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플랫폼과 육·해·공 물류 인프라 시너지 통해 시장 변화 및 위험 극복에 활용

한진이 다른 물류 기업과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 다른 물류기업들은 안정적인 물량을 공급할 모회사(2PL)를 바탕으로 3PL, 4PL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며 성장했다. 안정적인 물량을 공급할 모회사가 없는 한진은 오직 3PL을 중심으로 성장했다는 점이 다른 물류기업과 가장 큰 차이일 것이다. 

이 때문에 한진은 ‘수송보국’이라는 창업정신 아래 국내 최초 컨테이너운송, 연안해송, 민자부두 운영, 해외 항만하역 사업 진출, 택배 사업을 시작하는 등 다양한 도전을 통해 육·해·공 모든 분야에서 빈틈없는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국내 물류 산업을 선도했다. 

한진은 창업 80주년인 2025년 매출 4조 5,000억 원, 영업이익 2,000억 원을 목표로 하는 ‘비전 2025’을 달성하기 위해 국내 최고 물류 인프라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을 앞세워 시장을 확대에 나서 업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흩어져 있던 조직 뭉치고 해외 팝업 행사 시작으로 ‘광폭행보’ 예고
최근 몇 년간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IT, 유통 등 다양한 산업의 많은 기업이 성장했으며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 물류산업도 이 같은 흐름 속 여러 플랫폼이 공개됐지만 아직 시장을 바꿀 ‘게임체인저’는 등장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한진은 국내 물류기업 중 플랫폼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으로 지난 2019년 소상공인 및 1인 판매자가 합리적인 가격과 간편하게 택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원클릭 택배서비스’를 시작으로 최근 업계 최초 글로벌 C2C 해외직구 플랫폼 ‘훗타운’ 등 현재 총 8개의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여러 플랫폼을 더욱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조현민 사장을 중심으로 ‘디지털플랫폼사업본부’를 조직했다. 디지털플랫폼사업본부는 각 사업부 및 타 조직에서 담당하고 있었던 플랫폼에 대한 기획 및 운영 등을 전담 육성해 글로벌 물류와 친환경 활동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지난달 부서 통합 이후 미국 LA에서 물류업계 최초로 ‘슬로우레시피’와 ‘SWOOP(숲)에’ 입점한 31개 브랜드의 해외 진출 교두보 마련을 위한 팝업 행사를 진행하는 등 행보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조현민 사장이 진두지휘한 이번 행사는 ‘Sustainable Lifestyle(지속 가능한 생활)을 위한 Slow Recipe가 제안하는 다섯가지 레시피’와 ‘Feel Seoul In One SWOOP(한 번에 서울을 느껴보세요)’이라는 주제로 이틀간 방문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한진 관계자는 “업계 최초로 선보인 팝업 행사에 참여한 K-브랜드들의 현지 반응이 예상보다 뜨겁다”며 “앞으로도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글로벌 물류 파트너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선제적 시장 공략으로 위험 대비…‘조현민 사장 경영 철학도 담겨’
물류업계에서는 한진이 ‘플랫폼’에 진심인 이유에 대해 변화하는 물류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조현민 사장의 철학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한진은 현재 농협, GS홈쇼핑, 공영쇼핑,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화주를 확보했지만 지난해 오랫동안 함께한 쿠팡이 일부 물량을 자체배송으로 전환했다. 이처럼 쿠팡과 같은 규모가 큰 유통기업은 물론 중소유통 기업, 제조 기업도 물류 자회사를 세우는 상황에서 한진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선제적으로 화주를 발굴·확보해 물량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한진이 2019년 첫선을 보인 1인 판매자와 소상공인의 간편한 택배 이용 서비스 ‘원클릭 택배서비스’는 출시 3년을 맞은 2022년 11월 기준, 월평균 1,200개 사가 꾸준히 가입해 누적 고객 52,000개 사를 돌파했다. 또한 총 1,700만 박스를 배송하는 등 물동량도 우상향하는 등 ‘효자’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한 택배업계 관계자는 “CJ대한통운과 쿠팡이 이커머스 시장을 선도하는 상황 속 비교적 소외된 1인, 소상공인, 양사 외 다른 물류기업을 원하는 화주 등이 한진 원클릭 택배서비스를 통해 손쉽게 물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순 물류 서비스 제공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부족한 마케팅 등 다양한 요소를 제공해 그들이 성장하면 이는 안정적인 물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진의 글로벌 C2C 해외직구 플랫폼 ‘훗타운’의 경우 관계 중심형 플랫폼으로 개인 간 물건 구매 대행 요청, 판매뿐만 아니라 실시간 커뮤니티 기능인 ‘만나요’를 제공한다. 만나요는 취향이 비슷한 타우너(고객)들과 다양한 정보 공유가 가능한 곳으로 단순 화주와 고객을 연결하는 기존 플랫폼에 비해 진화했다는 평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다양한 산업에서 대중보다 팬, 마니아를 위한 마케팅이 늘어나고 있으며 효과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며 “훗타운의 ‘만나요’의 경우 비슷한 취향의 사람들의 정보 공유를 통해 향후에는 새로운 물량을 발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진 플랫폼 사업을 이끄는 조현민 사장은 지난해 기자간담회를 비롯해 여러 자리에서 물류가 더 쉽게 대중에게 접근해 관심이 높아지면 사람이 모이고 서비스가 향상되는 등 물류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피할 수 없는 ESG 경영 시대에 맞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이에 고객과 화주를 연결하는 플랫폼뿐만 아니라 물류에 관심 있는 사람이 모여 다양한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는 물류 지식 플랫폼 ‘로지덕스’를 비롯해 고객사의 친환경 활동을 도울 수 있는 친환경 동행 플랫폼 ‘그린온한진’, 농수축산인에게 소득향상 기회와 CSV(공유가치창출)를 제공하는 ‘내지갑속선물’ 등 다양한 형태의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IT, 유통기업의 전유물로만 생각됐던 플랫폼에 대한 한진의 도전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물류 인프라에 강점을 바탕으로 플랫폼은 운영할 수 있는 개발자 등 인력 확보 및 관리, 운영 노하우 등이 향후 플랫폼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