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의 스타트업 - 트위니 천영석 대표 

“자동화는 미래 물류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다” 최근 미국 포브스에서 발표한 리포트에서 읽은 문구다. 이처럼 자동화는 앞으로 물류산업의 발전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게 될 키워드로 주목받고 있다. 물류의 자동화를 완성하는 요소는 여러 가지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을 꼽으라면 역시 로봇이 있다. 물류센터나 라스트마일 등 사람이 필수인 현장에서 사람을 대체함으로써 업무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대폭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로봇을 필두로 자동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물류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로봇으로 주목받는 스타트업이 있다. ‘나르고 시리즈’를 탄생시킨 트위니가 그 주인공이다.

트위니(TWINNY)는 이름 그대로 천홍석, 천영석 쌍둥이 형제가 의기투합해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물류’와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각자의 분야에서 경력을 쌓고 있던 두 사람은 어느 날, 로봇의 가능성에 주목했고 그 무대로 물류를 선택했다. 그렇게 트위니가 탄생했다. 물류센터에서 활용할 수 있는 나르고 시리즈에 이어 나르고 팩토리, 나르고 딜리버리에 이르기까지 트위니가 그리는 로봇의 주행경로는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천영석 대표이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서로 다른 길 가던 두 사람, 물류로 ‘뜻’을 모으다
트위니의 두 대표는 형제다. 형 천홍석 대표와 동생 천영석 대표는 각기 다른 업계에서 경력을 쌓아가며 각자의 삶을 살고 있었다. 천홍석 대표는 카이스트(KAIST)에서 연구개발을, 천영석 대표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기금운용, 재무관리 등을 맡았다. 무난한 삶을 살 수도 있었지만 두 사람은 항상 마음속에 ‘창업’이라는 뜻을 품고 살았다.

여느 때처럼 일상을 보내던 천영석 대표에게 천홍석 대표의 문자 하나가 도착한다. “창업을 한번 해볼까 고민하고 있다” 그렇게 두 사람의 창업스토리는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카이스트에서 석박사 과정을 거치며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해 온 천홍석 대표와 함께 천영석 대표는 이 기술이 어떤 시장에서 가장 활용도가 높을지에 대해 고민했다. 창업 당시 큰 관심을 끌었던 서빙로봇이나 지자체를 중심으로 적용을 확대하고 있던 길 찾기 로봇 등도 선택지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천영석 대표는 과연 이 시장에서 우리 로봇이 얼마나 판매될 수 있고 시장은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졌다. 그리고 고민의 결과, 두 사람은 단순 반복 업무를 사람 대신 처리할 수 있는 로봇의 역할이 가장 필요한 곳은 물류라는 답을 내리게 된다. 그렇게 2015년 8월, 트위니는 본격적으로 출발선에 섰다.

트위니 로봇은 한 마디로 ‘길을 가장 잘 찾는 로봇’
트위니표 물류로봇이 동종업계 로봇과 비교했을때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지 천 대표에게 물었다. 그는 “트위니 로봇은 어떤 환경에 놓여도 최적의 경로를 찾아내 자율적으로 주행할 수 있는 로봇”이라고 답했다. 이 장점을 탑재한 트위니의 물류로봇인 ‘나르고’는 현재 물류센터를 비롯해 공장과 대학도서관, 병원 등 다양한 장소에 적용되어 운영 중이다. 천 대표는 “트위니의 자율주행 로봇은 별도의 인프라 구축 없이도 최적의 경로로 원활하게 자율주행 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최근 국내 물류센터에서 활용되는 자율주행 로봇 중 상당수가 해외에서 들여온 제품이고 이러한 이유로 고객의 요구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어려운 것에 비해 트위니는 직접 만든 소프트웨어와 국내 OEM 방식으로 제작한 하드웨어를 활용하기 때문에 신속한 유지보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장점은 비용 절감이다. 로봇과 같은 자동화 설비는 적용 과정에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트위니의 솔루션은 비용의 장벽을 크게 낮췄다는 것이 천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완전 자동화 설비의 경우 중소기업 입장에서 비용 부담이 적지 않고, 예산에 맞춰 적용하다 보면 최대 효율성을 내는 것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트위니 로봇은 인프라 추가나 구조 변경없이 바로 현장에 적용할 수 있어 고객의 부담을 크게 낮춘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물류센터 넘어 공장, 라스트마일까지
트위니를 대표하는 솔루션은 바로 ‘나르고’다. 라인업에 따라 최대 500kg까지 운송할 수 있는 자율주행로봇 나르고는 올해 5월, 60kg을 적재할 수 있는 모델인 나르고60이 조달청 혁신제품으로 지정될 만큼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미 다양한 무대에서 영향력을 성공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나르고에 더해 트위니는 올해, 새로운 무기를 공개했다. 바로 ‘나르고 오더피킹’이다.

오더피킹이란 작업자가 주문서를 보고 물품을 찾아 이를 포장 프로세스까지 운반하는 과정을 말한다. 나르고 오더피킹은 이 과정을 사람 대신 자동으로 처리하는 로봇이다. 나르고 오더피킹의 가장 큰 특징은 각 물류센터의 WMS(Warehouse Management System, 창고관리시스템)와 연동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작업자가 때마다 로봇의 위치를 확인할 필요가 없어 보다 편리하게 로봇을 운영할 수 있다. 또 고객의 요구에 따라 더 큰 무게와 부피의 물품을 실을 수 있도록 적재 공간을 확대할 수도 있고, 피킹 시나리오도 다양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인천 소재 물류대행사에서 활용하고 있는 나르고 오더피킹
인천 소재 물류대행사에서 활용하고 있는 나르고 오더피킹

나르고 오더피킹에 대한 시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다품종 소량 형태의 물량을 처리하는 물류센터의 경우 대부분 업무를 사람에 의존하고 있는데 인건비 부담도 높고 인력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해줄 수 있는 솔루션이 바로 나르고 오더피킹이라고 천 대표는 말했다.

그는 “현재 수도권에 있는 5곳의 물류대행사와 나르고 오더피킹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이중 한 업체에서는 이미 30대 이상을 도입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할 만큼 반응이 좋다”며 “전반적으로 나르고 오더피킹을 도입한 이후 현장 근로자들의 생산성과 업무 현장이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트위니는 나르고의 무대를 물류센터를 넘어 공장, 라스트마일로 확대하고자 한다. 그 시작은 생활물류 서비스용 자율주행 로봇인 ‘나르고 딜리버리’다. 지난달 말 시장에 출시된 나르고 딜리버리는 스마트오피스나 오피스텔, 주상복합 아파트 등 고층 건물에서 식음료나 소형 택배 배송에 활용할 수 있는 로봇이다. 천영석 대표는 “길을 찾는 기술은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는 만큼 나르고 딜리버리도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올해 말에는 공장물류에 특화된 저상형 자율주행 물류 이송 로봇인 ‘나르고 팩토리’도 선보일 계획이다. 천 대표는 “공장자동화 시장에서도 자율주행 로봇에 대한 니즈는 충분하다”며 “이미 나르고 모델이 공장에서 활용되고 있지만 공장물류 현장에 특화된 나르고 팩토리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르고 딜리버리
나르고 딜리버리

자율주행 물류로봇 세계 1위를 꿈꾸다
인터뷰 말미, 트위니의 앞으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천영석 대표는 자율주행 물류 이송 로봇 분야에서 세계 1위가 되는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그는 “올해 상반기에는 나르고 오더피킹처럼 고객의 사용성에 부합할 수 있는 모델을 선보이는 데 집중했다”며 “하반기에는 나르고 오더피킹에 대한 국내 레퍼런스를 구축하는 데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까지 국내 시장에서 트위니의 입지를 넓히는데 집중했다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다. 천 대표는 “미국은 국내와 비교해 오더피킹 로봇 시장이 압도적으로 크다. 이미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연방통신위원회와 보험업자 안전시험소 인증 확보 절차를 진행하고 있고 해당 과정이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에서도 나르고 오더피킹 솔루션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나르고 오더피킹과 더불어 나르고 팩토리, 나르고 딜리버리 등 트위니의 자율주행 로봇 라인업을 강화하고 국내와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한 판매채널도 다각화해 자율주행 물류로봇 시장의 선두주자로 앞장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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