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테마파크 내 'Museum of Logistics'는 국내 대표 기업, 물류 인프라 등 우리 물류 역사에 있어 중요한 유산이 될 수 있는 것들을 전시해 누구나 물류가 우리 삶과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라 바로 옆에서 살아 숨 쉬는 산업임을 느낄 수 있다.

1930년 / 조선미곡창고주식회사, 대한민국 물류기업의 시작 알려
일제강점기인 1930년 11월 15일, CJ대한통운의 모태가 되는 조선미곡창고주식회사가 창립총회를 겸해 을리로 입구에 있던 경성전기 본사 건물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당시 본점은 경성(서울)에 두었지만 조선미의 매입, 운송, 보관, 선적을 위해 인천, 부산, 군산, 목포, 진남포에 창고를 신설했다. 해방 후인 1950년 한국미곡창고주식회사로 사명 변경했으며 1962년에는 한국운수주식회사를 합병하고 이듬해 사명을 대한통운주식회사로 변경했다.

1965년 삼륜 화물 트랙터 30대를 해외에서 직접 도입했으며 1968년에는 당시 동양 최대 중량 화물(175톤)을 자체 제작한 250톤급 바지선을 통해 운송하며 중량물 해상운송에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1968년까지 사용된 서울역 앞 구 CJ대한통운 사옥 (사진=CJ대한통운)
1968년까지 사용된 서울역 앞 구 CJ대한통운 사옥 (사진=CJ대한통운)

1945년 / 한진, 트럭 한 대와 신용으로 이룬 종합물류기업
1945년 한진그룹 창업자인 조중훈 회장은 인천시 해안동에서 트럭 한 대를 갖고 운송회사인 ‘한진상사’를 세웠다. 신용을 최고 중심 가치로 두고 화물을 실어나른 결과 1950년, 한진상사는 직원 40명, 트럭 30대, 화물운반선 열척을 보유한 운송회사로 성장했다.

한진은 60년대 주한미군의 수송용역을 전담하며 쌓은 신용을 바탕으로 1966년 월남 주둔 미군사령부와 군수물자 하역 및 수송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기업 사상 최초의 국외 수송으로 첫 해 계약금은 790만 달러. 이는 당시 국내 업체가 베트남에서 따낸 최고액이었다.

1958년 한진상사는 주한 미군 포장이사화물 수송사업 시작했다. 사진은 1968년 퀴논항 하역 현장 (사진=한진)
1958년 한진상사는 주한 미군 포장이사화물 수송사업 시작했다. 사진은 1968년 퀴논항 하역 현장 (사진=한진)

1969년 / 대한항공, 골칫덩어리에서 대한민국 대표 항공사로 도약
1969년 3월 1일. 조중훈 한진상사 사장은 국영기업 대한항공공사(KAL)를 인수하고 사명을 ‘대한항공’으로 바꿨다. 당시 대한항공공사는 20여개 국영기업 중 가장 큰 적자로 도산 위기에 처해 두 차례나 공개입찰을 진행했지만 어느 기업도 응찰하지 않았다. 조중훈 사장은 대한항공공사 인수와 함께 불거진 직원들의 거취 문제를 직접 나서 고용을 승계하고 조직을 개편하는 한편 대형 제트기, 국제노선 확충 등 과감한 투자로 인수 4년만인 1972년 첫 흑자를 기록했다.

민영화로 새 출발하는 대한항공을 알리는 광고 (사진 - 대한항공)
민영화로 새 출발하는 대한항공을 알리는 광고 (사진 - 대한항공)

1970년 / 경부고속도로, 내륙 화물 운송의 새 시대 열어
대한민국의 사람, 물자를 이동에 큰 전환을 가져온 경부고속도로는 1968년 2월 1일 서울 원지동에서 기공식을 갖고 국민의 관심 속 공사가 시작됐다. 약 2년 반만인 1970년 7월 7일 경부고속도로 전 구간이 개통됐다. 이로써 전국 방방곡곡에서 생산된 제품들이 고속도로를 통해 전국으로 이동했다. 공사를 시작한 1968년 1인 당 국민총생산은 164달러에 불과했으며 당시 고속도로 건설과 같은 대규모 토목공사를 해 본 경험이나 기술, 장비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룬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경부고속도로 공사 모습 (사진=현대건설)
경부고속도로 공사 모습 (사진=현대건설)

1972년 / 한진해운, 국내 첫 컨테이선 운항 통해 해운영토 확장
조중훈 한진상사 사장은 1966년 베트남 퀴논항에서 해상운송의 혁명을 몰고 온 컨테이너 운송 및 하역 현장을 목격한다. 1972년 컨테이너선 인왕호(188TEU)를 한일항로에투입해 우리나라 해운사상 최초로 컨테이너 운항을 실현했으며 1977년에는 컨테이너 전용선사 한진해운을 설립했다.

1972년 국내 최초의 컨테이선인 인왕호 진수식. (사진제공=한진칼)
1972년 국내 최초의 컨테이선인 인왕호 진수식. (사진제공=한진칼)

1973년 / 늘어나는 수출입 물량에, 포워딩 기업들 속속 등장
1970년대 고객이 수출입 물류를 위탁하면 운송 설계, 관련 서류 작성, 통관, 국제운송, 현지 하역, 화물보험 등의 전 과정을 이르는 ‘포워딩’ 제도가 국내에 처음 본격 도입됐다. 당시 처음 등장한 복합운송주선기업들은 포워딩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기보다 외국계 복합운송주선기업의 한국 대리점 역할을 담당했다. 1973년 국내 일부 기업에 외국계 운송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1972년 대한통운은 미국 최대 항공 화물 운송회사였던 ‘슐만에어프레이트사’와 합작포워딩사인 대한통운항공화물주식회사(통운항공)를 설립했다 (사진=CJ대한통운)
1972년 대한통운은 미국 최대 항공 화물 운송회사였던 ‘슐만에어프레이트사’와 합작포워딩사인 대한통운항공화물주식회사(통운항공)를 설립했다 (사진=CJ대한통운)

1978년 / 부산항, 국내 첫 컨테이너 전용 부두 개장
1978년 부산항 자성대 부두가 개장하면서 본격적인 컨테이너 수송시대가 열렸다.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 수송은 1969년 철도를 시작으로 1972년 9월 해상 컨테이너 규칙이 마련됐지만 우리나라에 본격적인 컨테이너 수송시대의 개막을 알린 것은 국내 첫 컨테이너 전용부두인 부산항 자성대 부두의 개장이다.

자성대 부두는 1986년 100TEU를 돌파하는 등 대한민국 물류의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현재는 부산항 북항 2단계 재개발 대상지이며 컨테이너 부두를 감만부두(1번 선석)로 옮기는 이전 작업을 시작했다. 한편 부산항은 2022년 기준 2,207만개의 컨테이너 박스를 처리해 세계 7위의 컨테이너 항만으로 성장했다.

자성대 부두는 우리나라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 부두로 부산항 제1,2단계개발사업의 일환으로 1982년 완공됐다 (사진=부산항만공사)
자성대 부두는 우리나라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 부두로 부산항 제1,2단계개발사업의 일환으로 1982년 완공됐다 (사진=부산항만공사)

1986년, 1988년 / 국민 감동 순간 뒤에는 언제나 물류기업이 있어
아시안게임, 올림픽, 월드컵 등 전 국민을 한마음으로 만드는 이벤트들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국내 물류기업들은 묵묵히 뒷받침을 해왔다.

대한통운은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 물류 파트너로 참여했다. 88서울올림픽은 당시 역대 최대 규모의 올림픽으로 조직 위원회의 준비 물자만 약 3만톤, 참가국 물자 1만 5,000톤, 방송 물자 약 1만 6,000톤 등 6만 1,000톤의 물류를 성공적으로 담당했다.

대한통운은 2002년 전국을 붉은 물결로 물들였던 한일월드컵과 부산아시안게임 물류도 담당했다. 한일월드컵 당시 경기장이 있는 10개 지역의 지사에 월드컵 물자 전담팀을 구축해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을 마련해 국제미디어 센터와 경기장 간의 원활한 물자 운송을 도왔다.

한진도 인천아시안게임, 여수세계박람회 등 다양한 국제 이벤트 경험을 바탕으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물류업체로 선정돼 경기물자에 대한 국제운송부터 통관, 보관, 경기장 및 주요시설 국내 운송 등 일괄 물류서비스를 통해 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는데 크게 기여했다.

대한통운은 88서울올림픽 물류 파트너로 참가해 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사진=CJ대한통운)
대한통운은 88서울올림픽 물류 파트너로 참가해 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사진=CJ대한통운)

1992년 / 낯설었던 택배, 이제는 국민 필수 서비스로 자리잡아
우리 일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서비스로 자리잡은 택배의 첫 시작은 ‘한진’이 주인공이다. 한진은 70년대부터 택배 서비스를 시작한 일본 야마토운수의 택배사업을 모델로 삼아 1992년 ‘파발마’ 택배 서비스를 처음 선보였다. 당시 한진은 택배 서비스에 대한 낮은 이해도를 높이고 홍보를 위해 다양한 광고와 함께 프로모션을 통해 택배 알리기에 나섰다. 한진이 포문을 연 택배시장은 대한통운택배(1993년), 현대택배(1994년), 택배나라(1999년), 우체국택배(2000년)가 진출을 선언했다.

한진은 1992년 '파발마' 택배 서비스를 선보이며 당시 택배 서비스에 대한 낮은 이해도를 높이고 홍보를 위해 다양한 광고를 진행했다 (사진=한진)
한진은 1992년 '파발마' 택배 서비스를 선보이며 당시 택배 서비스에 대한 낮은 이해도를 높이고 홍보를 위해 다양한 광고를 진행했다 (사진=한진)

1993년 / 의왕ICD, 부산항을 내륙으로 옮겨 수출입 물류 활성화
의왕ICD(Inland Container Depot)는 국내 최초로 탄생한 내륙 컨테이너 기지로 1993년 7월 1일 제1터미널 운영이 시작됐다. 과거에는 수송 리드타임 단축을 위해 수요지 부근에 중소규모의 물류 거점을 두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규모의 경제 실현과 넓은 영역의 수요를 위해 대형 거점을 두고 수요지 근처에 환적과 임시 보관 업무를 수행하는 소규모 거점을 두는 허브&스포크(Hub & Spoke) 방식이 대세가 되면서 의왕ICD가 탄생할 수 있었다.

의왕IDC 전경 (사진=의왕IDC)
의왕IDC 전경 (사진=의왕IDC)

2001년 / 인천국제공항, 동북아 물류 거점 공항 넘어 ‘메가 허브 공항’으로 도약
2001년 3월 29일 오전 6시 30분, 대한항공 KE503 화물기가 밀라노를 향해 첫 이륙 하면서 인천국제공항 시대가 열렸다. 당시 여의도 면적의 19배에 달하는 광활한 바다를 메워 완공됐다. 인천국제공항은 첫해 119만 톤에 불과하던 항공화물 물동량의 항공화물을 운송했으며 약 5년 만에 누적 1천만 톤을 달성했다. 특히 2021년과 2022년 전 세계 두 번째로 많은 국제화물을 처리하며 동북아 물류 거점 공항을 넘어 ‘메가 허브 공항’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인천국제공항은 바이오의약품, 신선식품 등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신선화물 전용 처리시설(Cool Cargo Center)'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인천국제공항)
인천국제공항은 바이오의약품, 신선식품 등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신선화물 전용 처리시설(Cool Cargo Center)'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인천국제공항)

2004년 / 대한항공, 물류 서비스 분야 최초 세계 정상 등극
대한항공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발표한 2004년 세계 항공수송 통계의 국제 항공화물수송 실적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당시 일부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 1위에 오른 적이 있지만 물류 서비스 분야에서 세계 정상에 오른 것은 건국 이래 처음이었다. 또한 1989년부터 부동의 1위를 자리를 지켜온 독일의 루프트한자의 아성을 무너뜨린 것으로 대한항공보다 더 큰 규모를 자랑하는 세계 유수의 항공사를 뛰어넘고 이뤄낸 성과다. 당시 대규모 항공 인프라 구축, 국내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강화에 따른 물량 확대, 대한항공의 화물 사업 강화 노력 등이 합쳐져 이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

2005년 화물 수송 세계 1위 기념 사은 행사 (사진=대한항공)
2005년 화물 수송 세계 1위 기념 사은 행사 (사진=대한항공)

2008년 / 현대글로비스, 완성차 해상운송사업 첫발 내디뎌
현대글로비스가 2008년 유코카캐리어스 소유 선박 3척을 인수하고 완성차 해상운송사업에 진출했다. 당시 처음으로 인수한 아시안선(4,212CEU급) 호는 평택항에서 현대, 기아차 3,400여대를 선적하고 파나마,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국가로 수출에 나섰다.

현대글로비스는 완성차 해상운송사업 진출 이후 전 세계에 걸친 서비스 항로와 서비스 품질 관리, 총 80여 척의 자동차선(PCTC) 운영 등 안정적인 서비스를 통해 2020년 폭스바겐그룹과 5년 간 운송계약을 체결했다. 2022년에는 선사가 자동차 제조사와 경쟁 입찰로 맺은 단일 계약 중 최대 규모인 2조 1,881억 원의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부터 유럽, 미주, 아시아 등 글로벌 수요처에 완성차를 운송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2008년 3월, 유코카캐리어스와 자동차 전용선(Pure Car Carrier) 3척에 대한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완성차 해상운송 사업에 진출했다 (사진=현대글로비스)
현대글로비스는 2008년 3월, 유코카캐리어스와 자동차 전용선(Pure Car Carrier) 3척에 대한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완성차 해상운송 사업에 진출했다 (사진=현대글로비스)

2014년 / 로켓배송이 불러온 ‘라스트마일 전쟁’
쿠팡은 2014년 3월, 로켓배송의 전신인 ‘와우딜리버리 프로젝트’를 마치고 대구와 대전, 울산에서 처음으로 로켓배송을 시작했다. 5월에는 서울, 김포, 용인으로 지역을 확대했고 1년 안에 경기, 광주, 부산 등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쿠팡은 지금까지 약 6조 2,000억원을 투자해 대한민국 인구의 약 70%가 쿠팡의 물류센터 반경 10분 거리에 거주하도록 하는 등 거침없는 투자를 단행했다. 특히 2022년 3월에는 연면적 33만㎡(약 10만평)의 규모의 지하 2층, 지상 10층으로 이뤄진 초대형 메가 풀필먼트 센터를 공개했다. 대구 FC에는 쿠팡의 물류 노하우와 AI 기반 자동화 혁신기술을 통해 물류 효율은 높이고 작업자들을 각종 재해로부터 예방하고 있다.

2013년 고객에게 와우 딜리버리 서비스를 하고 있는 쿠팡 직원 (사진=쿠팡)
2013년 고객에게 와우 딜리버리 서비스를 하고 있는 쿠팡 직원 (사진=쿠팡)

현재 / 세계로 확대되는 이커머스 시장, 글로벌권역물류센터(GDC) 경쟁 치열
BTS, 블랙핑크, 오징어게임, 기생충 등 전 세계적으로 한국 콘텐츠의 관심과 인기가 치솟고 있다. 2000년대 초반에도 이 같은 한류가 일본, 중국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중장년층이 이끌었다면 지금의 한류는 아시아를 넘어 미국, 유럽 등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뷰티, 패션, 식품 등 분야에서 다양한 제품들이 해외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반대로 국내보다 저렴한 가격과 소비자들의 다양한 수요, 국내 물류·유통 절차 간소화 등으로 인해 직구 물량 또한 크게 늘어나고 있다.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 등 국내 대표 물류기업들은 해외직구, 역직구를 비롯해 전 세계 크로스보더 이커머 물류 시장의 확대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GDC(Global Distribution Center)센터를 구축해 물류 인프라와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한진 IGDC(Incheon Global Distribution Center, 인천글로벌물류센터) 전경 (사진제공=한진)
한진 IGDC(Incheon Global Distribution Center, 인천글로벌물류센터) 전경 (사진제공=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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