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 모두에서 고객 눈높이 맞춘 서비스 위한 물류 투자 중요

(사진=신세계그룹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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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통시장의 멤버십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오프라인 유통 강자 신세계그룹이 모든 역량을 모은 비장의 카드 ‘신세계 유니버스’를 공개했다. 하지만 공개 이후 시장에서는 과연 이번 신세계가 내놓은 카드가 온·오프라인 유통산업에서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 같은 우려에는 신세계가 거액을 투자해 인수한 지마켓과 기존 사업이 시너지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기대이하였던 점이 크게 작용했다. 또한 신세계 유니버스가 그룹사의 모든 역량을 모아 고객 요구에 맞춘 멀티 플랫폼 구축을 통해 최대의 만족 선사를 목표로 제시했지만 기존 유통사들이 제시한 온·오프라인 전략과 큰 차별점이 없다는 평가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신세계 유니버스는 자사 고객에게는 혜택을 제공하는 ‘멤버십’ 외에도 유통산업의 또 다른 축인 파트너사와 동반성장을 강조한 ‘파트너십’ 강화를 통한 B2B 시장 확대는 기대되는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 유니버스는 그동안 오랜 기간 쌓은 상품·서비스 노하우에 온·오프 유통라인에서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 그리고 물류 인프라를 결합해 시너지를 발휘함으로써 고객 만족 극대화를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세계 유니버스는 그룹 내 6개 계열사 외에도 이마트24, 신세계푸드, 스타필드 등이 동참을 준비 중이며 이동통신, 항공, 금융, 게임, 배달플랫폼 등 외부로 확장해 기존 사업자들과 경쟁할 계획이다. 

새로운 출발을 알린 신세계 유니버스의 성공조건에 대해 알아봤다. 

물류와 데이터, 온·오프라인 모두 잡기 위한 핵심 요소
신세계 유니버스 공개 이후 관련 업계에서는 멤버십과 파트너십을 잡기 위해서는 결국 물류와 데이터가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만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 많은 오프라인 유통기업이 온라인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고객 맞춤형 배송, 콜드체인 시스템, 매장 픽업 등을 통해 기존 오프라인과 온라인 두 마리가 토끼를 잡기 위해 도전했다. 하지만 이도 저도 아닌 전략으로 모두를 놓치는 상황을 연출했다”며 “정확한 데이터 분석과 효율적인 물류 시스템이 결합해 멀티채널이 아닌 옴니채널을 구축해야만 두 곳 모두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신세계그룹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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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물류 분야의 경우 신세계그룹이 파트너사들의 시장 확대 등을 통한 상생을 제시했기 때문에 라스트마일 배송뿐 아니라 미들마일 단계에서의 세심한 물류 환경 조성도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세계 유니버스는 고객뿐만 아니라 파트너사에도 혜택을 확대할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은 현재 국내 판매업자 중 절반에 달하는 85만 협력사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 향후 지마켓에 입점한 판매자가 이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으로 판로를 확대하고 반대로 오프라인 위주로 상품을 납품하는 업체에는 온라인 판매 기회를 제공하는 온·오프라인 쌍방향 판로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멀티 플랫폼을 통해 온·오프라인 통합 광고 전략 등 최적의 성장 전략 제안을 통해 상생과 고객 혜택으로 이어지게 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다양한 사업자 전용상품 개발, 정기 배송 및 설치 서비스를 통한 B2B 사업 등을 통해 중소·중견기업 대상 B2B 분야, 50조원 규모의 외식 식자재 시장 등까지 진출해 현재 약 2조원 규모의 B2B 매출을 장기적으로 5조원까지 성장시킬 계획이다. 

 (사진=신세계그룹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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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존 오프라인 기업이 온라인에 진출 시 오프라인 데이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오프라인과 온라인은 전혀 다른 시장이다. 신세계의 경우 이미 지마켓을 인수해 오랜 기간 축적된 다양한 고객 데이터를 확보해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지마켓 데이터를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기대만큼 시너지를 못 내는 지마켓과 SSG닷컴의 교통정리도 효과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물류에 발목 잡힌 롯데온, 신세계 유니버스도 세심한 전략 안 보여
강희석 이마트 대표·SSG닷컴 공동 대표는 “현재 한국 유통 시장은 ‘Digical(Digital+Physical) Retail’ 시대로 변모했다”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상호 작용하는 가운데 소비자는 양 공간을 자유로이 넘나들며 다양한 경험을 추구한다고 정의했다. 이에 소비자 욕구는 다변화했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재미난 경험’과 ‘개성 있는 쇼핑’을 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신세계그룹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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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은 이에 세분화된 쇼핑 수요를 충족시키고 각종 할인 혜택과 더불어 다양한 오프라인 매장과 SSG닷컴, G마켓 등의 상품 경쟁력과 데이터, 기존 물류인프라를 더한 멀티 플랫폼을 구축했다.

특히 현재 갖추고 있는 다양한 물류 인프라를 결합해 빠른 문앞 배송에 머물지 않고 고객이 원하는 방식의 배송 시스템을 구축, 첨단 배송에도 나설 계획이다. 산지부터 고객 집까지 전 과정에 콜드체인 시스템,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배송 노하우, SSG닷컴 및 G마켓 물류센터, 전국에 분포한 이마트, 이마트24 매장 등 모든 인프라를 결합한다.

이를 통해 물류배송의 경우 SSG닷컴 서비스를 활용하거나 집 근처 이마트에서 픽업할 수도 있다. 환불이 필요한 경우 회사 근처 이마트24에서 처리하는 등 신세계 유니버스만의 ‘Connected Customer Journey’을 구현할 계획이다.

유통업계 일각에서 이번 발표에 대해 롯데쇼핑이 야심차게 출범한 쇼핑 플랫폼 ‘롯데온’과 비교해 플랫폼, 멤버십 차이만 있을 뿐 세부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롯데쇼핑은 2020년, 온라인 시장 확대를 위해 롯데 유통 계열사 7개 쇼핑몰의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통합한 쇼핑 플랫폼 ‘롯데온’을 출범했다. 당시 롯데쇼핑은 전국에 위치한 점포 등 오프라인 인프라에 온라인 데이터 결합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물류 배송의 경우 ‘온라인 식료품 트렌드 리포트 2020’의 고객은 무조건 빠른 배송보다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정확히 받을 수 있는 더 높은 수준의 물류서비스를 바탕으로 ▲바로배송 ▲새벽배송 ▲선물배송 ▲스마트픽 등 4가지 형태의 배송을 예고했다. 

하지만 늘어나는 물류 부분의 적자 등의 이유로 새벽배송 서비스는 중단했으며 현재까지 다른 배송 서비스들도 롯데온의 온라인 시장 점유율 확대를 이끌고 있지 못하고 있다.

(사진=신세계그룹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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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업계 관계자들은 신세계그룹도 비슷한 상황이라는 분석했다. 이마트가 지마켓을 인수한 이후 물류 효율화 및 투자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됐지만 거꾸로 투자가 정체됐다는 점이 위험 요인이라는 것이다. 

신세계 유니버스가 제시하는 혜택들이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고객 눈높이에 맞춘 서비스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제공하는지가 핵심이라며 ‘물류’가 성공 키워드지만 여전히 신세계그룹이 유통산업 측면에서만 전략을 고민하고 있어 쿠팡 등 경쟁자들과의 경쟁에서 앞설지 의문을 표했다. 

한 물류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물류산업 투자가 멤버십 경쟁력을 넘어 유통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 때문에 경쟁자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멤버십뿐만 아니라 물류사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기존 물류 인프라뿐만 아니라 물류기업과의 협력 강화 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사진=신세계그룹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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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단순 포인트 적립, 할인 혜택에만 초점을 맞출 경우 시장 확대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에 적절히 인재 투입과 투자가 이뤄져야 하며 기존 성장 전략을 벤치마킹해 추가 혜택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세계그룹은 “신세계 유니버스가 그리는 첨단 플랫폼을 위한 인프라는 상당 부분 갖춰져 있다. 데이터, 물류 인프라와 함께 오랜 노하우를 가진 상품 개발 역량과 영업 네트워크가 결합해 그룹 차원의 시너지는 증폭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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