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베클리.할 브랜드 / 부키

2010년대 들어오면서 정치, 외교, 경제, 안보 등에 있어서 가장 크게 이슈가 되고 있는 부분은 중국의 급격한 부상이다. 그리고 이제 중국은 세계의 패권을 잡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감추지 않고 있다. 미국과 중국으로 양분되고 있는 패권 경쟁으로 인해 신냉전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 되었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이야기 하고 있다. 팬데믹으로 인해 미국과 중국의 위세가 꺾이고 세계질서가 재편될 것이라는 많은 의견들이 있었지만 오히려 팬데믹 이후 미국과 중국은 그들의 힘을 더욱 더 과시하며 세계 전반에 있어서 그들의 주도권을 놓지 않고 있다. 미국은 기존의 서방국가를 중심으로 그들의 세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면 중국은 아프리카, 서아시아국가, 최근에는 동남아시아 국가 등 신흥국가 및 저개발 국가를 중심으로 그들의 세력권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일부 국제 정세 전문가들은 2050년이 되면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세계 경제 성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기 때문에 이들 국가를 지원하고 있는 중국의 위세가 미국의 위세를 넘어설 것이라는 주장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 각종 보고서와 매체를 보면 중국은 현재 심각한 위험에 직면해 있는 상태이며, 미국은 이를 놓치지 않고 중국의 목줄을 강하게 압박할 것이라고 나타나 있다. 이 책은 중국이 직면한 위험과 이로 인한 국제 정세의 위험성, 그리고 미국의 전략적 태도에 대하여 기술한 책이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이제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安美經中’ 즉,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외교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상태로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의 추세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한 차원에서 이 책은 매우 의미 있는 사실을 제공해 주고 있다.

Danger ZONE
‘투키디에스의 함정’이란 말이 있다. ‘투키디에스의 함정’이란 투키디데스의 저서인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 스파르타와 아테네 간의 전쟁 원인에 대해 언급된 내용으로 당시 지중해의 패권국이자 맹주였던 스파르타가 신흥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아테네에 불안감을 느끼게 되고 스파르타는 아테네에 대해 전장을 일으키게 된다. 이에 두 국가는 지중해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쟁을 벌이게 되었다. 오늘날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기존 패권국이 신흥 패권국의 성장에 두려움을 느끼게 되고 이로 인해 기존과 신흥 패권국 사이에 필연적인 무력 충돌이 발생한다는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 그러나 근현대 세계사를 보면 ‘투키디에스의 함정’에서 주장한 바와는 반대의 원인에 의해 무력 충돌이 발생되어왔음을 알 수 있다. 1, 2차 세계 대전만 보더라도 기존이 강자인 영국, 프랑스, 미국이 신흥 강자로 부상한 독일과 일본을 대상으로 전쟁을 일으킨 것이 아니라 독일과 일본이 전쟁을 일으켰다. 이는 기존 강자의 신흥 세력에 대한 견제와 두려움이 아니라 도전자의 위치에 있는 신흥 세력이 성장이 정점을 지나고 정체되면서 그들의 세력을 확대함에 한계가 오는 것을 그들 스스로 깨닫게 되는 시점에 패권국으로 올라가기 위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것이 바로 전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중국이 바로 그 구간을 지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에는 많은 위험한 신호들이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신호는 중국이 패권국의 위상으로 올라가는 발목을 강하게 잡고 있다. 중국은 2000년부터 세계의 패권국으로 부상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현 시점에서 그들이 쌓아 놓은 존재의 가치가 서서히 무너져 내리고 있음을 스스로 느끼고 있다. 이에 중국은 세계 중심의 패권국으로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손에 잡힐 수 있는 위치까지 와있는데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기회가 올 수 없을 것이란 생각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향후 10년 내 중국은 다시 올 수 없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한 위험한 결정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2023년 이후 10년의 구간을 Danger ZONE이라고 한다. 그리고 실제적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2025년 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므로 Danger Zone이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중국의 성장과 쇠퇴 원인
중국이 성장하게 된 배경과 쇠퇴하고 있는 배경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상호간 직접적인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로는 정치 분야이다. 마오쩌둥이 사망한 이후 중국은 공산당이 세력을 유지했지만 이후에는 나름대로의 정치세력 간 어느 정도의 견제를 허용했으며, 경제 성장을 최우선으로 하기 위한 엘리트 중심의 집단지도체제를 완성하여 권력이 한 곳에 집중되지 않는 체제를 구축 했고 이는 실질적인 경제 성장의 결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의 중국의 정치는 과거로 회귀되고 있는 현상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권력이 한 곳으로 집중되는 현상이 발생되고 있으며, 이러한 권력을 보전하기 위해 경제 분야의 희생에 대한 부분도 과감히 감수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마윈이 중국 정부의 탄압을 피해 가족과 함께 일본에 은신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인구 분야이다. 90년대 중국의 두터운 노동 가능 인구 계층은 중국이 고도 성장을 이룰 수 있게 만드는 결정적인 원동력이 되었다. 또한 이러한 노동 가능 인구 계층은 내수 시장으로 연결되어 중국은 탄탄한 경제구조를 다져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중국의 노동 가능 인구는 2014년 이후 줄어들기 시작했고 전체 인구수도 2022년을 기점으로 인도에 추월 당했다. 또한 급속한 인구 고령화는 국내 시장의 정체와 더불어 중국 정부의 큰 부담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고도성장의 동력원이었던 중국의 인구 파워는 이제 중국의 가장 큰 골칫거리로 전락하기 시작했다.

세 번째는 미국과 관계 부분이다. 중국이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조력자는 미국이다. 소련과 미국이 대립하던 시기에 미국은 중국을 통해 소련을 견제하고자 중국에 대해 아낌없는 지원과 원조를 보냈다. 소련 붕괴 이후에도 미국과 중국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 왔으나 시진핑이 정권을 잡고 중국이 본격적인 중국 우월주의적 패권주의로 노선을 잡으면서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경제와 외교, 안보 분야에서 직접적인 대립관계로 돌아섰다. 그리고 미국은 각 종 규제 등을 통해 중국에게 제공했던 다양한 혜택을 거두어들이기 시작했다. 중국은 여러 분야에서 그들이 예상했던 것 보다 큰 피해를 입게 되면서 사면초가에 이르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네 번째는 자원 분야이다. 중국이 경제 발전 초기 단계에는 산업의 구조와 체계가 근대화가 되어있지 못함에 따라 자원이나 에너지의 자급이 가능했다. 그러나 경제가 고도로 발전됨에 따라 더 이상 중국내 자원으로는 이를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현재 중국은 세계 최대의 에너지 수입국이 되었다. 이뿐 아니라 중국은 2008년부터 곡물 수입국이 되었고 2020년을 기준으로 식량의 20%를 해외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이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자원시장에서 중국에 대한 제재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면 중국은 온전한 국가 경제를 유지하는데 큰 어려움이 발생될 수밖에 없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중국 경제 성장의 이면 부분이다. 중국의 고도성장의 이면에는 중국 정부의 대규모 자본 투입이 있었다. 눈에 보이는 수치적으로 긍정적인 시그널을 지속적으로 발신했지만 부의 창출에 필수 요소인 총 요소 생산성을 놓고 보면 2008년부터 2019년 사이에 연평균 1.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는 중국이 매년 지출에 비해 적은 생산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경기 부양을 위해 중국 정부가 지출하고 있는 금액을 제외한다면 중국 경제는 전혀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또한 이러한 정부 지출은 회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중국 정부의 부담은 향후 엄청난 후폭풍을 맞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중국 경제구조는 매우 큰 취약성과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상기에서 언급한 중국의 성장 동인들이 이제는 중국이 쇠퇴하는 주된 원인이 되었다는 것은 중국의 미래에 대한 불안정성을 가중 시키는 것이며, 중국이 다시금 성장의 동인을 찾지 못한다면 중국에 대한 여러 우려는 바로 현실이 될 수 있다.

미·중 경쟁의 전망과 대책
과거 소련 또한 Danger ZONE에 진입한 시기가 있었다. 그 시기는 1980년 대 였다. 소련은 1970년대 지정학적, 군사력 영향력이 최정점에 이르렀으나 당시 내부적으로는 와해의 징조들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당시 미국은 소련의 팽창을 외교적으로 억제하고 폭력적인 공격 징조를 사전에 봉쇄함으로 소련의 오판을 사전 제어하는데 성공했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대응도 소련에 대한 대응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을 듯 하다. 이미 중국은 글로벌한 위협으로 인해 위기가 발생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국의 문제와 불안정성으로 인해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내부의 위험을 외부적 이슈로 해결하고자 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러한 상황은 동아시아와 같은 지정학적으로 중국과 미국이 첨예하고 대립하고 있는 지역에서 매우 높은 긴장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을 몇 가지만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경쟁 구도를 체제의 경쟁으로 만드는 것이다. 미국이 소련에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소련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입힌 것이 아니라 우방국들과 함께 새로운 질서를 창조한 것이었다.

두 번째는 미국이 비대칭 싸움판을 만들어서 중국을 끌어들여 이에 대한 대가를 줄기차게 치르게 만드는 것이다. 즉 환율, 산업구조 등 중국이 천문학적인 투자를 통해 공들이고 있는 영역에 대해 미국이 이를 무력화함으로 중국에게 큰 피해를 입히게 만드는 방법이다.

세 번째는 미국이 장기간 축적해 놓은 강점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투자비의 많고 적음을 떠나 개발 기간이 짧은 역량은 큰 의미가 없다. 중국과의 패권 경쟁을 장기적 관점으로 보고 장기적 노하우에 의한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경쟁에서 결정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네 번째는 인내심을 갖는 것이다. 위험 구간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긴급성과 실행력을 겸비한 대처가 필요하다. 전략적 시급성에는 반드시 전략적 인내가 따라야 한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에서 Danger ZONE의 통과는 어쩌면 기나긴 여정 중 첫 단계에 불과할 수 있다. 빠르고 단편적인 목 죄기 해법이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화해와 협력의 파트너 십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중국 스스로 손을 내밀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많은 보고서와 매체 등을 통해 나오는 이야기를 보면 2025년을 매우 위험한 시기로 예상하고 있다. 그 예상의 중심은 중국의 대만 침공이며, 이는 미국과 중국의 BIG2의 글로벌 패권주의에 대한 무력 충돌의 시발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은 장거리마라톤 관점이 아니라 10년의 단거리 경주와 같은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인사이트를 주고 있는 듯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국제 정세의 위험성을 우리나라의 지도자들은 이를 인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긴장감을 가지고 대처를 하고 있는 지에 대한 생각을 갖게 된다. 현 시기는 우리만 잘 처신한다고 되는 세상이 아니다. 갈수록 세상이 돌아가는 것에 더욱 더 민감해야 생존할 수 있는 시기임을 모두가 깨달아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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