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에선 투자유치 시리즈 오픈 준비,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지난해 2분기부터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투자시장은 급격히 냉각됐다. 특히, 코로나 특수로 오히려 주목받았던 물류 스타트업의 타격이 심각했다. 그 결과 ‘성공’했다고 평가받았던 몇몇 물류 스타트업은 고난의 언덕을 넘지 못하고 사라지는 결말을 맞았다.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였던 물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빙하기가 최근 들어 조금씩 풀릴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물류 자동화 중심 투자 활성화 조짐
가장 먼저 변화의 분위기가 포착되고 있는 분야는 물류 자동화다. 코로나를 기점으로 산업 전반에서 물류의 중요성과 역할이 재조명 됐고, 포스트 코로나에 들어선 이후에도 물류를 경쟁력 제고를 위한 하나의 키로 판단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기업들의 숫자가 늘어난 것이다. 특히, 글로벌 경기침체의 지속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등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물류비 역시 덩달아 상승 추이를 보이면서 더 효율적인 물류 시스템을 현장에 안착시키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이에 대기업들이 물류 자동화 시스템 확충에 나서면서 자연스럽게 물류 자동화 파트에서 경쟁력 있는 솔루션을 가지고 있는 스타트업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센터 내 자동화 로봇을 제공하는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투자시장에서 물류라고 했을 때 그다지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었다”면서 “올해 들어 몇몇 대기업들이 물류파트 강화를 위한 자동화 시스템 확충에 나서면서 물류 자동화 파트에서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몇몇 스타트업들은 구체적인 투자유치를 위해 시리즈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타트업, 자체 경쟁력 위한 무기 필요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편에서는 여전히 물류 스타트업에 대한 시선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는 것이 현실적인 상황이라는 의견도 있다. 물류 자동화 등 몇몇 특정분야에서는 분위기가 전환되고 있지만 여전히 차가운 시선에 놓은 스타트업들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결국 장기적인 시각에서 물류 스타트업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고 업계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솔루션 고도화나 비즈니스 개선 등을 통해 자신만의 무기를 개발해야 한다는 게 스타트업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한 물류 스타트업 대표는 “구체적인 투자유치를 위해서는 모두가 시장에서 전개할만한 단순한 형태의 솔루션만으로는 승부를 보기 어렵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라면서 “투자 혹한기를 온몸으로 겪어낸 물류 스타트업들은 솔루션에 AI 등을 기반으로 한 신기술을 추가하거나, 원 솔루션을 뒷받침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발하는 등의 노력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미 몇몇 업체들은 해당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그 결과 구체적인 투자유치를 목전에 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실적인 시각에서 운영 체계를 다시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어느 정도 매출이 발생하더라도 우후죽순 사업을 무작정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천천히 기반을 다져놓는 게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유리하다는 것이다. 한 물류업계 전문가는 “투자유치가 막히면서 상당수의 스타트업이 도산하는 결과를 맞이하기도 했지만 몇몇은 규모를 대폭 축소하거나 사업을 단순화하는 등 빠른 구조혁신을 통해 위기를 탈출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며 “현재의 위기를 슬기롭게 넘어가고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경영 구조를 혁신하는 것 역시 향후 투자유치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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