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송상화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장

우리나라 최초의 물류전문대학원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은 2004년 문을 열었다. 이후 20년이 가까운 시간동안 전문 인력을 양성하며 물류산업의 토대를 마련해왔다. 현재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은 국내 대표적인 물류와 SCM 인력 양성기관으로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인천항과, 인천공항,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위치한 인천이라는 지리적 입지로 인해 대학의 집중적인 지원을 받으며 교육과 연구 분야에서 대학 내 최고 수준의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지난 7월 1일 송상화 교수가 제 9대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은 물류산업 인력양성 기관으로서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06년 동북아물류대학원에 부임한 후 현재까지 물류산업의 트랜드를 제시하고 대책을 산학연이 함께 고민할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해왔던 송상화 교수는 “변화의 시기에 대학원장을 맡아 어깨가 무겁다”면서도 “물류산업의 생태계 전반의 변화를 리딩하는 선도 대학으로 성장하는데 최선을 다하여 산학연이 모두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동북아물류대학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인천대에서 송상화 교수를 만나 최근 물류산업의 변화와 향후 주목해야 할 이슈, 이에 대비하기 위한 동북아물류대학원의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Q. 물류산업의 변화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를 대표할 수 있는 단어가 있을까요?
A. 물류산업의 변화를 이야기 할 때 많은 단어들이 있습니다. 지난 2018년부터 커넥티드와 크로스오버에 주목하고 디지털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이 중에서 DT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DT(Digital Transformation)는 디지털 전환을 의미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디지털라이제이션(Digitalization) 또는 디지타이제이션(Digitization)로 이야기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공통된 맥락은 있지만 저는 DT라는 단어를 선호합니다. 과거에는 비즈니스를 편하게 하기 위해서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고 소프트웨어를 활용한다는 개념이었다면 현재는 디지털 기술로 비즈니스 모델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디지털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바꾼 대표적 사례로 C사를 들 수 있습니다. C사는 유통기업이지만 물류와 OTT도 서비스 합니다. 과거에 할 수 없었던 사업이지만 DT를 통해 가능하게 된 사례입니다. 이는 우리가 흔히 이야기 하는 경계가 사라지는 상황이라는 표현과 연결됩니다. 즉,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결과적으로 경계를 허무는 단초가 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최근 몇 년 동안 제조기업, 유통기업들은 분업보다는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다시 전문기업들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고객들의 서비스 요구 수준이 높아져 비용을 낮추면서 높은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워졌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산업에서 90%를 차지하는 중소, 중견 기업들은 고객의 서비스 요구 수준을 맞출 수 있는 전문기업을 찾고 있습니다. 단순히 예전으로 회귀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물류전문기업을 찾는 이유는 비슷하지만 요구하는 서비스의 수준과 물류의 과정은 예전과 같지 않다는 점입니다. 물류기업 중에서도 과거보다 더 유연하고 저렴하면서도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을 찾고 있고 이러한 기업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연결된 세상에 기업과 기업을 연결하는 디지털 기술을 가지고 새로운 스타트업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스타트업들의 본질은 크로스오버라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들은 한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변주를 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필요한 것들을 디지털로 묶어서 바꾸는 겁니다. 결국 현재 스타트업들이 하고 있는 것들은 정해지지 않은 변주된 비즈니스 모델들이고 변주 중에서 귀에 듣기 좋은 음악이 성공하는 것처럼 성공하는 기업이 나오고 있습니다.

Q. 물류기업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A. 몇 년 동안 계속해서 디지털 기술을 소개하고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들을 소개해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실제적인 내용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지금은 현업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또 이커머스 셀러들은 물류서비스의 서비스 품질이 떨어진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가 현재 물류 산업이 와 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이제는 아주 구체적인 준비를 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해야 되는 것은 알고 있지만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한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우리가 가야될 길을 어떻게 가느냐가 중요한데 이를 해결 하는 것은 결국 사람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경험을 가진 사람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해야 된다고만 이야기 해왔기 때문에 성공한 기업도 실패한 기업도 적어 경험을 공유할만한 사례들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물류 기업들 입장에서는 아마도 전문 인력 확보가 제일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전체를 아우르면서 설계를 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Q. 물류시장에서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시는지요?
A. 첫 번째는 물류 서비스 역량입니다. 과거에는 서비스라고 했지만 서비스라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물류 서비스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SLA(Service LevelAgreement)가 필요합니다. 그동안 물류 산업은 운영 위탁의 기능이 강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운영을 위탁받아서 실비 보상만 받는 형태였다고 생각됩니다. 그동안 물류 기업들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서비스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도, 받지도 못했습니다. 즉 가치가 아니라 비용 기반의 가격정책을 고수해 온 것입니다. 사실 물류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어떻게 설계하고 지표를 모니터링하는 등의 일은 그동안 부차적인 이슈로 치부됐습니다. 그러니까 물류기업이 투입한 리소스에 대한 돈을 받는 구조가 됐던 것입니다. 하지만 가치 기반의 가격 정책은 리소스가 아니라 제공하는 가치를 판단하는 것 입니다. 때문에 SLA가 중요해질 것입니다. 
두 번째는 디지털 역량입니다. 앞서도 많이 이야기 했지만 구체적인 디지털 역량을 키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치를 제공하려면 종합적인 사고가 필요합니다. 혼자서는 할 수 없고 다양한 업체와 협업을 해야 합니다. 가치 기반의서비스는 End to End 서비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때문에 협업 할 수밖에 없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디지털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는 투명성과 공정성입니다. 사실 세 번째가 가장 중요한 변화가 될 것입니다. 플랫폼은 강화 되면 될수록 투명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디지털이 되면 될수록 속일 수가 없죠. 그러면 공정성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밖에 없습니다. 투명성과 공정성은 문화와 규제 이슈입니다. 또 이는 정책적인 이슈이기도 합니다. 정책적으로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공해야하기 때문입니다. 투명성과 공정성이라는 정책적 기조와 산업 생태계가 구축이 된 이후 디지털 기술을 더하고 그 위에 가치 기반의 서비스가 전면에 나서면 진정한 물류 아웃소싱의 세상이 열리고 물류 기업들은 운영 위탁사가 아니라 제대로 된 물류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Q. 앞서 전문 인력의 중요성을 이야기 했습니다. 현재 변화는 어떤 전문 인력을 요구하게 될까요? 또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신지요?
A. 물류 산업은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과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위상이 크게 향상되고 있고 주요 제조 및 유통 기업에서도 물류와 SCM 분야 인재 확보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인재는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갈 리더라고 생각됩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하는 상황에서 시행착오는 불가피하지만 다양한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통합적으로 조정하여 최소한의 시행착오로 환경 변화에 적합한 디지털 전환을 이루어내는 인재가 필수적인 것입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글로벌 기업 간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국가간 전자상거래로 기업들은 해외의 소비자들에게 단기간에 상품을 공급하는 물류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야 합니다. 이러한 산업 전반의 변화에 필요한 인재 양성을 위해 대학원에서는 디지털 기술 및 비즈니스 모델 혁신 역량과 글로벌 역량을 갖춘 파이(Π)형 인재 양성에 노력하고자 합니다. 글로벌 물류를 통합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역량과 디지털 기술 및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물류에 접목할 수 있는 디지털 역량을 양대 축으로 하되 통합적 시각에서 다양한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하고 설계할 수 있는 리더십 역량 강화에 노력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대학원 교육과정을 글로벌 디지털 물류 리더 양성에 초점을 맞춘 파이형 인재 양성 체계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모델 분석 및 설계, 물류 신사업 및 창업, 인공지능의 물류 응용, 글로벌 물류 혁신 등 새로운 교과목을 도입하고, 리더십, 조직 관리 등 리더가 갖춰야 하는 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다양한 비교과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Q. 이러한 추세에 맞춰 내년 대학원의 변화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A.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으로 디지털 기술과 비즈니스모델 혁신을 모두 이해하는 디지털 물류 인재에 대한 산업계의 수요가 매우 높은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동북아물류대학원은 정부의 첨단 분야 학부 정원 증원 정책에 발맞추어 학부 과정에 스마트물류공학전공을 2024년부터 신설하게 되었습니다. 국내 주요 물류 특성화 대학의 물류 학부 과정이 경영·경제·무역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신설될 스마트물류공학전공은 경영·경제·무역 분야에 더해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 분석 역량을 융합하여 미래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육성하고자 합니다.

Q. 동북아물류대학원장으로 이루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A. 임기 내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는 동북아물류대학원의 브랜드를 더욱 강화하여 국내 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의 대표적 물류 교육-연구 전문 기관으로 발돋움하는 것입니다. BK21 사업 등 주요 인력양성사업 추진 과정에서 우리 대학원은 아시아 주요 대학과 교류를 강화하여 Asian Logistics League를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디지털 물류 분야는 우리가 선도적 역량을 갖추고 있는 만큼 아시아 지역에서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이 변화하는 물류 환경 변화에 적합한 최고의 인재 양성 기관으로 발돋움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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