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임우택 아임유어박스 대표이사

△임우택 아임유어박스 대표이사
△임우택 아임유어박스 대표이사

최근 물류업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분야는 단연 풀필먼트를 꼽을 수 있다. 풀필먼트 시장은 물류업계는 물론 유통업계와 제조업계까지 다수의 기업들이 참여해 협업을 하면서 급격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최근 물가 상승과 경기침체의 여파로 풀필먼트 시장도 조금씩 위축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는 풀필먼트의 상당부분이 B2C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아임유어박스는 규모가 크지 않은 새내기 기업이지만 우수한 서비스 품질을 앞세워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하는 등 어려운 시장 여건에서도 지속적인 실적 개선을 거두고 있다. 특히 적자폭을 크게 줄여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하는 것은 물론 연말에는 턴어라운드와 더불어 중장기 전략 수립에 따른 신사업 추진도 기대된다. 불황의 시대에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아임유어박스의 성장요인은 무엇인지 임우택 대표를 만나 들어봤다.

현장 전문가에서 풀필먼트 경영자로
임우택 대표이사가 아임유어박스와 연을 맺은 건 지난해 말이다. 2021년 9월 창업한 아임유어박스는 원래 다른 창업자가 운영하던 법인이었는데, 평소 알고 지내던 임우택 대표에게 인수를 제의했다. 풀필먼트를 표방했지만 시장의 벽은 높았고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상황에서 새로운 경영자 영입을 통한 혁신이 절실했다. 그러나 기업 임원을 뒤로하고 물류컨설턴트와 대학에서 겸임교수직에 매진해왔던 그에게 경영자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일이었다.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땐 감사하면서도 내게 적합한 일인지 알 수 없었다. 살펴보니 크고 작은 문제들이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효율이 너무 낮았다. 풀필먼트를 직접 경험한 건 아니었지만 컨설팅을 통해 많이 접해봤고 그동안 쌓은 경험이 있지 않나. 조금만 다듬고 개선하면 성장 발판을 만들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사실 컨설팅이나 대학에서 인재 양성에 힘을 보태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큰 보람이었고 즐거움이었기 때문에 경영자로 나서는데 주저했지만, 그동안 내 안에 쌓았던 것들을 한 번 꺼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임우택 대표는 한솔제지와 한솔로지스틱스, 웅진그룹을 거치면서 제조물류, 3PL, 소형가전, 식움료, 출판물류까지 두루 경험한 인재다. 그가 인수할 당시 아임유어박스는 인프라가 부족해 작업 환경을 곳곳에 분산시킨 상태였다. 고객사가 늘어나면서 물동량이 증가했지만 보관과 작업을 위한 인프라를 적절하게 확충하지 못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이는 업무 프로세스와 인력, 고객 상품 관리에 많은 자원과 시간을 소모하게 만들었고 효율 저하의 원인이 됐다.

△아임유어박스의 성장 기반, 의왕통합물류센터의 내부 모습
△아임유어박스의 성장 기반, 의왕통합물류센터의 내부 모습

아임유어박스의 성장 기반, 의왕통합물류센터
임우택 대표는 아임유어박스를 인수하고 가장 먼저 인프라 통합에 나섰다. 그가 눈여겨본 위치는 경기도 의왕시였다.

“기업의 효율은 수익성과 연결된다. 곳곳에 흩어진 거점을 의왕통합물류센터로 통합한 것은 내 입장에서 보면 나름대로 승부수를 띄운 셈이었다. 풀필먼트 고객사들은 수도권 중심가에 자리하고 있지만, 풀필먼트 물류센터들은 대부분 수도권 외곽이나 그 이상의 거리에 있다. 이번 통합을 추진하면서 직원들과 함께 프로세스를 개선해나갔고 업무 환경도 점차 안정됐다. 뿐만 아니라 통합에 따른 위치 변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입지와 서비스 조건이 맞지 않는 고객사와는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관계를 정리했다. 서비스 품질이 저하되는 건 우리의 입장에서도, 고객의 입장에서도 좋은 일이 아니라는데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운영 전반에 대한 혁신이 이루어졌고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었다.”

올해 3월부터 가동을 시작한 아임유어박스 의왕통합물류센터는 의왕물류센터 6층 B동에 위치하고 있다. 전체 규모는 약 1,400평으로 파렛트랙과 선반랙, 지게차와 무선중계센터 등의 장비와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또한 높은 층고(10m)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4단랙을 설치했으며 고객의 요구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도 사무를 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두었다.

통합은 효율 증대뿐만 아니라 가시성 확대에도 도움을 주었다. 업무 프로세스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니 개선 사항에 즉각 대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의 요구에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게 됐다는 것.

“의왕통합물류센터는 우리의 성장 기반이라고 할 수 있다. 첨단 자동화 설비까지는 아니지만 그 어느 물류센터보다 경쟁력 있는 운영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 물류의 기본인 주문, 입고, 검수, 보관, 적치, 피킹, 포장, 출고 등 업무 흐름에 대한 대응관리가 물 흐르듯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고객사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실제로 많은 기업 관계자들이 수시로 다녀가고 있는데 현장에서 요구사항을 즉시 반영하거나 의견을 조율하고, 서비스 개선에 대해 논의하기도 한다. 이는 우리의 마케팅 활동에도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고객과 신뢰를 더욱 두텁게 만들어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임우택 아임유어박스 대표이사가 풀필먼트 프로세스를 설명하고 있다
△임우택 아임유어박스 대표이사가 풀필먼트 프로세스를 설명하고 있다

“풀필먼트의 키워드, 고객과 소통”
풀필먼트는 일반적인 물류서비스와 달리 고객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있어야 한다. 정해진 시간에 상품을 픽업하고 보관했다가 차량에 실어 배송하는 것이 아니라 배송지마다, 고객사마다, 상품의 특성에 따라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고객사의 요구, 상품의 종류, 배송의 특성이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더욱이 온라인 유통시장의 확대로 1인 판매자 혹은 중소 판매자들이 급증하면서 적은 물량도 대응할 수 있는 풀필먼트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서비스 품질 향상은커녕 유지도 버거워하는 기업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풀필먼트는 다양한 고객사의 성향이나 시시각각 요구하는 CS 대응 등 현장 중심의 디테일한 업무 수행과 대응이 필요하다. 사실 풀필먼트를 원하는 다수의 고객사들은 대부분 온라인 비즈니스에 집중하지, 물류는 잘 모른다. 따라서 충분한 설명, 소통이 필요하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고객, 우량 고객은 물량이 많은 기업이 아니라 함께 호흡하고 프로세스에 대해 협의를 하면서 소통이 잘 되는 기업이다. 그래야 더 좋은 물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함께 성장할 수 있다.”

△임우택 아임유어박스 대표이사
△임우택 아임유어박스 대표이사

실제로 고객사와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요구사항에 맞추려고 애를 쓰다 서비스 품질 저하나 수익 악화를 호소하는 물류기업들이 적지 않다. 풀필먼트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 중 상당수는 치열한 마케팅 경쟁에 내몰리고 있으며, 물류를 고민할 시간도 부족한 상황이라는 것이 임우택 대표의 말이다. 그렇기에 체계적이면서 전문적인 풀필먼트 솔루션을 필요로 하는 작은 규모의 기업들이 많지만, 당장 나가는 돈에 더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처지라 눈앞에 수익과 효율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그는 단기적인 성과보다 중장기적인 효율 증대 방안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소통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운임이 11만 원이면 물류기업들은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며 10만 원에 하자고 한다. 아임유어박스는 11만 원을 제시하는 대신 서비스 품질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 효율을 더 증대시킬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보자고 말한다. 풀필먼트 물류에서 11만 원의 가치를 만들면 다른 부분에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임우택 대표는 아임유어박스의 고객사를 대상으로 무상으로 컨설팅을 시행하고 있다. 풍부한 컨설팅 경험을 바탕으로 업무 프로세스나 주문 체계 등을 보완해 물류서비스는 향상시키고 군더더기를 없애는 것. 더욱이 풀필먼트는 물류서비스가 소비자 만족도와 선호도에 직결되기 때문에 임 대표는 이 같은 결정을 고수하고 있으며, 실제로 많은 고객들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가 아닌, 꼭 하나의 물류기업 될 것”
임우택 대표는 올해 많은 부분에서 혁신 활동을 지속했다. 혁신 범위는 재창업에 가까운 수준이었고, 사실상 1년차 기업이라고 할 정도로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가져왔다. 그는 풀필먼트 서비스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거점 통합, 프로세스 재정비, 시스템 재구축 등은 비교적 차질없이 진행된 것이 올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미래를 위한 계획도 준비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아임유어박스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고객서비스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카테고리를 무작정 확대할 생각은 없다. 현재 아임유어박스는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패션과 잡화 등의 메인 카테고리가 있다. 비슷한 성격의 품목을 늘리되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면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고객사를 찾는 것이 목표다.

“장기 계획으로는 글로벌 풀필먼트 시장을 위한 통합 서비스 구축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유수의 파트너사들과 협업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이를 뒷받침할 컨텐츠와 서비스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임우택 대표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른 풀필먼트 기업보다 더욱 섬세하고 유연한 고객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 특히 물류정보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나고, 현장 개선과 관련된 컨설팅 경험이 풍부한 직원들 덕분에 특화된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임유어박스는 규모는 작지만 각 파트별로 전문성이 확보된 팀원들을 배치하고 있다. 이들은 중요한 업무와 긴급한 업무를 별도로 구분해 우선순위를 두고 처리함으로써 수많은 변수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덕분에 아임유어박스는 적은 인력으로도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는 또 하나의 물류기업이 아니라 꼭 하나의 물류기업이 되길 원한다. 그동안 다양한 경험을 축적했고, 현장에 대한 풍부한 이해와 운영 능력을 갖춘 인력과 고객 대응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기반은 다른 물류기업과 견주어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지금 준비하고 있는 계획들이 실행되고 결실을 거두면 내년 후반기부터 더욱 성장한 아임유어박스의 변화된 풀필먼트 서비스를 고객에게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작지만 강한 강소기업으로 물류업계와 풀필먼트 업계에서 인정받는 것은 물론 오병이어의 역사와 축복의 통로가 되어 사회공헌도 활발하게 펼치는 아름다운 기업으로 인식되기를 소망한다.”

△임우택 아임유어박스 대표이사
△임우택 아임유어박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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