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김덕원 한국초저온 대표이사

국내 콜드체인 시장에서 보관 시설인 저온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회사는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등록된 기업만 총 1,400여 개에 이른다. 하지만 실제 저온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은 이보다는 더 많다. 이 수치는 물류시설법에 따른 냉동·냉장, 식품위생법에 따른 냉동·냉장, 축산물위생법에 따른 축산물 보관, 수산식품산업법에 따른 냉동·냉장으로 등록된 기업을 모두 포함했지만, 저온과 상온 구분이 되어 있지 않은 항만창고, 보세창고와 물류창고로 분류하기 어려운 100㎡ 미만의 물류창고를 제외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 국내 물류센터 중에서 국내 ‘유일한’ 부문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LNG 냉열을 이용한 저온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초저온이 그 주인공이다. 한국초저온의 김덕원 대표는 한국초저온에 대해 “LNG 냉열이라는 경쟁력을 가진 콜드체인 운영사”라고 정의한다. LNG 냉열을 이용한 저온 물류센터 개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운영을 통해 고품질의 서비스로 콜드체인 시장을 리딩하는 회사라는 의미이다. 그를 만나 한국초저온의 성장 과정과 현재 상황, 앞으로의 계획들을 들어봤다.

Q. EMP벨스타가 한국초저온의 투자사이다. 어떻게 ‘LNG(액화천연가스) 냉열’을 이용한 초저온 물류센터에 관심을 갖게 됐나?
A. EMP벨스타는 에너지와 인프라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다. EMP벨스타는 한국초저온에 투자하기 오래전부터 여러 가지 에너지 혹은 인프라 관련 투자처를 많이 검토하고 있었다. 투자처로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많이 검토했었는데, 당시 유가 하락으로 인해 신재생에너지 투자가 각광을 받지 못했다. 그 상황에서 LNG 냉열을 활용한 저온 물류센터를 처음 접했는데, 신재생에너지의 하나로 판단됐다.

LNG 냉열은 버려지던 에너지였다. 천연가스를 LNG로 액화시키는 데만 해도 엄청난 에너지와 돈이 들어가는데, 이것이 전혀 재활용되지 않고 버려지고 있다는 게 사실은 굉장히 안타까웠다. 양으로 따져도 어마어마한 양의 에너지였다. 재활용하는 것이 당연한데 지금까지 안 돼 왔었다는 것이 오히려 더 놀라웠다. 그래서 LNG 냉열이란 개념을 처음 접했을 때 너무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일본의 LNG 냉열 창고도 견학을 해보고 여러 가지 검토를 해보았더니 굉장히 센세이셔널한 것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아시아권 국가 대부분은 LNG를 사용하고, 그 사용량도 오히려 늘려가는 추세였다. 동남아 같이 발전 속도가 더딘 지역 국가들은 콜드체인 인프라가 굉장히 부족한데, 투자도 되지 않고 전기도 부족한 상황이었다. 버려지던 폐 에너지를 재활용할 수 있다면 많은 기여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사업적으로 수익 내는 것을 떠나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국가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 즉 에너지 부족, 식량 안보 같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첫 단추가 끼워졌다.

Q. 한국초저온은 어떻게 시작됐나?, 진행 경과는?
A. 처음 LNG 냉열을 활용한 콜드체인에 대한 제안을 받았을 때 굉장히 매력을 느꼈다. 특히 당시에는 금융자본이 한국에서 콜드체인에 투자를 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가장 큰 이유를 꼽자면 콜드체인은 상온 물류센터들과 다르게 복잡한 운영 노하우가 필요한 시설이었기 때문에 금융 시장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또 그즈음 저온 물류센터의 건설 과정이나 운영 과정에서 화재가 여러 번 나면서 그 리스크를 감당할 수 없다고 금융 쪽에서 판단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까 상온시설에 대한 투자만 했던 상황이었다. 아마 한국초저온이 한국에서 금융자본이 투자해서 만든 첫 번째 콜드체인 기업일 것이다.

당시 우리도 단순한 일반 콜드체인 물류센터였다면 투자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LNG 냉열을 활용한 저온 물류센터는 에너지 분야와 인프라 분야가 접목된 것이었고, 그때 콜드체인 분야에 뚜렷한 강자가 없는 상황이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LNG 냉열을 활용한 기술을 바탕으로 콜드체인 분야에 큰 획을 그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첫 번째 물류센터를 개발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렸다. 처음 전략은 LNG 냉열을 기반으로 한 메인 물류센터를 만들고 이를 거점으로 주변에 혹은 그 다른 지역에 일반 창고도 같이 늘려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LNG 냉열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LNG 기지 인근에 물류센터를 지어야 하기 때문에 처음에 고려 했던 곳이 인천과 평택이었다.

거의 같은 시기에 시작을 했다. 평택의 경우 평택시나 경기도에서 콘셉트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지원도 많이 해주어 프로젝트가 빨리 진행이 될 수 있었다. 그래서 평택 초저온 물류센터를 2016년도 말에 착공할 수 있었다.인천의 경우는 물류적인 입지나 환경은 평택보다는 조금

더 우수하다고 봤는데, 코로나 등의 문제로 지연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코로나도 끝났고 그동안 준비해 온 과정을 마무리 해 착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Q. LNG 냉열을 활용한 저온 물류센터의 장점은 무엇인가?
A. LNG 냉열을 활용했을 때 가장 직접적인 장점이라고 하면 기존 저온물류센터보다 낮은 온도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평택에는 영하 80도까지 구현을 해놓고 있는데, 이러한 극저온, 초저온 온도를 구현할 수 있는 데다 폐열을 이용하기 때문에 전기 사용에 따른 에너지 비용이 들지 않는다. 비용은 적게 들이고 훨씬 고품질의 저온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다시 말해 저비용으로 더 낮고 더 일정한 온도의 저온을 구현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최초의 LNG 냉열 물류센터를 시작한 이유이기도 하다. 더 좋은 품질의 콜드체인을 제공해보자는 생각이 었다.

사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들이 비슷한 것 같은데, 기존의 냉동 창고들이 오랫동안 시장에서 활동해오면서 냉동 품질에 대한 기준치가 굉장히 낮고 가격 경쟁이 만연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원인은 저온 물류센터에서 보관 품질을 제공할 수 있는 형태나 수준이 다 똑같았기 때문에 저온 물류센터의 선택기준이 가격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저온 물류센터마다 차별성이 거의 없는 시장이었다.

아직도 냉동 품질에 대한 부분이 크게 변하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코로나를 거치면서 제약 콜드체인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기준이 굉장히 엄격하고 높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러한 것을 통해 인식이 바뀌기 시작하면 일반 식품 분야의 품질 기준도 높아질 것이고, 그런 상황이 되면 한국초저온이 가지고 있는 강점이 더욱 부각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LNG 냉열을 활용한 물류센터는 친화경적이라고 들었다. 왜 친환경적인가?
A. 크게 보면 두 가지 정도로 설명할 수 있다. 우선 LNG를 수입해서 도시가스로 사용하게 되는데, 도시가스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해수식 기화기를 쓰게 된다. 해수식 기화기는 바닷물을 끌어와서 LNG가 흐르고 있는 파이프에 해수를 뿌리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기화기를 운영하는 데 전기가 사용된다. 즉, 추가적인 에너지가 사용된다. 하지만 LNG 냉열을 활용한 물류센터는 기화과정을 바꿈으로써 기화과정에 들어가는 에너지에 대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더욱 자연친화적인 부분은 생태계를 보호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화하는 과정에서 해수가 영하 162도의 극저온 상태의 LNG를 데워 LNG는 기화되고 해수의 온도가 낮아지는데, 이 해수는 다시 바다로 흘려보내게 된다. 바다로 흘러가면 바닷물의 온도가 낮아지면서 생태계의 변화가 일부 일어날 수밖에 없다. 한국초저온은 해수를 사용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운영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 ES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기업들은 ESG 기준을 굉장히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ESG에 대한 인식이나 기준들이 그렇게 높지 않은데, 해외의 경우 글로벌 기업들에게는 굉장히 엄격한 기준들을 이미 적용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물론 국내 콜드체인 기업들은 저온 물류센터의 고객사들로, 이들도 물류센터를 이용하거나 혹은 다른 제3자 서비스를 이용할 때 그 서비스 제공자들에게도 같은 기준을 맞추기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저온 물류센터 같은 경우는 친환경적인 요소를 접목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시설이다. 고객사들 입장에서는 엄격하게 탄소 저감이나 혹은 친환경적인 요소들을 요구하게 되지만 그걸 맞출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없는 것 같다. 하지만 LNG 냉열을 활용한 저온 물류센터는 전기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콜드체인 보관 분야에서 친환경을 구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Q. 해외에서 LNG 냉열을 활용한 시설물에 대한 투자 사례들이 있는지?
A. 우선 각 국가의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산유국들이나 유럽 같은 경우 파이프로 직접 NG(천연가스)를 받기 때문에 기화에 대한 이슈가 없고, 그에 따른 폐 에너지가 발생되지 않는다. 때문에 대부분 이동거리가 먼 아시아 국가들이 LNG를 많이 사용한다. 다시 말해 아시아권을 벗어나면 LNG를 활용한 저온 물류센터를 할 수 없는 셈이다.

LNG 냉열을 이용한 창고는 일본에서 시작되었다. 일본의 물류센터 소유주는 동경가스라는 LNG 가스회사이다. 동경가스가 LNG 냉열을 이용한 물류창고를 시작한 이유는 버려지는 냉열이 너무 아까워서였다. 일본의 경우 LNG 수입사들과 가스회사들이 다 민영 기업들이다.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많은 비용을 들여 만들어지는 에너지가 그냥 버려지는 것이 아까웠고, 이를 재활용해보자는 움직임이 활발했다. 그중 하나가 냉동 창고의 모습으로 구현된 것이다.

일본 요코하마에 냉동 창고가 있는데, 여기는 전체가 초저온 온도대로 가동되고 있고 참치만 보관되고 있다. 규모가 크지 않은 창고지만 전체가 초저온이고 고급 참치만 보관하고 있어 수익성이 굉장히 좋다. 하지만 시작이 물류가 아니라 에너지 재활용이었기 때문에 이를 확장하는 데 관심이 없다. 지금도 요코하마 창고는 수요가 워낙 많아 같은 부지 내에서 확장을 했지만 다른 지역으로 확장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LNG를 사용하는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의 경우 가스회사들이 다 국영 기업들이고, 정부가 관리하는 회사들이다 보니 물류업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이 안 되는 것 같다. 그 나라의 물류기업들도 LNG는 에너지 분야라서 접하기 어렵고 활용하기 위한 접근이 쉽지 않다 보니 사업화가 안되는 것 같다. 사실 LNG 냉열을 활용하는 기술은 어려운 기술이 아니지만, 에너지와 물류업의 접점에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것 같다.

아시아권 나라로서는 LNG 소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중국이나 2023년 LNG를 도입한 베트남 같은 국가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데, 중국과 베트남 정부 관계자들이 한국초저온 평택물류센터에 벤치마킹을 왔었다. 이들은 냉열을 활용해 보고 싶으나 자체적으로 시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실제 플레이어인 한국초저온과 협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많은 제안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업적으로 개발하고 확장해 나가려는 첫 번째 시도가 한국초저온이다.
 

Q. 인천과 부산에 물류센터를 개발할 계획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A. 인천과 부산의 경우 2024년 상반기에는 개발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천은 평택물류센터와 다른 형태의 개발이 될 것이고, 부산은 평택과 같은 방식의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초저온의 첫 시작점이었던 평택의 경우 탱크로리로 LNG 를 가져와서 다시 냉열을 활용한 후 다시 도시가스 배관으로 흘려보내는 형태였다. 인천은 직배관을 통해서 냉열을 공급받아 활용하는 방식으로 개발된다. 기존 방식과 가장 큰 차이점은 LNG 사용량이다. 탱크로리로 가져오면 가져올 수 있는 양의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

온도대가 낮으면 낮을수록 냉열 활용 효율이 높다. 때문에 주요 초저온 온도대, 급속 냉동, 냉동 이런 순서대로 냉열을 쓸 수밖에 없다. 반면에 인천 같은 경우에는 거의 무한정한 냉열을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전 온도대 냉열을 다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인천은 급속 냉동에 대한 부분을 많이 가져갈 계획이다.

초저온 보관 수요는 그렇게 크지 않다. 코로나 백신으로 인해 증명 됐듯이 제약과 바이오 등의 분야에서는 그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현재는 참치나 고급 식품류들과 제약, 바이오 쪽이 초저온에 대한 수요로 제한적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급속 냉동 수요가 굉장히 빨리 늘고 있다. 급속 냉동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LNG 냉열을 활용하게 되면 훨씬 좋은 품질로 급속 냉동을 할 수 있다.이와 함께 아이스팩이나 혹은 일반 얼음을 얼리는 것도 많이 검토하고 있다. 큰 시장이 아니라고 볼 수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콜드체인 배송에 아이스팩이나 드라이아이스가 굉장히 많이 들어간다. 이런 것들을 LNG 냉열을 활용한다면 에너지 효율도 좋아지게 될 것이다.

부산은 평택과 같은 콘셉트이다. 탱크로리를 받는 방식이 수급량 한계라는 단점이 있지만 물류센터 개발 위치에 대한 구애를 안 받는다는 장점도 있다. 인천 같은 경우 LNG 터미널이 송도에 있다 보니 개발이 가능했지만, LNG 터미널이 모두 물류에 적합한 위치에 있지 않다. 예를 들면 LNG 터미널이 있는 삼척, 통영의 경우 물류 수요가 크지 않아 물류센터 개발 수요가 없다. 하지만 부산은 대한민국 물류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지역으로 초저온 물류센터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평택과 마찬가지로 탱크로리 방식으로 계획하고 있다.

Q. 한국초저온은 어떤 기업으로 성장해 갈 계획인가?
A. 한국초저온은 LNG 냉열을 활용한 초저온만을 고집하는 기업은 아니다. 한국초저온은 LNG 냉열이라는 무기를 경쟁력으로 강력한 콜드체인 플레이어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다. 때문에 LNG 냉열을 활용한 초저온 센터를 메인센터로 두고 그 외 지역에서는 콜드체인의 인프라를 갖춰갈 계획이다.

최근 매입한 오산과 송산센터도 그러한 측면에서 서브 센터로서의 역할을 해 나가게 된다. 또 동일한 전략으로 해외 진출도 생각하고 있다. 모든 저온 물류센터에 LNG 냉열을 적용할 이유는 없다. 특히 이번에 추가된 오산과 송산의 경우 평택과 멀지 않기 때문에 서로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가져갈 수 있다.

한국초저온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LNG 냉열이라는 경쟁력을 가진 콜드체인 운영사로 성장해 갈 계획이다. 한국초저온은 오퍼레이터이고 디벨로퍼로 개발도 하고 투자해서 인수도 계속해나갈 계획이며, 한국초저온이 직접 자체 자산을 보유를 하면서 운영도 직접 하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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