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박종석 아세테크 대표

흔히 10년이면 강산이 바뀐다고들 한다. 10년이라는 세월만 하더라도 우리가 체감할 정도의 수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10년도 이 정도인데 하물며 30년은 어느 정도일까. 3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물류자동화’라는 비즈니스를 국내에 소개하며 주요 플레이어로 꾸준한 역할을 해 온 기업이 있다. 1993년, 소수의 인원으로 시작해 현재는 주요 글로벌 기업의 협업파트너이자 100명 가까운 직원들이 함께하는 아세테크가 그 주인공이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박종석 아세테크 대표를 만나 그가 어떤 철학으로 아세테크를 이끌어왔는지, 향후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그가 아세테크 대표로 걸어온 지난 30년과 앞으로의 30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박종석 아세테크 대표
박종석 아세테크 대표

Q. 아세테크가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간단한 소감을 말씀해 주신다면?

A. 어떻게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흘렀는지 모르겠습니다. 30년이라는 시간을 돌이켜보면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현재의 아세테크라는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 인생의 목표 중 하나는 달성하지 않았나 하는 뿌듯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Q. 아세테크는 국내 물류시장에 ‘자동화’라는 키워드를 선도적으로 알린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물류자동화 사업 전개에 있어 많은 어려움도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A. 아세테크 사업 초기 핵심 아이템은 일본에서 접한 DPS(Digital Picking System, 디지털 피킹 시스템)였습니다. 국내에서 보기 힘들었던 물류자동화 솔루션은 시장에서 큰 관심을 끌었고 실제 계약까지 이르는 성과를 만들어내기도 했죠. 이를 기반으로 물류자동화 사업을 다양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제가 이 사업을 해오면서 느꼈던 어려움은 크게 2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하나는 강력한 외부적 요인입니다. 90년대 말 발생했던 IMF 사태와 2000년대 리먼브라더스 사태는 국내 시장을 요동치게 한 큰 사건이었습니다. 저희 아세테크 역시 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죠. 당시 계약이 임박했던 건이 취소되기도 하면서 실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두 번째는 물류자동화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시각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물류가 주요 산업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지만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내에서는 아직 주연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자동화 솔루션을 더한다? 이는 운영사 입장에서 큰 결단이 필요한 부분이죠. 코로나 이후에 물류산업에 대한 주목도가 상승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고 다수의 기업 내 물류현장에서 자동화 솔루션을 찾아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물류자동화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임에는 모두가 동의하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돈을 투자하면서 물류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할까?”라는 의문부호는 아직까지 산업 전반에 남아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Q. 그럼 이 난관을 대표님께서는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A. 결국 우리가 이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카드는 ‘차별화’라고 생각했습니다. 간단히 말해 경쟁사들과 비교했을 때 더 우수한 기술력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의 고객사에 확실한 서비스를 전개할 수 있으면 어떤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죠. 저는 이 생각을 사업 시작 때부터 현재까지 놓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를 선택한 고객사들에게 얼마나 좋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느냐가 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입니다.

Q. 아세테크 대표로서 본인만이 가지고 있는 철학은 무엇 입니까?

A. 하나는 철저히 고객만 바라보자는 것입니다. 요즘에도 아세테크를 판로로 활용하는 몇몇 자동화 기업들에서는 “왜 우리의 경쟁업체 솔루션도 다루느냐”라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름을 단 솔루션보다는, 고객에게 최선의 솔루션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최고의 솔루션 라인업 구축과 컨설팅을 전개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는 ‘사람’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흔히 물류자동화라고 하면 사람 대신 시스템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것처럼 이해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시스템을 설치, 운영하고 지속해서 관리하는 것은 사람이 처리해야 합니다. 사람이 대부분의 일을 처리하던 과거의 물류에서 자동화시스템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현재, 미래의 물류까지 결국 사람이 그 중심에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지난 30년 동안 뛰어난 인력을 육성하는 것이 우리 회사를 강하게 만들고, 나아가 물류산업 전체를 건강하게 만든다는 신념을 가지고 회사를 운영해 왔습니다.

Q. 아세테크가 맞이할 앞으로의 30년은 어떻게 구상하고 계십니까?

A. 지난 30년을 아세테크 3.0이라고 한다면 이제 아세테크 4.0을 준비할 때입니다. 아세테크 4.0의 중심에는 해외사업 확대와 인재확보가 있습니다.

해외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겠다고 계획을 세운 데에는 환경의 변화도 있습니다. 최근 유수의 글로벌 물류자동화 기업들이 아시아 지역을 관할하는 지사의 위치로 중국이나 일본이 아닌 한국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아세테크는 이미 몇몇 글로벌 물류자동화 기업들과 협업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협업파트너사의 숫자를 더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러한 글로벌 기업들을 통해 직접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미 일본의 대규모 인쇄기업과 구체적 협업을 위한 긍정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상황이고, 중국이나 미국 등 주요 물류시장에서도 아세테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글로벌 시장으로의 사업확대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이를 발판삼아 오는 2026년에는 IPO까지 계획하고 있습니다.

유능한 인력 구축은 아세테크의 물류 솔루션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선동리 물류센터(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선동리 소재)가 핵심 거점으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현재 선동리 물류센터는 국내 한 대기업이 운영을 맡아 자동화 시스템을 활용해 정상적으로 물량을 처리하고 있고 아세테크의 물류 자동화 솔루션이 어떻게 현장에서 적용되는지 확인하고자 다양한 고객사에서 센터를 찾고 있습니다. 아울러 장기적인 측면에서 뛰어난 인재를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기관이나 대학교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선동리 물류센터를 견학하거나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을 더 구체화해 진행할 생각입니다.

지난 11월 초 열린 아세테크 30주년 기념식
지난 11월 초 열린 아세테크 30주년 기념식

Q. ‘아세테크 대표’가 아닌 ‘박종석’ 개인이 가지고 있는 계획도 궁금합니다.

A. 30년이라는 시간을 되돌아보면서 잃지 않았던 생각이 있습니다. 바로 나보다는 우리, 우리보다는 산업 전체를 생각하자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여러 차례 말씀드렸지만 젊고 뛰어난 인재들이 물류산업에 지속적으로 유입되어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선동리 물류센터도 그 역할을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여력이 된다면 아세테크 본사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별도의 물류센터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물량을 정상적으로 처리하는 센터를, 지방이 아닌 수도권에서 볼 수 있다면 그것만큼 최고의 상설 전시장이자 교육의 장은 없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물류 인력을 교육하기 위한 교육 코스 등을 개발하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물류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통합물류협회 등 물류 관련 기관들과의 협업을 통해서든, 다양한 방법을 통해 물류의 미래가 될 자동화 솔루션을 다룰 수 있는 물류 IT 인력을 배출해낸다면 결과적으로 국내 물류산업의 장기적인 발전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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