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LG, 포스코 등 연이어 역량 강화 나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Markets and markets)이 지난 2020년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물류로봇 시장 규모는 연평균 31%씩 성장해 오는 2024년에는 약 86억 4,4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물류로봇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대기업군을 시작으로 물류로봇을 미래먹거리로 점찍고 공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코로나 이후 빠르면서도 최대효율을 낼 수 있는 물류서비스가 생존의 키로 대두하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요인으로 물류로봇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관련 계열사 역량 강화 통해 노선 다진다 
현대와 LG는 기존 계열사의 사업 강화로 물류로봇 사업확대에 나섰다. 먼저 현대의 물류로봇 사업 중심에는 현대무벡스가 있다. 팔레타이징, 디팔레타이징 로봇 등을 주력으로 선보이는 HD현대로보틱스가 협동로봇 사업 비중을 단기적으로 축소하는 방향으로 나가면서 물류로봇 사업에서는 현대무벡스의 역할이 더욱 커진 모양새다. 스마트물류 자동화를 핵심사업으로 전개하고 있는 현대무벡스는 최근 이차전지 시장에도 손을 뻗으며 물류자동화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이차전지 공정 물류 자동화 장비 설계, 제작, 설치 등에 대한 계약을 따낸 바 있다. 최근에는 현대 내 다른 계열사인 현대위아도 중량물 운송에 특화된 자율운송로봇 개발에 힘을 주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 주요 물류 전시회에 등장하며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는 현대위아의 자율운송로봇은 공장 내 물류에 특화되어있는 특장점을 고도화해 일반 물류현장에까지 영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위아가 선보인 AGV 모델
현대위아가 선보인 AGV 모델

LG는 국내 대기업군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게 물류로봇 사업을 강화해왔다. 그 중심에는 LG전자가 밀고 있는 로봇 브랜드 ‘클로이(CLOi)’가 있다. LG전자는 방문객 안내를 위한 가이드봇과 식당에서 서빙을 담당하는 서브봇 등에 이어 지난해 7월, 물류창고에서 활용할 수 있는 클로이의 물류로봇 버전 ‘클로이 캐리봇’을 본격적으로 선보였다. LG전자는 지난해 10월, 물류 스타트업 파스토와 협업을 통해 클로이 캐리봇을 활용한 물류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카카오모빌리티와 손잡고 사내 카페에서 클로이 배송로봇이 식음료를 운반해주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이와 함께 LG CNS와 LG유플러스에서도 물류로봇 관련 사업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LG CNS는 올해 들어 다양한 물류로봇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로봇 통합운영 플랫폼’을 선보인데 이어 중국의 물류로봇 솔루션 기업 XYZ로보틱스와 로봇사업 공동추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미 세계적인 물류자동화 솔루션 기업인 오토스토어와 협력하고 있는 LG CNS의 물류로봇 사업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날개를 달게 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초, 국내 자율주행 솔루션 전문기업 유진로봇과 물류로봇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LG유플러스는 앞으로 물류로봇 사업에서의 저변을 성공적으로 확대해나갈 기반을 마련했다. 

LG전자의 물류로봇 모델 '클로이 캐리봇'
LG전자의 물류로봇 모델 '클로이 캐리봇'

새 얼굴로 물류로봇 시장에 승부수 던진다 
포스코는 포스코ICT의 사명을 변경한 후 본격적으로 물류로봇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케이스다. 포스코는 기존 포스코ICT의 사명을 포스코DX로 변경하며 물류로봇 사업 강화 계획을 분명히 했다. 포스코DX는 올해 3월, 비전 선포식을 통해 물류로봇 등 산업용 로봇의 자동화와 스마트 물류 자동화 등 신사업을 집중 육성, 오는 2030년 매출 4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장기적 계획을 발표했다. 올 7월에는 프랑스의 물류자동화 전문기업이자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엑소텍(Exotec)과 파트너십을 체결, 국내외 물류자동화 시장 공략에도 본격적으로 나섰으며 최근에는 국내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업체 토르드라이브와 자동화 솔루션 사업 다각화를 위해 손잡으며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초 열렸던 포스코DX의 비전선포식
올해 초 열렸던 포스코DX의 비전선포식

두산의 물류로봇 사업의 한 축인 두산로보틱스는 최근 상장을 앞두며 주식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큰 관심 속에 두산로보틱스는 IPO를 기반으로 물류로봇 사업을 가속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8년, 협동로봇 양산을 시작한 두산로보틱스는 최근 미래먹거리로 자율주행이송로봇(AMR)을 점찍었다. 상장을 통해 마련하게 될 자금의 상당 부분을 자율주행이송로봇 전문업체를 인수하는 데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두산로보틱스의 물류로봇에 대한 관심은 기존 물류로봇 사업의 또 다른 축인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과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은 최근 나이키코리아에 물류자동화 솔루션을 수주한 데 이어 오스트리아에 본사를 둔 유럽의 주요 물류자동화 솔루션 기업인 크납(Knapp)과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크납(Knapp)의 물류 자동화 솔루션을 국내에 독점으로 선보이며 국내 물류로봇 시장에서의 영역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이 중국업체 긱플러스와 손잡고 선보이는 물류로봇 모델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이 중국업체 긱플러스와 손잡고 선보이는 물류로봇 모델

주요 대기업이 뜨거운 각축전을 준비하고 있는 물류로봇 시장 전쟁터에 한화가 뛰어든다. 한화는 지난달 신설법인 한화로보틱스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10월 출범하게 될 한화로보틱스는 협동로봇과 AGV 사업 등을 전문으로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 측은 한화로보틱스 설립 이유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 부문의 전문성을 높이는 한편 물류로봇 등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한화로보틱스가 추진할 AGV 부문 사업 성장을 위해 한화는 고객사에 맞춰 제품을 제작, 수주하는 형태에서 고객이 원하는 제품 형태를 알아서 선택할 수 있도록 AGV의 모듈화와 표준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대기업들이 연이어 물류로봇에 관심을 두고 사업을 추진하는 상황에 대해 업계에서는 ‘미래 먹거리’로 충분한 성장 가능성을 파악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내 로봇업계 전문가는 “물류로봇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전망을 볼 때 대기업들이 물류로봇에 투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국내 대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술력 경쟁에서도 충분히 앞서갈 수 있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이며 향후 물류로봇 시장은 대기업들의 새로운 먹거리 경쟁터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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