아닌 다른 분야의 스타트업이었습니다.

A. 사실 물류업계에서 오래 몸담다 보면 자연스럽게 업계 내에서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장에서 30년 넘게 일을 해왔는데 똑같은 모습으로 위치만 옮기는 게 큰 의미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내가 물류업계에 변화를 만들어보고 싶은데 어떤 것이 있을까 고민하던 중 택배 대리점이나 중소 운송사 등을 대상으로 한 IT 솔루션이 시장에 부족하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들의 물류업무를 간편화, 효율화할 수 있는 IT 솔루션이면 물류시장에서 변화를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하던 시기에 감사하게도 ‘원키’라는 스타트업에 합류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게 됐죠.

Q. 원키는 대표님 합류 이전에는 물류 쪽과는 큰 접점이 없는 사업을 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A. 제가 대표로 합류하면서 택배 등 물류 쪽과 관련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중소 운송업체들이 엑셀을 기반으로 처리하는 물류 관련 업무를 디지털화할 수 있는 가벼운 솔루션을 구축했습니다. ‘심 플래너’라는 이름의 솔루션이었죠. 오더와 배차 등 운송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한 번에 확인,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솔루션인만큼 업계에서 충분히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예상과 달랐던 업계의 반응, 예 대표는 두 번째 ‘도전’을 감행한다

Q. 그런데, 심 플래너에 대한 반응이 생각과는 달랐다고요?

A. 처음에는 분명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 중소업체 대표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거든요. 하지만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바로 실무자들이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어요. 실무자들은 통화나 엑셀, 수기 등 기존에 활용하던 솔루션이 더 편하고 문제가 없는데 굳이 새로운 것을 배워서 써야하나? 라는 반응이었던 거죠. 물류업계를 모두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제가 놓쳤던 부분이었습니다.

Q. 스타트업들이 보통 사업을 추진할 때 현장과 괴리가 생기면 솔루션을 고도화하는 방법을 선택하곤 하는데 대표님은 다른 선택을 하셨습니다.

A. 제가 물류업계에 오래 몸담고 있기에 할 수 있었던 선택이었어요. 결국 현장 실무자가 불편해하고 쓰지 않으면 그 솔루션은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다른 솔루션을 개발하자”라는 결정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바로 지금의 전자세금계산서 발행 디지털 솔루션인 ‘심노트’입니다.

전자세금계산서 발행 의무화, ‘심노트’가 고민 해결의 ‘Key’

Q. 심노트를 개발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A. 다른 솔루션 개발로 방향을 설정한 후에는 시각을 달리했습니다. 기존 업무를 돕는 보완재 성격의 솔루션이 아니라, 우리 솔루션으로 반드시 바꿔야만 하는 대체재 성격의 솔루션을 개발하자는 쪽으로 말이죠. 대체재 성격의 솔루션이 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반드시 바꿔야만 하는, ‘의무화’라는 성격이 부여되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를 염두에 두고 살펴본 결과 보였던 빈 곳이 바로 전자세금계산서 발행이었습니다.

2023년 6월까지는 연 매출 기준 2억 원 이상의 개인사업자들만 의무적으로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하던 것이 7월부터는 1억 원 이상의 개인사업자들도 발행해야 하는 의무를 가지게 됐습니다. 그만큼 전자세금계산서를 의무적으로 발행해야하는 물류 관련 사업자들의 숫자가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것인데요. 이 부분을 파고들자라고 생각하고 본격적으로 심노트를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심노트를 통해 단건발급 등도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다.
▲심노트를 통해 단건발급 등도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다.

Q. 심노트가 기존 방법과 비교해 가지는 장점은 무엇인가요?

A. 무엇보다 편의성입니다. 현재 화물운송기사의 90% 이상은 개인사업자로 개개인이 직접 운영관리 업무까지 도맡아서 처리해야 합니다. 하지만 운송기사들의 상당수가 고령이기 때문에 디지털화한 솔루션이 있다 하더라도 이를 바로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원키의 심노트는 바로 이 장벽을 허무는 역할을 합니다. IT 솔루션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물류업계 개인사업자들이 운영관리를 쉽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심노트의 핵심입니다. 기존에 수기나 전화 등 주먹구구식으로 처리하던 세금계산서 처리를 심노트 클릭 한번으로 쉽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Q. 심노트 개발에 있어 좀 더 신경 쓴 부분이 있을까요?

A. 제가 오랜기간 물류업계에 몸담았다 보니 솔루션 개발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사용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 시장에서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수단들을 존중하고 연계하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심노트를 활용하는 고객들은 모든 업무를 심노트 안에서 처리하지 않아도 됩니다. 엑셀로 정리한 파일을 그대로 심노트에 옮기기만 하면 프로그램이 이를 읽고 자동으로 업무를 처리해줍니다.

기사들이 심노트 활용 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앱 내에서 이것저것 찾을 필요 없이 ‘문의하기’ 버튼 한번만 누르면 바로 CS팀과 통화연결이 가능하도록 구현해 놓았습니다. 기사 분들 입장에서는 문제가 생기면 아무래도 통화라는 방법이 가장 익숙한 해결방안이기 때문입니다.

Q. 심노트에 대한 현재 업계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A. 당장 지난해부터 전자세금계산서 발행 기준이 낮아지면서 업계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입니다. 실제 고객 숫자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고요. 여기에 올해 7월에는 작년 1억 원으로 하향됐던 기준이 8천만 원으로 하향조정될 것이 확정돼 우리 솔루션에 대한 업계의 관심은 더 커질 전망입니다. 특히 운송업체를 비롯해 택배대리점에서 전자세금계산서 발행과 관련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심노트를 찾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연 매출 8천만 원이 새로운 기준이 되면 운송기사는 물론이고 택배기사 중 상당수도 의무발행대상자로 포함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심노트의 영향력이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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