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라스트마일 등 주요 현장에 자율주행 모빌리티 빠르게 확대

테크랜드 첫 번째 어트랙트는 자동으로 움직이는 범퍼카다. 사람이 직접 조종하지 않아도 현장에 맞춰 알아서 움직이는 자율주행 기술은 과거의 물류를 180도 바꿔놓고 있다. 마치 놀이동산의 범퍼카처럼 자동으로 움직이는 자율주행 모빌리티들이 물류현장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각 모빌리티가 활약하는 현장을 직접 찾아 확인했다.

내가 주문한 커피, 이제 배송로봇이 배달한다
이달 중순, ‘지능형로봇법’의 시행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배송로봇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이미 실제 배송서비스 현장에 로봇을 도입,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곳이 바로 로보티즈다. 로보티즈의 대표 배송로봇 모델인 ‘개미’가 운영되고 있는 상일동역 부근에 위치한 고덕 센트럴 아이파크 단지를 직접 찾았다.

오후 1시 50분쯤 기자는 단지에 도착했다. 2시부터 4시까지 정해진 시간에 작동하는 개미는 단지 내에 있는 카페 입구에서 운영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입주민들만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커피를 주문하면 배송로봇 개미가 커피를 싣고 중간거점 역할을 하는 스테이션까지 배송에 나서는 시스템이다.

2시가 넘자, 실제 주문이 접수됐다. 카페에서 커피를 받은 개미는 곧바로 배송에 나섰다. 작지 않은 규모의 단지인 만큼 과연 배송로봇이 사람이 도움 없이 배송을 진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지만, 개미는 문제없이 배송을 시작했다. 현장에서 만난 로보티즈 관계자는 “개미의 경로는 최대한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는 쪽으로 설정했다”며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해 작은 물체가 지나가도 자동으로 멈추는 기능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개미는 배송 중 작은 벌 한 마리가 지나갈 때도 잠시 운행을 멈췄다가 다시 진행하기도 했다. 카페에서 목적지인 스테이션까지, 개미를 따라 이동한 시간은 채 5분이 되지 않았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고객이 개미에 실린 커피를 꺼냈고 이를 인식한 후 개미는 다시 카페를 향해 출발했다.

로보티즈 배송로봇이 고덕 아파트 단지에서 커피를 배송하고 있다
로보티즈 배송로봇이 고덕 아파트 단지에서 커피를 배송하고 있다

실제 배송로봇 서비스를 활용하는 고객의 만족도도 높았다. 단지에서 만난 한 아파트 주민은 “정해진 시간에 정확히 배송되는 것을 경험한 이후에는 배송로봇에 대한 거리감이 사라졌다”며 “배송로봇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가 추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로보티즈 관계자는 “카페로 복귀할 때는 커피를 싣고 갈 때보다 더 높은 속도로 이동하게끔 되어있다”며 “고객이 주문한 상품이 손상되지 않도록 안정성을 더한 점이 로보티즈 개미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배송 중 예상치 못한 이슈로 인해 배송로봇이 자율주행을 하지 못하게 될 경우에는 본사에 위치한 관제센터에서 이를 즉각적으로 확인, 제어권을 획득해 직접 컨트롤하도록 되어 있어 문제없이 실시간 대응도 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중량 위험물 운송, 사람 대신 무인지게차로 해결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운수창고통신업에서 발생한 사고재해자의 숫자는 5,6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요인 가운데 물류센터 내에서 발생하는 사고의 상당수는 바로 지게차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 안전에 대한 이슈가 물류현장에서도 커지고 있는 만큼 이제 물류업계에서도 사람 없이 작동하는 무인지게차에 더 주목하기 시작했다.

국내 물류자동화 시장에서 주요 플레이어로서 역할을 해내며 영향력을 성공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모비어스앤밸류체인이 올해 6월, 국내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솔루션을 선보이기 위한 데모센터를 안산에 오픈했다. 안산 데모센터에서는 물류센터는 물론 공장 등 제조 물류에도 활용할 수 있는 모비어스앤밸류체인의 무인지게차와 각종 AMR 등 하드웨어 자동화 기기, 이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TAMS(Total Autonomous mobile robot Management System)도 만나 볼 수 있었다. 특히, 일반 현장에서 많이 사용되는 유인 전동 팔레트에 모바일패드를 장착한 형태인 NPC(Navigation-guided picking cart)가 눈에 띄었다. 모비어스앤밸류체인만의 통합관리 솔루션인 TAMS를 통해 제어되는 NPC를 활용해 고객사는 중소형 상품의 피킹작업 생산성도 대폭 높일 수 있다고 모비어스앤밸류체인 관계자는 설명했다.

모비어스앤밸류체인 NPC(좌)와 무인지게차(우)
모비어스앤밸류체인 NPC(좌)와 무인지게차(우)

모비어스앤밸류체인 무인지게차 모델의 장점은 크게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높은 활용성이다. 물류센터 현장에서 기존에 활용하던 상용 지게차에 센서 및 제어솔루션만 장착하면 사람 없이 운영할 수 있어 고객사 입장에서는 상황에 따라 유인과 무인을 변환하여 적용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솔루션의 모듈화다. 모듈화란 쉽게 말해 하나하나 고객사에 맞춰서 커스터마이징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솔루션을 모아 놓고 고객사가 원하는 것을 알아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고객사는 설계 변경이나 추가 없이도 바로 모비어스앤밸류체인의 무인지게차를 쉽게 도입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이적재 시스템이다. 모비어스앤밸류체인의 무인지게차는 AI를 기반으로 특수팔레트뿐 아니라 표준팔레트의 다단 적재도 가능하다. 현장에서도 몇 cm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다단 적재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모비어스앤밸류체인 관계자는 “자동화가 빠르게 도입되고 있는 제조 쪽에서는 무인지게차가 실제 현장에 도입돼 고객사들이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며 “지게차로 인한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물류센터에서도 향후 우리 무인지게차에 대한 요구가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복잡한 물류센터 업무, 사람 대신 오더피킹로봇이 대신
이커머스 시장의 급속한 성장으로 B2C 시장이 확대되면서 물류센터에서 처리하는 상품의 종류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이제 물류센터는 정해진 몇 가지의 상품을 대량으로 처리하는 것에서 벗어나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상황에 맞게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역할도 담당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어떤 상품을 찾아서 이동해야 하는지를 사람 대신에 해결할 수 있는 오더피킹 로봇이 주목받고 있다. 그리고 물류로봇 솔루션 기업인 플로틱이 최근 자체 개발한 오더피킹 로봇을 본격 선보이며 시장진출을 위한 신호탄을 알렸다.

지난달 18일, 남양주에 위치한 플로틱 솔루션 테스트베드에서는 플로틱이 주최한 오더피킹 솔루션 시연회가 열렸다. 약 300평 규모의 테스트 현장에는 플로틱의 오더피킹 로봇들과 임시로 구성해 놓은 물류센터 현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각 라인에는 서로 다른 다양한 상품이 크기가 조금씩 다른 박스로 포장되어 쌓여있었다. 워크스테이션이라고 정한 결집지에서 태블릿을 통해 작업을 하달하자, 오더피킹 로봇이 해당 상품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로봇은 피킹해야 하는 상품이 진열되어 있는 라인에 오차 없이 도착했고 작업자는 로봇 상단에 있는 화면의 안내에 따라 상품을 선택, 바코드를 찍고 로봇에 실었다. 상품의 종류와 개수가 오류없이 정확히 실린 것이 확인되자 로봇은 다음 상품이 진열된 곳으로 다시 이동하기 시작했다.

플로틱 솔루션 시연회에서 오더피킹 로봇을 활용한 업무처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플로틱 솔루션 시연회에서 오더피킹 로봇을 활용한 업무처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시연회에서는 직접 로봇을 통해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됐다. 현장에서 만난 플로틱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번 시연회에서는 비교적 좁은 면적에서 많은 물동량을 처리해야하는 방식인 존 피킹 방식을 선보였다”며 “로봇을 통해 작업자는 이동시간을 대폭 줄이고 피킹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어 작업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플로틱 오더피킹 로봇이 존 피킹 방식만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관계자는 “고객사의 작업 환경과 주문 특성에 따라 다양한 방식을 제안하고 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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