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기계 속 쌓여 있는 수많은 인형들. 그 중에 맘에 드는 하나의 인형을 선택, 뽑는 방식의 인형뽑기 게임은 전용 공간이 생겨날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소비자가 직접 선택해 뽑는 인형처럼, 뛰어난 기술력과 비즈니스 모델로 고객들에게 뽑힌, 선택받은 기업들을 만나보자.

AI와 3D 비전, 로보틱스를 더한 물류자동화 솔루션 선보인 씨메스
씨메스는 우리가 흔히 아는 자율이송로봇 기반의 물류로봇을 넘어 마치 사람처럼 생각하고 움직이는 로봇을 선보이고 있는 주인공이다. 씨메스의 주요 아이템 중 하나는 사람 팔처럼 생긴 산업용 ‘6축 로봇’을 이용한 물류자동화 솔루션이다.

씨메스의 물류자동화 솔루션이 타 기업 솔루션들과 비교해 가지는 가장 큰 특징은 단지 AI만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 3D 비전, 그리고 로보틱스 솔루션까지 결합한 형태라는 점이다. 씨메스의 6축 로봇에서 3D 비전 시스템은 눈, 자체 알고리즘과 AI는 뇌, 그리고 6축 로봇 하드웨어 자체는 팔의 역할을 담당해 복잡하고 난이도 높은 비정형 물류업무도 문제없이 해결해낸다.

높은 기술력을 동반한 씨메스의 물류 자동화 솔루션 가운데 업계의 주목을 받는 것은 대표적으로 랜덤 믹스드 디팔레타이징(Random Mixed Depalletizing)과 믹스드 케이스 팔레타이징(Mixed Case Palletizing)을 뽑을 수 있다. 먼저 랜덤 믹스드 디팔레타이징은 인공지능과 3D 비전 시스템을 통해 팔레트 위에 무작위로 쌓여있는 다양한 상품박스의 사이즈와 위치를 로봇이 알아서 체크, 별도의 티칭 없이도 작업하기 좋은 차례대로 박스를 선택해 지정된 위치로 옮길 수 있는 로봇 자동화 솔루션이다. 상품이 정형화된 박스가 아니어도 로봇이 이를 인식해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은 랜덤 믹스드 디팔레타이징의 대표적인 장점이다. 이를 통해 상품의 위치가 무작위거나 컬러와 재질이 각각 다른 포대와 같은 경우에도 업무처리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믹스드 케이스 팔레타이징은 랜덤 믹스드 디팔레타이징과 마찬가지로 인공지능과 3D 비전을 통해 각기 다른 박스들의 사이즈와 위치를 확인, 별도의 티칭 없이 AI가 시뮬레이션한 최적의 형태로 박스를 팔레트 위에 적재하는 로봇 자동화 솔루션이다. 상품박스의 크기가 일정하지 않아도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랜덤 믹스드 디팔레타이징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 최근에는 이를 업그레이드한 버퍼타입 믹스드케이스 팔레타이징 솔루션도 선보였다. 버퍼(Buffer)란 물품을 분류하거나 적재할 때 최적의 용적률로 적재할 수 있도록 순서를 변경하기 위해 작업물을 일시적으로 보관하는 물리적 공간을 의미한다. 씨메스의 버퍼타입 믹스드케이스 팔레타이징을 통해 고객사는 다양한 품목이 정신없이 섞여 순서없이 전달되는 현장에서도 효율적으로 물량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씨메스의 버퍼타입 믹스드케이스 팔레타이징 솔루션
씨메스의 버퍼타입 믹스드케이스 팔레타이징 솔루션

미래형 물류 혁신 모빌리티 ‘카고바이크’로 주목받는 에코브
배송로봇과 드론 등 라스트마일의 미래라고 불리는 혁신 모빌리티는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과 함께 물류의 미래를 바꿀 모빌리티로 관심을 끄는 아이템이 바로 전기를 동력으로 움직이는 화물용 자전거, 카고바이크다. 독일 등 유럽에서는 이미 현장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만큼 상용화되어 있는 카고바이크의 국내 활성화를 위해 국내 스타트업인 에코브가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미 유수의 글로벌 전시회에 한국 카고바이크 대표로 참여하며 에코브는 국내 카고바이크 기술의 역량과 그 경쟁력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노력은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도 알려져 실제 국내 한 물류 대기업은 에코브와 구체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아울러 정부와 지자체 역시도 카고바이크의 물류 모빌리티로서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경북 김천시는 스마트 그린물류 규제자유특구 사업을 통해 카고바이크의 실증사업을 진행했으며 조달청에서는 최근 에코브의 카고바이크 모델을 혁신시제품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김천에서 진행된 카고바이크 실증테스트
김천에서 진행된 카고바이크 실증테스트

에코브의 카고바이크는 국내 다양한 물류시장에서 쓰임새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 중에서도 주목되는 시장은 배터리물류 시장이다. 킥보드 등 다양한 형태의 공유모빌리티를 길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요즘, 이들의 작동을 위해서는 기기를 주기적으로 수거해 배터리를 교체해야 한다.

지금은 몇몇 물류기업이 트럭을 이용해 수거 작업에 투입되고 있지만 운영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다 기본적으로 구조자체가 비효율적인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를 카고바이크를 활용하면 효율적으로 풀어낼 수 있다는 게 임성대 에코브 대표의 생각이다. 임 대표는 “해외의 경우에도 아직까지 공유모빌리티를 직접 트럭에 싣고 다니며 배터리를 교체하는 형태를 취하고있는 곳이 있다”며 “카고바이크를 활용할 경우 이틀 자체를 깰 수 있다”고 말한다. 공유모빌리티를 굳이 옮기지 않고 교체용 배터리만 카고바이크에 실어 곳곳에 있는 모빌리티의 배터리를 이동하며 교체하면 기존의 비효율성을 대폭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독일 등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차세대 친환경 라스트마일 모빌리티로 충분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카고바이크. 국내에서도 해외시장과 마찬가지로 지속가능한 물류를 전개하기 위한 이동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 물류업계 관계자는 “다른 모빌리티와 비교해 카고바이크가 갖는 가장 큰 장점은 일반 사람들에게 이질적인 않은, 익숙한 아이템이라는 것”이라면서 “자전거라는 익숙한 아이템인 점은 실제 산업에 자리잡을 때도 도입장벽을 대폭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디포스트 중심으로 네트워크 확장 나선 디버
물류스타트업 투자 한파라고 불리는 요즘, 디버가 3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브릿지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지난 9월 전했다. 이번 투자 유치로 디버의 누적투자 유치금액은 총 75억 원에 달하게 됐다. 작지만 강한 기업으로 물류업계에서 빠르게 자리잡고 있는 디버의 비결은 무엇일까?

디버를 지탱하는 두 축은 디지털 퀵 배송플랫폼인 ‘디버’와 디지털메일룸 서비스인 ‘디포스트’다. 먼저 디버는 지난 2019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이미 일 기준 평균 3,000건 이상의 배송을 처리할 만큼 업계에서 성공적으로 입지를 다진 상황이다. 누적 배송 건수 역시 지난 9월 기준 약 150만 건을 돌파했다. 여기에 디버는 ‘디포스트’라는 날개를 달아 디버의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장하고자 한다.

기업이나 대형 오피스 건물 내 문서수발실에서 아날로그 방식으로 처리하던 물류 업무를 디지털화한 디포스트 서비스는 건물 내 고객을 대상으로 퀵, 등기, 택배, 국제우편, 문서발급 대행 등의 다양한 업무를 쉽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라스트마일에 대한 관심은 컸지만 정작 건물 내 기업물류에 대한 관심은 뒤편에 가려져 있던 상황에서 디포스트의 등장은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기 충분했다. 최근 코엑스 아셈타워에서 본격 서비스를 시작한 것을 더해 현재 전국에 디포스트가 입점한 건물의 개수만 이미 50여 개에 육박한다. 디버는 이 숫자가 내년에는 약 150여 개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디지털메일룸 솔루션 ‘디포스트’
디지털메일룸 솔루션 ‘디포스트’

디포스트의 가능성을 본 디버는 이제 더 업그레이드된 디포스트를 위한 구상도 본격화한다. SaaS형 서비스의 시작과 배송로봇과의 연계가 대표적이다. SaaS형 서비스는 디포스트의 고객풀을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중소기업으로 확대하고자 위함이다. 디버는 현재 무료 버전으로 SaaS형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별도의 문서수발실을 마련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의 경우 디포스트 솔루션과 운영에 필요한 설비를 제공, 무인으로 운영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배송로봇과의 연계도 주목된다. 올해 초,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출범한 ‘스마트+빌딩 얼라이언스’에 소속된 디버는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무대로 배송로봇을 디포스트에 연계한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도입할 준비를 마쳤다. 이와 관련해 장승래 디버 대표는 “배송로봇과 디포스트를 연계한 시범서비스를 통해 운영인원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향후 라스트마일을 넘어 건물 내 배송에서도 비용최적화를 돕는 디포스트를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물류자동화 기술력 경쟁에 진심인 하이로보틱스
중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하이로보틱스는 AI를 기반으로 한 첨단로봇기술을 통해 글로벌 물류시장에 자체 개발 자동화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는 주인공이다. 하이로보틱스가 시장에서 구축한 경쟁력의 근간에는 기술 파트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와 노력이 숨어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하이로보틱스의 이름을 달고 뛰는 임직원의 숫자는 약 1,700여 명. 그 중 1,200여 명은 중국 본토에서 근무하는 이들이다. 하이로보틱스 중국 임직원의 절반 수준인 600명 가까이가 기술 쪽의 전문인력인만큼 하이로보틱스는 기술과 R&D에 있어서 진심인 기업이다.

하이로보틱스가 기술력에 자부심을 가지는 이유는 또 있다. 솔루션이 다양하지 않다는 점이다. 하이로보틱스를 대표하는 솔루션은 ACR(Autonomous Case-handling Robotic)이다. 물류자동화 솔루션을 선보이는 타 기업이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과 달리 하이로보틱스는 ACR이라는 무기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사실 다양한 라인업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건 어떻게 보면 시장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하이로보틱스는 한 솔루션에 특화된, 집중적인 기술 개발을 무기로 오히려 이 점을 무기로 승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 예가 하이로보틱스 솔루션만의 유연한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이다. 물류로봇과 같은 하드웨어 기기는 소프트웨어와 달리 커스터마이징을 통한 고객맞춤형 전략이 비교적 쉽지 않다. 하지만 하이로보틱스는 서로 다른 물류현장에 대표 솔루션인 하이픽을 다양한 형태로 적용해 이러한 한계를 극복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하이로보틱스코리아 이소희 대표는 “고객사가 다루는 상품의 종류나 물류센터 현장 상황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물류자동화 기기도 유연한 형태를 갖춰야 하는 시대”라며 “하이로보틱스 솔루션은 높은 수준의 커스터마이징 역량을 바탕으로 다양한 산업군이 고객사 현장에 적용되어 성공적으로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하이로보틱스의 기술력이 더해진 또 다른 역작들도 속속 시장에 공개되고 있다. 이미 올해 초 오토메이션월드 전시회를 통해 최대 10m까지 올라갈 수 있는 A42T 시리즈를 선보인 데 이어 이달 말 중국 현지에서 열린 CeMAT에서는 텔레스코픽 그래플 후크 ACR 버전을 오픈했다. 이 대표는 “하이로보틱스의 새로운 솔루션들은 기존 대비 보관효율을 최대 60%까지 높일 수 있다”며 “다양한 니즈가 존재하는 한국 시장에서 공간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하이로보틱스는 큰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로보틱스의 A42TD 모델
하이로보틱스의 A42TD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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