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UPS코리아 사장

김도영 UPS코리아 사장
김도영 UPS코리아 사장

우리나라 교통안전 측면에서 여름은 가장 잔인한 계절이다. 일 년 중 교통사고가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연간 교통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서울에서 교통사고가 가장 자주 발생한 달이 6월이었다.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도로 위에서 보내야 하는 배송기사의 경우 교통안전에 특히 더 유의해야 한다. 돌발상황이 빈번한 도로에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따라서 교통체증이 빈번한 도시에서 몇 시간씩 쉬지 않고 운전할 때는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국제 도로 교통사고 데이터베이스(International Road Traffic and Accident Database, IRTAD)에 따르면 2020년까지만해도 우리나라는 주행거리 10억 통행거리(vehicle-kilometers)당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높았다.

세계 최대 규모의 특송회사인 UPS의 국내법인 총괄로서 필자는 우리 배송기사들이 매일 가족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가도록 하는데 가장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UPS에 있어 우리 배송직원들이 안전하게 고객의 물품을 배송하는 것보다 중요한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배송기사와 물류기업들이 교통사고를 최대한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최근 UPS코리아의 배송직원 3명이 25년 동안의 무사고 운전경력을 인정받아 국내 배송 직원으로는 최초로 ‘UPS 명예의 전당(UPS Circle of Honor, 이하COH)’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이뤘다.

25년 무사고 운전기록은 운전을 정기적으로 하는 사람에게 있어 매우 인상적인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매년 총 35억 마일(56억km)이상을 운전하는 UPS 배송 직원들에게 특히 의미 있는 성과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약 10,434명의 배송직원이 COH 배지를 자랑스럽게 달고 있다. 이들은 모두 합해 37,000년의 안전운전 기록을 자랑한다.

1988년에 설립된 UPS코리아에는 총 111명의 배송직원이 있으며, 이중 4분의 1가량이 최소 20년 이상의 무사고 운전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곧 더 많은 국내 배송직원들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탁월한 안전운전기록을 달성한 배송직원을 인정해주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다. 바로 회사가 사업부문을 막론하고 안전을 가장 중시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다. 특히 물류기업은 패키지픽업부터 고객에게 최종 배송을 완료하기까지 가능한 모든 운전상황에 대해 명확한 안전프로토콜이 마련되어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안전운전에 대한 프로토콜을 수립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교통안전교육이 필수적이다. 전세계적으로 UPS는 배송직원이 실제로 배달차량을 운전하기 전에 가상현실을 활용해 도로주행 시뮬레이션을 실시하고 있으며, 전문가의 이론교육과 현장 운전실습 등을 통해 안전한 운전문화를 육성하는데 앞장서 왔다. 또 관리자들이 배송직원과 동행해 배송직원들의 운전습관을 관찰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한편, 필요에 따라 추가교육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안전운전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더 나아가, 배송직원들이 스스로 안전의식을 갖고, 안전한 운전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꾸준히 장려하는 문화가 조성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운전자 스스로가 안전의식을 갖고 서두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교통사고는 배송직원이 더 빨리 물품을 배송하기 위해 차량의 속도를 올리려는 유혹과 운전 중에 식사를 하거나, 휴대폰을 사용하는 등 멀티태스킹 행위에 의해 순식간에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배송직원들을 통해 무사고 배송에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조직문화와 안전운전에 대한 직원의 헌신과 실천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또 직원의 안전과 지역 사회복지를 우선시하면서도 고객에게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이기도 하다.

끝으로 그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물류기업과 배송직원들이 안전운전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되새기기를 희망한다. 안전운전은 첫 배송을 시작한 초보운전자든 25년간 안전운전을 한 베테랑 운전자든 모두에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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