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규 평택대학교 교수

Covid-19로 빚어진 지난 3년여의 펜데믹 이후에 처음 오프라인으로 열린 iREX2023은 디지털 대전환의 열망이 담긴 제조 기업들의 뜨거운 열망이 농축된 듯 그 간절함과 뜨거움이 동경의 빅사이트 전시장에서 여과 없이 느껴져 왔다. 2023년 11월 29일부터 12월 2일까지 일본 도쿄 빅사이트 전시장에서 iREX2023이 ‘로봇기술을 활용한 지속가능한 사회’라는 대주제로 4일간 열리면서 하네다 공항을 통해 입국한 세계 로봇가족들의 마음을 한껏 들뜨게 만들었다.

올해로 25회째를 맞이하는 iREX2023은 산업용 로봇분야 최신 시스템과 관련기기, 최근 보급이 확산되고 있는 서비스로봇과 산업현장의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물류로봇 등으로 뜨겁게 달구어졌고, 로봇관련기기와 부품을 망라하여 1. 로봇SI사업자 존, 2. 로봇시뮬레이션 및 비전시스템 존 3. 물류시스템 로봇 존 4. 부품공급장치 존 등으로 크게 4개 그룹으로 구성되었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아시아 최대 로봇산업전으로서의 면모를 갖춘 iREX2023은 산업변화에 대한 메가트렌드 등 인공지능, 지속가능한 생산, 그리고 미래의 일자리 등 산업현장 및 인류의 미래과제에 유의미한 통찰력을 전시장을 찾은 많은 방문자들에게 제공하였다.

글로벌 산업전의 양대축인 하노버 메세에서는 디지털 대전환(DX)과 에너지 대전환(Green) 그리고 공급망 대전환(SCM)에 대하여 깊은 메시지를 주창한 바 있었고 글로벌 최대의 가전박람회인 CES에서도 매년 AI와 로보틱스, 그리고 디지털 헬스케어에 관한 즉 인류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는 주요 주제들을 토해 내고 있다. 이와 함께 금년도 빅사이트 전시장을 꽉 메운 방문객들에게 iREX2023도 여전히 생산현장과 물류현장을 변화시키고 있는 혁신의 기폭제인 인공지능, 지속가능생산, 일자리 부족에 대한 메시지를 외치고 있다.

이미 주지하고 있는 바와 같이 일본의 로봇산업은 2022년도에 수주, 생산, 출하 분야에서 1조엔 시대에 들어서면서 쾌조의 ‘트리플성장’을 달성하였다. 또한 같은 시기에 도로교통법을 개정하여 로봇을 통한 상품배송이 가능하도록 디지털 생활환경을 바꿀 수 있는 초석을 다졌다. 그리고 이미 오래 전에 발표된 일본물류백서엔 2025년도에 무인택배가 가능하게 될 것이란 반갑지만은 않은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그래서 계속적으로 진화되고 발전되고 있는 로봇기술이 적용될 미래 모습이 그렇게 반갑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기후변화로 야기되고 있는 탄소제로 목표달성을 위한 에너지 대전환과, 미래세대의 저출산과 경제인구의 고령화로 빚어지는 산업현장의 구인난과 이를 대처하기 위한 산업현장과 기업경영의 디지털대전환은 이제는 피할 수 없는 도도한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산업현장에서 중량화물을 핸들링하는 새로운 모델의 다관절 로봇을 활용한 솔루션들이 대거 등장했다. 즉 30kg이상의 타이어를 좁은 공간에서도 효과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 다관절로봇을 UR에서 출시하였고, 중량화물인 2차 전지 배터리 이적작업의 무인화와 자동차 도장작업의 무인화를 가능하게 하는 1톤 스카라 로봇을 야스가와 전기에서 출시하였고, 현대차에서 싱가포르에 구현한 글로벌 혁신센터인 HMGICS와 같은 무인공장에서 적용할 만한 다양한 중량물 로봇팔이 FANUC 등에서 출시되었다. 이는 심화되는 산업현장의 구인난과 무인화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중량물 처리작업을 돕는 솔루션의 출현을 기대하고 있는 사회현장의 긴급한 소환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일본을 대표하는 로봇기업인 옴론에서는 이번 전시회를 통하여 사람과 기계 잠재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면서 탈탄소화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일본제조 기술력의 상징인 ‘모노즈쿠리’혁신 컨셉인 ‘i-Automation’을 구체화한 차세대 컨셉 라인을 구현했다. 즉, 반도체 생산라인의 완전 무인화를 통한 로봇기술 전용 스마트팩토리 적용사례와, 부품박스 라벨링작업과 키팅 준비 작업을 제외한 모든 프로세스를 인간과 로봇이 공동으로 진행할 수 있는 고도의 플랙시블 작업라인을 소개함으로, 향후 고도화된 로봇기술의 활용을 인간중심으로 설계하여 앞으로 도래할 산업현장의 구인난과 근골격계의 사회문제도 효과적으로 해결하고, 생산성향상과 사회복지 문제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였다. 무거운 반도체 웨이퍼 적재용 카세트박스를 무인 견인하는 협동로봇과 AMR을 연계 활용하여 산업현장의 생산성을 높이는 솔루션도 출시하여 많은 주목을 끌었다. 

아울러 물류현장의 사회문제도 함께 풀 수 있는 솔루션도 출시되었다. 물류현장에서 끊이지 않는 노사분규와 중대재해 발생 원인이 되고 있는 택배하역작업인 디베닝 작업현장의 솔루션이다. 물류자동화 전문기업인 MUJIN Robot은 3차원 LiDAR기술을 활용한 하역로봇인 Truck Bot을 출시하여 시간당 1,000개의 박스를 처리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는 2대의 로봇팔을 활용하여 시간당 500개를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인 중국의 XYZ Robotics와 대조를 이루었다, 그리고 이는 파지조정기능을 활용하여 50종의 이종박스를 파렛타이징 할 수 있는 로봇과 연결하여 변종변량작업에도 최적화된 대응이 가능한 조립라인의 유연성을 보여 주어서 방문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작년에 휠 구동 방식의 AMR기술과 접목하여 보스톤다이나믹스가 출시한 스트레치가 시간당 800개의 처리실적을 낸 것에 비교한다면 매우 눈에 띄는 진보기술로 평가되기도 했다. 이외에서 비가 올 때도, 어둠속에서도 자율주행을 할 수 있는 전천후 AMR을 출시한 EVE Autonomy는 야마하자동차의 자체를 이용하여 기술을 개발하였고, 레벨4의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하면서 적재중량 300~1,500kg까지 다양한 작업환경을 대응하고 있다, 그리고 무부하시 9.6도의 등판각을 오를 수 있고, 4개의 벨로다인 16채널 라이다를 적용했고, FMS기능과 클라우드 환경에서 운영되면 월 350만 원의 월정료로 렌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30KG의 경량화물을 운반할 수 있는 자율이동로봇SW를 출시한 케이간ALI는 충전기능, FMS기능, 통신기능 들을 고루 갖춘 솔루션을 선보였고, 한국의 뉴빌리티는 V-SLAM기술을 적용하여 출시한 뉴비를 가지고 일본시장을 공략했다. 이외에도 4개의 카메라를 장착하여 바늘귀에 실을 꿰는 로봇을 치토세로보틱스가 출시하였고, 시큐리티, 기계실보안, 호텔 등의 시설물 감시로봇을 출시한 유고로보틱스는 유고미니와 유고프로 모델을 출시했다. 또한 다관절로봇과 스칼라로봇을 결합하여 8축 로봇을 출시한 로렐뱅크머신과, 고무액추에이터기술을 이용한 소프르로봇을 출시한 타이어 제조기업인 브리지스톤의 계열사인 스프트로보틱스벤처스, 실외기 자동분해로봇을 출시하여 탄소저감활동에 공헌하겠다는 파나소닉의 제품과 기술들이 눈에 띄는 부분이었다. 

생산성혁신의 산업현장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는 High Performance와 Low Cost라는 두 마리의 토끼이다. 지구온난화로 촉발된 CF100, RE100과 같은 탄소저감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인류가 당면한 엄연한 숙제해결도 물론 중요하지만, 여전히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목표는 비용절감이다. 이번 iREX2023에서도 이러한 문제들을 외면하지 않기 위하여 어김없이 우리를 놀라게 할 만한 뛰어난 최신로봇기술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역시 차기대회인 iREX2025는 기업들의 경영효율화와 현장에서 일하는 작업자의 복지문제가 함께 해결될 수 있는, 그래서 기업들이 계속 건강하게 발전해 갈 수 있는 ‘홍익인간형 실용기술(Beautiful Technology for the Better World)’ 이 더욱 빛을 발하는 첨단로봇기술의 경연장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